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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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A paradise built in hell이다. 사실 이 책의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은 이 제목이 참 인상깊다고 생각한다. '이 폐허를 응시하라' 그리고 그 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책에서 찾을수 있다. 바로 재난 유토피아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다른 나라에 일어난 재난까지 마치 우리나라의 일처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그 곳의 모습은 자연의 거대한 힘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유약한 존재인지.. 너무나 안타깝고 끔찍하게까지 느껴지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한적도 있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재난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나, 내가 그 입장에 서있어 보았기에 이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에 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동일본대지진때 나는 일본 도쿄에 있었다. 전화도 끊기고, 교통도 마비되고, 뉴스에서는 쓰나미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고.. 가족과 친구들은 당장 일본에서 빠져나오라고 닦달을 하곤 했다. 하지만 막상 내 반응은.. '괜찮다.' 라는 것이였다.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았었다. 처음 몇번은 또..? 라는 생각이였지만.. 그 다음으로 닥쳐온 진동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지진에 대비하여 침실에 큰가구를 따로 두지 않는다. 그래서 죽으려면 편안히.. 를 생각하며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었던 나는 어느정도 안정이 되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베란다로 나갔다. 밖에 나와계시던 동네분들이 날 보고 '괜찮냐 (大丈夫?)'며 인사를 해오시고 길을 오가며 눈으로는 익혀왔지만 따로 친분은 없었던 분들이지만.. 막상 다들 건강하신걸 보니 나도 웃으며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따듯한 차와 쿠키도 나눠먹고.. 그때 최고의 위력을 발휘했던 스마트폰으로 가족들과 연락이 안되서 초조해 하는 분을 도와드리고.. 그렇게 연락이 되면 다 함께 너무 행복해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았다. 그 후로는.. '大丈夫'라는 인사를 얼마나 많이 주고받던지.. 심지어 동일본지진이후.. 방송에서까지 'きっと大丈夫'라는 노래를 쉬지 않고 틀어주는 것 같았다. 괜찮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힘내자.. 일본은 하나다.. 일본은 지지 않는다.. 정말 이런 말들을 수없이 많이 들었고 그렇게 하나가 되어가는 일본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쓰나미에 큰 피해를 봤던 분들.. 그리고 그 후에 이루어졌던 조금은 주먹구구식의 구호도.. 예약을 받아서 하는 자원봉사까지.. 안타깝고 답답한 면들도 많았지만.. 큰 피해를 입지 않았어도 혼란에 빠진 더 많은 사람들 속에 내가 속해있어봐서인지.. '자연이 한번 손을 대면 전 세계가 친구가 된다'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다섯개의 재난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재난을 극복하고 사랑과 화합으로 하나 되는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이 책을 읽으며 맞아 그랬지.. 라며 지난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 읽은 [쓰나미의 아이들] 이라는 책도 떠올랐다. 재난에 피해를 입었어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을을 사랑하고, 다시 예전처럼 모두가 어우러져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좀 더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려 하고..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
인력으로 막을수 있는 재난이였다면..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일본의 대지진도 그렇고.. 책에 등장하는 다섯개의 재난도.. 인력으로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일이였다. 그렇게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그 곳에서는 도리어 사람들의 하나로 뭉치는 그런 연대의 낙원이 자리잡게 된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인간의 위대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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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48 걸스 - 꿈꾸는 악동들의 초상
나라 요시토모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아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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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요시토모를 처음 알게 된것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통해서이다. 평소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즐겨 읽었기 때문에 그 역시 낯선 인물이 아니였다. 최근에도 요코하마 미술관에서 있던 그의 전시회를 다녀온적이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일본의 팝아트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를 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번에 NARA 48 GIRLS를 읽으며 새로운 느낌으로 그가 다가왔다. 사실 읽기만 하려고 한다면 정말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시라기보다는 '단상' 정도의 느낌을 주는 짤막한 글과 그의 그림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림을 보다 글을 보다 다시 그림을 보다 글을 보다.. 이렇게 자꾸만 반복하게 되는 매력이 있는 책이라 오랜시간동안 잡고 있게 되었다.

과거로 돌아가는 여행길.. 멈춰진 시간속으로의 여행이기에.. 그것은 오로지 내 머리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 그림을 보며 집까지 가는 길이 기억 속에서 흔들린다.. 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던지.. 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라는 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추억은 사진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남겨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추억은 늘 흔들리고 덧칠되고 나만의 것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 그 자체는 모두 과거에 가로놓여 있으리라'라는 그의 시선에 공감하고 또 그의 그림에 빠져들곤 했다. 물론 제일 좋아했던 이야기는 너무나 시건방진 아이와 함께한 '맞아! 자기만족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느냐, 그게 문제야!' 라는 말이지만.. ㅋ


이 책은 2006년부터 3년동안, 치쿠마의 표지로 사용된 그림과 표지뒤에 쓴 글중에서 부끄러움이 덜 한 걸, 그리고 당시의 일기에서도 골라 12장의 그림을 더 한것이라는 설명과 책 한 권으로 엮인 것을 보니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나? 그런가? 그렇다. 라는 글로 마무리 된다. 책을 다 읽고나서 이 글을 보니 그의 마음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설레였었던가? 그런가? 나 역시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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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자동차 -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의 낭만 자동차 리포트
신동헌 지음 / 세미콜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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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내 주위에는 차에 빠져있는 남자들이 많다. 아빠도.. 사촌오빠도.. 그리고 남편까지.. ^^; 사실 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 남자의 자동차]를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읽으며 날 위한 변명도 찾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를 달릴때 마치 바람이 차체에 세겨지는 듯한 그 아름다움에 반해 구입했던 크라이슬러처럼.. 나는 차의 아름다움에 빠져 선택하곤 했다. 하지만 내 주위의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 남자들은 나에게 악세사리 고르듯 차를 고른다고 놀렸고.. 난 그들에게 무식하게 생긴차를 좋아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신동헌씨는 현명한 답을 이야기해준다.


여자들은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끌릴지 모르지만, 남자들은 그런 '이유 있는 형태'에 약하다.


그리고 이 말이 이 책의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 주위에 남자들이 왜 이렇게 드림카에 열광하는지도 이해할 수 도 있었다.
이 책은 이 차의 엔진은 어떻고.. 성능은 어떻고.. 연비는 어떻고..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책이 아니다. 차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사랑고백서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차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자동차 브랜드마다 갖고 있는 자신의 고유한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철학이라던지.. 전문적인 이야기나 우리가 차를 탈때 그리고 차를 선택할때 필요한 다양한 정보도 등장하지만.. 왠지 난 이 책이 꼭 사랑의 세레나데처럼 느껴졌다. 물론, 한국차를 운전해야 한다면 후배나 지인에게 시킨다고 할 정도로 한국차를 좋아하지 않는 듯 말하지만.. 그는 정말로 한국차를 사랑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난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당신이 내 사랑을 자꾸 멀리 하고 있다며 아쉬워하는 느낌이랄까..?
주위 남자들 영향으로 운전해본 차들이 꽤 많이 등장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저 운전해봤다던지.. 타봤다던지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그 차들이 다가오곤 했다. 그 모양의 이유라던지.. 심지어 시트마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같은 이야기들은 정말 차를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떤 것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특히나 인상적인 차는 바로 사촌오빠덕분에 몰아보았던 구형 Z4이다. 그 차가 갖고 있는 딱딱함과 건방짐(운전하면서 오빠에게 했던 말이다.)을 너무 잘 경험했었기에..구형과 대비하여 설명해주는 신형 Z4의 감각적인 드라이빙과 승차감에 과연? 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어느새 그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달리는 것밖에 모르던 외골수 스포츠카 BMW Z4가 이제는 만인의 연인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문구에 내 연인도 Z4가 되야 하나 하는 최면에 걸릴 정도랄까? 나의 드림카가 되는 것일까?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 성지 순례기를 보며 나 역시 독일의 박물관과 클래식 센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프리카에서의 드라이빙 사진은 내가 아프리카를 가야 할 이유를 하나 더 늘려주고야 말았다. 그리고 아우토반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고속도로 1차선의 비밀.. '추월차선이란 추월하고 나서 그 차선을 비워줘야 하는 것이라는 것'.. 10년 이상 운전해온 나에게도 처음 들어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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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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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를 신경과학적으로 연구한다? 문득, 20대 후반 꽤 힘든 시기를 넘기면서 우울증에 빠져들때..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울증은 뇌가 잠시 감기에 걸린것이라던.. 지금은 꽤 알려진 말인지 몰라도.. 그 때 나에게는 처음 듣는 말이였고.. 뇌가 감기에 걸린다는 1차원적인 표현으로 이해를 해서 이게 무슨 헛소리냐.. 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긴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뇌의 정서영역을 심리실험실과 뇌촬영센터에서 연구해 이런 책이 나오는 수준인것 같다. 바로 '너무 다른 사람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서유형'이라는 말을 이해해야 한다. 정서유형이란 경험에 대한 각각의 개인마다의 일관된 반응방식을 이야기한다. 이는 두뇌회로에 따라 결정되며 객관적 실험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서상태, 정서특성, 성격, 기절등에 영향을 미친다. 회복탄력성, 관점, 사회적 직관, 자기인식, 맥락 민감성, 주의집중... 6가지의 정서유형은 신경과학 연구와 실험을 통해 정립되어 구별할 수 있다. 3장을 보면 나는 어떤 유형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판단해야 하며 예, 아니오라고 즉각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만 체크해야 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였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실험실을 찾을 것을 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찾아 살펴보는 것과 질문지를 두장 만들어 자신을 잘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방법을 제시했다. 나는 질문지를 세장 만들어서 해보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날 바라보는 것에는 생각보다 차이가 좀 있어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서유형'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모든 유형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존재가치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정서유형'이 업었다면 이렇게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 못했을것이고 역사를 수놓은 다양한 문명의 꽃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인정해야 할 것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나 역시 이 것을 인정해야 할 사람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더 이 부분을 유심히 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정서유형이 자신의 행복을 방해한다면 바꿀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처음에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마치 지문이나 눈동자 색처럼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지만 변형시키는 것은 가능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아도 부모님의 양육방식이나 교사들의 교육등에 의해 아이들의 '정서유형'은 변화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새로운 사고패턴을 만들어 내는 것과 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마음의 힘은 정신훈련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명상으로 설명되는데.. 중학교때부터 검도를 하면서 명상에 빠져있는 친구가 있어서 책을 읽으며 정리한 내용에 대해서 여러가지 조언을 구해볼 수도 있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에게 정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고 사람과 사람사이.. 사람과 세상을 연결해해주는데 정서가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서유형'에는 이상적인 모습이라던지 최상의라는 계층따위느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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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 - 가수 이소은 뉴욕 로펌을 사로잡다
이소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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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이라는 노래로 이소은을 알게 되어서 김동률씨와 함께 부른 기적이라는 노래는 아직도 나의 아이팟에 담겨 있을 정도로.. 그녀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좋아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음반활동이 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된 그녀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로펌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참 다재다능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읽은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에서는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다른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자신의 실패에 좌절하고, 또 그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일어서는 이소은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가 미국 로스쿨에서 느꼈을 언어장벽을 나 역시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여러가지로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고 그녀의 도전정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녀에게는 법학용어가 벽이였고, 나에게는 경제,경영용어가 벽이였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언어장벽을 이렇게 심하게 느낄꺼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일을 배우면서 제일 많이 쓴 영어는.. 다름 아닌..


"In English, Please."


그래서 판례를 한페이지 읽는데 몇시간씩 걸리는 로스쿨 수업에서 그녀가 느꼈을 좌절이 얼마나 깊었을지.. 그녀의 표현대로 '하루하루 내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나 확인하는 고통의 시기' 라는 말이 전혀 과장되지 않은 것을 나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안에 숨겨져있는 낯선 방들을 찾아내 그 속에 보물들을 손에 쥐게 된다. 난 이소은이 한 그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 우리 내면에 수많은 작은 방이 있고.. 그 방안에는 나에게 필요한 소중한 것들이 채워져 있다는.. 하지만 그 방을 우리가 알지 못하고.. 들어가보지 못해서.. 깨닫지 못하고 있다라는.. 솔직히, 난 아직도 미지수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나에게도 그런 방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지금까지 버텨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온 이 구절 역시 비슷하게 느껴졌다. ^^* 그녀가 그 시절을 극복해낸 방법중에 인상적이였던 것은.. 질문이다. 느려도 괜찮다. 속도고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그것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날때마다 교수님을 붙잡고 '잠깐만요. 질문 하나만 더요!'라며 복도에 서 있는 그녀가 얼마나 대견하게 느껴지는지.. 전문용어를 쉬운말로 설명해달라고 말하면서 늘 자신을 한심하게 느꼈던 나로서는 그녀의 모습이 큰 자극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강점이 아닌것을 약점으로 보기보다는 강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방식을 배우고 싶어졌다. 나는 늘 내가 못하는 것은 '태어날때부터 못했다. 관심없다. 하고 싶지 않다'라는 식으로 외면하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못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발전해나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의 조언도 그녀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었으리라.. 태어나서 처음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고 좌절하는 그녀에게 어머님이 해주신 조언.. '시험 성적은 내가 아니다. 너 자신과 성적을 분리해서 생각해.' 그리고 친구가 전해준 은희경님의 [새의 선물]의 한 구절 '삶이 내게 할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이 내게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언니가 남긴 편지.. '하늘 높이 달을 향해 손을 뻗는 걸 두려워 말라. 달을 놓치더라도 별들 사이에 살아갈 수 있을테니 (Don't be afraid to reach fir the moon, for even if you miss, you will live among the stars. )' 나에게도 정말 큰 위로가 되어준 이야기들이였기에 그런 친구들과 가족을 갖은 그녀가 부럽게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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