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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먼저다 - 좌파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장 뤽 멜랑숑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좌파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인간이 먼저다] 라는 책을 읽으면서.. 진보와 좌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핵심은 '어떻게'이다. 그동안 읽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진단하는 책들을 보면 '어떻게'라는 방향성을 잃고 그저 진단과 비판 그리고 비난 일색일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선거 공약집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바람이 불어왔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The important thing is direction, not speed.'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우리나라의 진보진영에서 이제는 방향을 제시할때가 된 것이 아닐까? 프랑스의 좌파는 당당하게 국가의 부는 인간자원에 있다고 선언하고 인간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Prenez le pouvoir !" 좌파전선 대표로 나선 장-뤽 멜랴숑의 공약집이 프랑스에서 30만부 이상이 팔렸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그가 제시하는 방향을.. 그가 꿈꾸는 사회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 사람들이 많고, 이 책을 읽고 프랑스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고소득층의 소득증가를 제한하자는 식의 정책은 분명 자본주의의 기본원리에 위배된다. 하지만 그는 그를 통해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말한다. 특히, 모든 청년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고, 양질의 칠와 근접성을 갖춘 공공의료서비스를 구축하고, 공기업이 의약품 연구, 생산, 유통에 참여해 의학분야에서 제약회사의 이익논리를 배제하고자 하는 그의 제안은 상당히 의미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정책을 위하여 기업들이 누리는 세금 면제 조차를 폐지하고 금융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고 사회에서 기업의 역활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면은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각각의 사례제시를 충분히 하고, 이로 인해 프랑스 사회가 얻는 부작용이라던지 긍정적인 효과를 예시로 들어준다. 뿐만 아니라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과제를 분리해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효율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그의 공약이 진리고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거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을 듣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프랑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