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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조건 -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바스 카스트 지음, 정인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0월
평점 :
표지부터 참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선택할 게 많은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나 역시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특히.. 패션잡지를 볼때.. 사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내가 살 수 있는건 한정되어 있다. 그럴때면 내가 살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 수 없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풍요속 빈곤이라고 하는지도.. 이런 상황을 책에서는 만성 과잉 상태라고 표현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사고 싶어하는 것들이 나에게 없는 것들이 아니다. 색과 디자인과 유행에 신경쓰며 사고 싶어하는 것일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책은 그런 것을 사지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선택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깊은 모습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풍요속 빈곤, 과잉속 불만이라는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경제성장률과 삶에 대한 만족도를 표를 통해서 보여주는데 역시나.. 경제성장률이 삶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정된 시기에 불가하다. 하지만 자유로운 국가의 실현율과 복지의 향상도 마저도 행복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그 어떤 제도적 장치도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주는 행복을 넘어설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베를린 프리드리히 가의 한 모퉁이에 설치된 전광판이 인상적이였다. "CAPITALISM KILLS LOVE (자본주의는 사랑을 죽인다)"
또한, 사람들이 맺는 인간관계가 점점 더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익명성을 상징으로하고 이쓴 현대사회에서 주위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전략은 세가지라고 한다. 높은지위, 재산, 명성.. 그리고 사람들은 이 것을 얻기 위해 더 바빠진다. 사람사이의 유대감을 얻고 인정받기 위해 더 인간관계가 해체되는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나에게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는 공간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정말 시간이 조각조각 부서지며 하루가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책 한권을 읽는 시간마저 주변의 방해와 나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온전히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뇌의 정보욕구가 식욕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집에 먹거리가 가득차 있다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집중력을 분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 그런 장치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인생에 쉼표를 찍기 위해.. 내 삶에 오아시스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지는 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