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2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장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연 종교를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24가지의 질문을 보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독교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면이 아쉽지만,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종교를 주요한 주제로 삼는 것은 이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어본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문제들로 종교에 접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 갖고 있는 생각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 동안 종교는 비 종교인뿐만 아니라 상대의 종교에서도 상당히 배타적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 생각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교란 무엇일까, 인간은 왜 종교를 필요로 할까 같은 원론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는 인간이 갖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인간이 자연과 투쟁을 하던 시절, 사람들은 그러한 믿음을 키워나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를 통해 결속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결속이 인간이 정착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원동력 중에 하나가 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류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게 됩니다.

 2부와 3부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제가 종교를 바라보면서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한 답이 많았습니다. 선한 신이 창조한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왜 종교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을까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어쩌면 종교 그 자체에 대한 의문보다는 이러한 질문을 갖고 있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살펴보면서 느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교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고, 결국 그 과정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부정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것은 종교인의 몫이 아닐까 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하지만, 삶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남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대학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톰과 카린은 이들 부부와 함께 할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카린이 임신 33주에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고, 태아가 모체게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있어서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하게 되죠. 그렇게 인큐베이터로 들어간 아이와 합병증으로 위험한 아내와 가족으로 함께하고 싶은 톰의 이야기 <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입니다.

 얼마 전에 암투병을 하던 한 엄마가 그저 아이 곁에 오래 있어주는 엄마이고 싶다라는 소망을 이야기하던 장면이 떠올라요. 자신이 품어온 아이를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엄마의 마음이 어떨지 미루어 짐작도 못할 것 같아요. 마치 톰의 일기장을 보는 것처럼 그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현재와 과거 때로는 미래까지 교차하고 있어서, 카린이 참 가깝게 느껴지는 느낌도 들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일기가 아니라 일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건조한 느낌이 조금은 들기도 해요. 톰 말름퀴스트가 스웨덴의 주목받는 시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도리어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기보다는 그러한 감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해주는 기분도 들어요. 아이가 성장하여 어린이집을 이용하게 되는 첫날의 이야기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데요. 그 묘사가 정말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흔들어 인사해야 할 만큼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부녀, 빤히 바라보고 있는 리비아를 두고 가던 톰은 이제 자신대신 리비아의 친구가 되어줄 놀이터의 모든 것들을 세밀하게 묘사해줘요. 마치 자신의 마음을 나눠두는 느낌이랄까요?

카린을 떠나보낸 톰이 목사와 대화를 하며 그녀가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는지 이야기하는데요. 톰 역시 리비아를 그렇게 키워나갈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물론 아이를 홀로 키우며, 아버지와의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톰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감정과 약간 거리를 두는 절제가 아니라면 정말 힘겨웠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이 책은 그에게는 자신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지만 위대한 일들
조디 피코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맞춤아기 문제를 다루었던 <마이 시스터즈 키퍼>에 이어 읽게 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지만 위대한 일들>까지 읽고 나니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하나 생기네요. 항상 민감한 문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죠. 아 그런데 참 애매하네요. 인종차별이라는 단어로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문득 백인우월주의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루스 제퍼슨은 2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해왔죠. 그런데 어느날 그녀의 눈에 들어온 진분홍색 포스트잇에는 아프리카게 간호사는 이 환자를 돌보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팔에 인종차별주의 혹은 백인우월주의를 뜻하는 남부연합기 문신을 한 터크 바우어의 아이였어요. 하지만 아이는 급작스러운 호흡곤란을 보이고, 루스는 상사의 명령에 따라 아이에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그런데 터크 바우어는 자신의 아이가 사망한 원인이 루스의 과실뿐 아니라 그녀가 백인 우월주의자 부부의 아이를 해치려 했다는 이유까지 들이대며 법정공방이 시작됩니다. 물론 저도 루스의 선택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어요. 물론 나중에 루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 것이 단순한 그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그녀의 삶 속에서 축적되어온 시간이 만들어낸 결정임을 알 수 있었지만요. 그래도 그녀가 과연 간호사로서의 자신의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물음표가 남기도 합니다.

루스를 변호하기위해 등장한 국선변호사 케네디 매쿼리까지 이야기는 이 세사람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진행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과정이 마치 장애물 경기를 하는 느낌을 줍니다. 터크 바우어의 시점에서 턱턱 걸려버리거든요. 그가 보여주는 극한의 증오는 책을 읽는 저까지 불편을 넘어서서 불안하게 만들더군요. 과연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인물이 등장할 필요가 있나 싶게요. 그를 바라보며 내 안의 편견을 돌아보는 것은 상당히 힘든 문제일 거 같습니다. 도리어 법정에서 루스를 변호하는 케네디가 제기하는 문제들이 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더군요. 저도 정말 적절하게 제구가 된 인종차별을 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차라리 대놓고 난리를 피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더 속 편한 일이 아닌가 싶었었거든요. 하지만 어떤 것도 유색인종에게는 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기도 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성장하여 지금도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던 책이 바로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입니다. 그 부제가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이거든요. 도시의 삶에 100%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운전을 하다 보면, 가끔은 빌딩으로 둘러친 병풍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아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제가 시골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자연을 즐기는 것과 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물론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골형 성격’, ‘도시형 성격이 있고, 저는 도시형 성격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 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도시의 삶은 바로 각박하다라는 말과 연결시키고, 전원생활을 마치 이상적인 것처럼 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현재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살고 있지만, 2050년에는 70%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UN의 예측이 있어요. 그렇다면 도시의 삶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예전에 즐겨본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Stress and the City’인데요. 사람들의 도시의 일상에 갖고 있는 편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과학적인 자료와 통계를 통해서 보니,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실질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상향이라는 것은 누구나 꿈꾸지만,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고 하잖아요. 이처럼 이상적인 도시는 존재할 수 없고, 도시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역시 도시와 교류하며 변화를 주고받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할까요? 예전에 친구에게 자신이 사는 도시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교통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요. 도시를 만들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정서가 반영되고, 도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과정이 빠지고, 그저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따르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요? 책에는 다양한 인터뷰 자료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도시로 만든 엔리카 페냐로사의 말이 기억납니다. "도시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게 자기 안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활자 중독자입니다
명로진 지음 / 왕의서재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명로진의 <나는 활자 중독자입니다>를 읽고 있는데, 친구가 자기 소개서야?’라며 농담을 걸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저도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편이고, ‘파피루스교 신자라는 그의 말처럼 저 역시 종이책을 좋아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한때는 킨들 같은 전자책 리더에 열광했던 적도 있지만, 편리함보다 오래 읽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더욱 컸거든요. 왠지 마음이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또한 인생의 걸림돌에 부딪쳤을 때, 인문고전에서 위로를 찾는 것에도 관심이 가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존감, 관계, , 감정, 정의라는 큰 주제를 두고,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솔직히 때로는 갸웃하기도 하고요. ‘가족이 상처를 줄 때’, ‘자신이 미워질 때같은 경우가 그러했어요. 제가 아직까지는 그 정도의 통찰력을 가지지 못해서일까요? 도리어 그 이야기에 등장한 모차르트나 랑랑 그리고 오이디푸스왕에게 주어진 시련이 너무나 가혹하게만 느껴지네요. 생각해보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학창시절에 읽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가족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존재로 이상화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일방적인 관계가 만들어내는 함정을 알면서도 여전히 동화 속의 세계에 머물고 싶어하는 심리인 것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당연히 바로 도움이 되던 이야기들이 훨씬 더 많았죠. ‘잘못된 만남이라고 느꼈을 때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 헛갈릴 때이런 주제들은 제가 요즘 고민하는 것들과 맞닿아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인형의 집>의 노라의 선택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늪으로 계속 빨려 들어가기 쉬운 것이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만남을 그저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나에게 중요한 단 하나의 가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얼마나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되돌아보기도 하고요. 이렇게 많은 책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활자중독자이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