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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경제학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 지음, 신은주 옮김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야자와 사이언스 연구소의 [세상을 바꾼 경제학]은 2012년 기준으로 총 71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중에 11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연구와 일생을 정리해놓은 책이다. 덕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인물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노벨 경제학상 그 자체였다. 알프레드 노벨 기념 경제학 스웨덴 은행상.. 이것이 노벨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이라고 한다. 경제학 분야를 신설할때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인데.. 아직도 여기에 대해서 논란이 꽤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논란은 바로 특정 국가, 특정학파, 엘리트 학교로의 쏠림 현상이다. 노벨경제학상의 기준이 이론적인 공헌에 대한 평가와 서구형 자본주의가 가장 뛰어난 경제 시스템이라는 전제를 갖고 선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앨런 그리스펀 같은 실무자나 칼 마르크스는 수상할수 없다고 한다. 조금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의 존재는 꽤 독특하게 다가온다. 최초의 아시아인이자 후생경제학을 연구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의 서곡이 된 금융사의 파산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명이 관여를 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자구책이라고는 하나 덕분에 나도 후생 경제학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고 싶어지지 않는가? 사실 그의 이름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후생경제학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경제의 도덕, 제 3의 목소리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데.. 바로 경제학에 윤리성과 공공정책을 가미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적 개발, 사회적 개발, 공평한 기회와 자유를 강조한 그의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은 꼭 읽어보고 싶다. 브룬트란트보고서에서 언급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개개인의 입장에서 적용해볼수 있지 않을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물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은 1994년 수상자 존 내쉬일것이다. 뷰티플마인드라는 영화를 통해 알려진 존 내쉬이지만, 게임이론을 우리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킨 인물이고 그로 인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사실 얼마전에 전략적 사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도 게임이론과 죄수의 딜레마같은 개념들을 공부했는데.. 존내쉬는 비협력게임에서 나타나는 내쉬균형을 착안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존내쉬는 영화나 게임이론에 대한 저서를 통해 자주 접했던 인물이라 좀 더 쉽게 읽을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노벨상을 받게 되었을때 노벨상이 가져오는 경제적 측면에 주목했다는 사실은 30여년을 정신병에 시달린 천재의 비애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가 경제학자로서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98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솔로는 애덤 스미스적인 자유 방임 경제에서 출발한 성장이론을 제시한 인물이다. 책에 수록된 세명의 경제학자와의 인터뷰중 그의 인터뷰는 내가 생각하는 경제학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경제모델은 예측하지 않는다는 것과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하는데.. 나는 경제학 자체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세상을 읽어주는 학문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