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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움직인 한마디 - 명언과 함께 떠나는 세계사 여행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전형배 옮김 / 창해 / 2012년 10월
평점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의 감동적인 연설과 함께 기억되는 이 말은 단순히 미국내 흑인들의 공민권 문제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나라의 이주민들에게도 전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명언을 통해서 역사를 읽어가는 이 책은.. 세계 4대 문명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역사를 명언을 통해서 읽어준다. 하나의 명언에 2쪽이라는 배분이라는 구성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어쩔때는 너무 짧다 싶기도 했지만.. 역사를 이렇게 돌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였다. 소개되는 명언마다 사진자료가 함께하고 있고 특히나,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뀔때마다 그 시대에 주목할만한 인물과 사건의 그림과 연표 그리고 세계 지도까지 몇페이지에 걸쳐서 충실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역사를 개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선비는 사흘만 못 보면 눈을 씻고 다시 봐야 한다"
삼국지를 여러번 읽었음에도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 여몽의 말이라고 한다. 그는 용맹스러웠으나 공부를 하려 하지 않았으나 손권의 권유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그를 다시 만나러 온 노숙이 그의 학식에 감탄하여 칭찬하는 말에 여몽이 답한 말이라고 한다. 사흘만 못 보면.. 이 말이 너무 부럽기도 했다. 누군가 나를 다시 만났을때 그런 느낌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 할 듯 하다.
"사려는 사람만 있다면 런던을 팔아도 좋다"
나에게 역시 사자왕이라고 기억되는.. 리처드 1세가 한 말이라고 한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는 용맹하고 위대한 기사가 아니였던가? 하지만 그의 또다른 모습을 보자면, 십자군 원정고 프랑스 영토유지를 위해 내정을 포기한 상태였다고 한다.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 런던을 팔아도 좋다고 했던.. 그리고 원정에서 돌아와 옥새를 바꾸고 이전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던 그의 횡포를 알게 되었다.
"이것은 한 도시의 파괴라기보다 한 문명의 파괴이다."
교황과 왕권의 충돌.. 그리고 로마로 진격한 왕의 군대를 보고 에라스무스가 한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군인들에 의해 파괴되고 약탈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한 문명의 파괴이자 한시대의 종언을 보는 듯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을 이야기하는 속담.. "천국과 가장 멀고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처럼 그 시대의 상황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였다. 이런 말들이 명언으로 기억되고 사람들사이에서 오래 회자되는 이유는 그 말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시대를 읽어주고, 시대를 표현하고, 시대를 움직이고, 또 시대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 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