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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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일이 가득할 것 같은 소보로별은 우주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요. 겨울이면 갑자기 나타나는 꽁꽁산 동굴에는 눈보라를 내뿜는 용이 살고 있다고 하죠. 소보로별에서 사는 보보에게는 탐험가 할머니가 있어요. 할머니는 일년 내내 우주를 돌아다니며 탐험을 하시는데, 이번에는 생일에 맞춰 소보로별에 오시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보보는 할머니의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어요. 친구 코코아가 들려준 꽁꽁산의 무지개 고드름을 드리고 싶었던 보보는 용이 조금은 무서웠지만 든든한 친구와 함께 꽁꽁산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모험, 결국 용감한 보보가 사랑하는 할머니께서 좋아하실 맛이 나는 무지개 고드름을 따오는데요. 꽁꽁산 동굴에서 보보가 만난 용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얼음별을 탐험하다 소보로별로 가는 우주 기차를 놓쳤던 할머니께서 어떻게 보보를 만나러 오신 것일까요? 소보로별에서의 보보의 모험과 얼음별에서의 할머니의 탐험이 연결되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펼쳐질 때는 저 역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라 행복했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신비롭고 재미있는 일이 잔뜩 펼쳐지는 소보로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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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9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 글쓰기 특강
주성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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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의 편집장 주성철의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이 책은 글쓰기와 인터뷰 같은 다양한 스킬이 필요한 영화기자로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집중하는 직업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기자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멸종되어 가는 직업이라는 평이 나왔을 때는 안타깝기도 했는데요. 생각해보면 저도 한때는 영화잡지를 참 열심히 사 모았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쉽게 기사를 접할 수 있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이 열려 있어서인지 손이 잘 안가는 것도 사실인 것 같네요. 영화기자, 다른 분야의 기자들이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고 지원하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대중의 선택을 받은 영화나 시상식의 선택을 받은 배우를 취재해야 하는 일도 많다고 해요. 영화기자의 진정한 즐거움은 완성된 작품의 형식으로 만나게 되는 대중과 달리, 영화가 진행중인 현장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가 개봉되면 때로는 30페이지가 넘는 단행본 분량의 보도자료가 전해진다고 하니, 요즘 말로 '복붙'을 하는 것만 같던 기사들이 넘쳐나는 이유를 알 것 같더군요. 차라리 현장을 조명해주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모방입니다. 시인 위스턴 휴 오든 역시 “혼자 힘으로 도제과정을 거치는 일”이라고 하며,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글을 소리내어 읽고 따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해요. 그렇게 따지면 글쓰기만큼 위대한 스승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분야는 없겠다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책에서 자신이 쓴 글을 소개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검사외전의 흥행에 붙여 쓴 글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영화적 윤리에 대한 고민”, “한국적 변형과 창조적 모방의 아슬아슬한 창작의 경계” 그리고 “괴물 같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조금씩 사람 같은 영화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길”과 같은 표현들이 그의 글을 참 다채롭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적절한 비유와 함의를 통해 글을 더욱 유려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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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 기후의 역사와 인류의 생존
벤저민 리버만.엘리자베스 고든 지음, 은종환 옮김 / 진성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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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울 때, 기후를 그렇게 신경써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지형적으로 기후적으로 문명이 발전하기 좋은 지역이었다는 식의 언급은 본 적이 있지요. 사람들이 보다 좋은 환경으로 이동하고 정착하려고 했을 것은 예상 가능하지만, <시그널>을 읽으며 기후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한국의 여름은 무척 무더웠죠. 그 때 인간에 대한 날씨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무더운 날씨가 사람을 얼마나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역사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인 벤저민 리버만과 지구과학자로 기후변화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고든이 대학에서 기후변화와 인류 역사라는 강의를 하면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정말 폭넓은 세상을 잠시 들여다 본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온난한 기후가 시작된 것은 약 12,000년 전이라고 해요. 물론 그 중간에도 소규모의 빙하기처럼 인류의 발전에 큰 타격을 준 시기도 있었지만, 이전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인류가 정착을 하고 농경문화를 만들고,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제국을 건설하는 것에도 기후의 영향력을 빼놓을 수는 없죠. 거기다 그 제국들이 무너지던 시기와 소빙하기가 지구에 찾아온 시기가 겹치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그리고 자연이 우리에게 영향력을 끼치던 시대를 지나, 산업혁명으로 도시가 발달하면서 도리어 우리가 훼손한 자연으로 인해 문명의 지속성을 의심하게 되는 시절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지구 온난화의 원인에 대한 이견은 존재하지만, 지금 엄청난 기후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부정하는 학자들은 없다는 것이 더욱 걱정스럽게 느껴지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 기후의 변화에 인간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겠지요. 기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는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지만, 거기에 대한 대응은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인류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시절도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유연하게 날씨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역사를 보면, 충분히 우리도 훗날에 돌아보면 그러한 시절로 기록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를 하면서 더욱 전 지구적인 기후문제를 전 인류가 함께 대응하려는 시도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샘솟네요. 이런 강연과 책이 더 많이 나와서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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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정상의 가면을 쓴 사람들 - 뇌과학이 밝혀낸 당신 주위의 사이코패스
나카노 노부코 지음, 박진희 옮김 / 호메로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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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패스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사이코패스인거 같아요.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의 <사이코패스>역시 궁금증을 채워주기도 하고, 새로운 호기심을 키워주기도 하는 그런 책이었네요.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진단명이 존재할 뿐, 아직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사이코패스에 대한 연구는 뇌과학의 발달과 함께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뇌과학의 연구 결과뿐 아니라, 역사와 사회 속에서 사이코패스를 들여다볼 수 있기도 합니다. 알래스카 소수민족과 아프리카 민족집단에서 사이코패스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그리스의 잔인한 고문기구인 놋쇠황소를 만든 페릴라우스에 대한 분석도 기억에 남습니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사람의 소리를 소의 울음소리처럼 들리게 계산하여 설계를 했다는 것을 보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의 모습이 드러난 것처럼 보이더군요.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는 사이코패스의 문제가 바로 이러한 공감성 결여인데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분석하여 마치 문제를 풀 듯이 유추해내는 특성이죠. 그래서 이성적으로는 선악을 구별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감정적으로는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니 제가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그들의 뇌가 쾌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것입니다. 잡히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쉽게 간과하기 때문에, 연쇄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형태까지 나오는 것입니다. 처음에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될 때도,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주목 받을수록 도리어 더 많이 상대를 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니까 말이죠. 물론 사이코패스가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죠.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본 적이 있는데요. 책에서는 여기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주목하여, 그들과의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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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도
박완서 외 지음 / 책읽는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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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를 다녀온 문인들의 글을 모은 <나의 인도> 얼마 전에 이해인 수녀님의 <기다리는 행복>을 읽으면서, 마더 데레사를 인터뷰하고 떠나는 길에 마음에 들어오고 결국 수녀님에게 온 글판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었어요. Christ is the Headof this house, The Unseen Guest at every meal, The Silent Listener to everyconversation.( 그리스도는 이 집의 으뜸이시고, 매 식탁의 보이지 않는 손님이시며, 모든 대화의 고요한 경청자이십니다.)” 이번에는 이해인 수녀님이 마더 데레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인도를 갔던 여행기를 만날 수 있어서 그 연장선에 놓인 기분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일 대신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하여도, 어느새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이웃에 대한 끝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는 일화가 기억납니다. 가장 마더 데레사다운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신비로운 나라로 인식되는 인도를 가장 현실적으로 만나고 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인도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잘 보여준 이야기는 문인수님의 인도 소풍, 나는 아직 수염을 깍지 않았다가 아닌가 합니다. 일단 그가 선택한 여행사의 이름도 인도소풍?’이었고, 사람의 눈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머리 속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리고 법정스님의 타지마할 기행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샤자한이 자신의 아내 무무타지 타지마할을 위한 헌신을 타지마할로 보여주었던, 하지만 그래서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찬탈 당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살아서는 국고를 탕진한 독재 제왕이었지만, 가난한 인도의 국가 재정을 위해서는 두고두고 애국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왜 더 기억에 남을까요? 저에게도 인도하면 타지마할이 떠오르기 때문이겠죠. 어쩌면 그의 사랑은 참 오래오래 기억되고, 그만큼 인도를 위해 헌신한 왕이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인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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