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콴유와의 대화 - 마키아벨리 군주론에 입각한 강력한 리더십의 정체를 묻다 ㅣ 아시아의 거인들 1
리콴유 & 톰 플레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싱가포르를 설계한 국부 리칸유.. 그와의 여러차레의 인터뷰를 통해 집필된 이 책. [리콴유와의 대화]를 읽으며 그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수 있었다. 그가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등의 역사, 문화, 사회, 정치에 대해서 보여주는 탁월한 식견을 듣다보면 '현대 아시아의 현자'의 면모가 여실히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1950년대 이래로 리콴유와 그의 엘리트 집단이 수행해온 통치에서는 '소프트 독재자'의 면모도 찾아볼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저자이자 인터뷰이였던 톰 플레이트와 대화를 하며 그를 고슴도치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바라본 리콴유에게서는 여우와 고슴도치를 합친.. 하이브리드의 면모가 느껴졌다. '고슴도치와 여우는 정치사상가 이사야 벌린이 구분한 것인데.. 여러 가능성을 두고 판단을 내리는 여우와 하나의 방향을 정해놓고 모든 가치를 집중시키는 고슴도치를 통해 리더십을 분류한 것이다. 아니다.. 그 어떤 판단도 그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말한대로.. 그가 원하는 것은 싱가포르 국민의 평가이고, 그는 그 평가를 위해 자신이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으로 싱가포르를 이끌어왔을 뿐이다. 그리고 서울보다 약간 큰 면적의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나라로 성장해있다. 명목기준으로 따지면 우리가 익히 아는대로 미국, 중국, 일본의 순서이지만.. 1인당 GDP는 경제의 질, 삶의 질을 더 잘 나타내기에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고 실리만을 추구해온 리콴유의 행보가 가져온 결과답다는 생각이 든다.
싱가포르와 우리나라는 꽤 비슷한 면을 갖고 있다. 일단 유교문화권에 속해있었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고 그리고 적은 자원과 활용할 재원이 사람뿐이라는 것도 그러하다. 그래서일까? 리콴유의 정책은 모든 면에서 능력위주로 향해 간다. 적은 성인노동력 규모를 늘리기 위해 여성을 활용하는 모습도 그러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우리나라의 갈림길은 바로 이부분에서부터 시작된것이 아닐까 한다. 리콴유는 강대국의 의존역시 거부하고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자신의 독립적인 지위를 견고하게 만들어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악어새의 역활을 자처한다. 즉 기생이 아니라 공생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는 싱가포르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중국, 인도, 일본과의 협조에 적극적이였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상당히 성공적이였다. 아무래도 그역시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인의 DNA를 갖고 있고, 그가 취한 엘리트 집단 지도체제는 중국의 황제와 효율적인 관료주의 시스템에서 따온것이라는 평이 있는걸 보면 그와 중국사이에 궁합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중국에 대해서 갖고 있는 평가와 예측은 상당히 정확했고 싱가포르의 위상역시 중국과 함께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 상당히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단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발전방향은 상당히 엇박자일때가 많았다. 그래서일까.. 그가 추구해온 정책들이 그리고 그가 한국에 대해서 지적한 것들까지.. 내 마음속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