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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 -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김진만 PD의
김진만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성룡의 영화를 보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NG컷이라던지 촬영장 스케치를 보여주곤 했다. 어쩔때는 영화보다 그걸 더 기대할때도 있을정도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중인 김진만씨는 명품다큐멘터리라고 불리는 지구의 눈물 시리즈중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을 담당한 PD이다. 그리고 그가 촬영을 준비하면서 또 촬영을 하면서 함께한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웃었다. ^^ 중간중간 사진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직접 그린 삽화들이 그때의 상황을 너무 잘 포착해내고 있어서.. 진지했던 지구의 눈물 시리즈도 좋았지만.. 스핀오프로 김진만PD가 직접 나레이션하고 구성하는 시리즈가 나오면 어느 예능 못지 않게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와 벌레의 공습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아마존과 추위와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는 남극에서의 시간.. 많이 투덜거리기도 하고.. 촬영을 도와주는 나라를 따라 축구 응원팀을 바꿔주는 센스도 보이는 김진만PD가 다음에 향할 곳이 어딘지 벌써부터 내가 더 궁금하다. 책을 읽으며 내내 참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참 행복해보였다. 그래서 인간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곳에서 도리어 더 사람답게, 사람과 어울려,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며 3년의 시간을 보낸 그가 프롤로그에 인용해놓은 파스칼의 말을 통해 그는 행복을 찾아 또 외박준비를 하고 있을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인생의 가장 큰 불행은 사람이 사람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람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얼마전 읽은 사진가의 여행에서 읽은 사라져가는 것들을 남기고 싶어하던 사진가와 같은 생각이 아니였을까? 그 작가의 사진을 보며 이제는 사라져 버린 사람들과 마을을 만날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누군가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보며 저런 시절도 있었구나 할까봐 조금 겁이 나기도 하다. 특히, 사라져가는 아마존의 부족들.. 문명과 접촉하여 병으로 쓰러지고, 좀 더 편한 문명의 이기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이제는 자신의 언어로 된 노래조차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져가고.. 그들이 살아갈 땅들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불태워져 버리는 아마존과 인간이 만들어낸 이상기온으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떼죽음을 당하는 남극의 생물들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아노마미족 추장이 남긴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우리 자식들과 우리 미래는 숲과 식물들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제 자식과 당신의 자식이 앞으로 살악려면 자연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명심하십시오. 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바로 하나의 세상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 대가는 당신들이 치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