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아우름 35
황경택 지음 / 샘터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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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를 표방하는 아우름의 35번째 이야기는 생태전문 만화가이자  숲 해설가인 황경택의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입니다.

 인류가 만드는 문명은 자연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바로 멈춰있지 않고, 쉼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자연과 달리 인간은 경쟁적이고, 다름을 수용하는 유연성이 부족하죠. 그래서 우리가 자연을 보며 배워야 하는 거 같네요.

 전에도 건강한 숲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무차별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던 인간이 숲을 가꾸겠다며 열심히 나무를 심었지만, 제대로 크지 못하거나 자연재해로 나무가 다 넘어져버렸죠. 그 이유를 찾다 보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숲에서는 다양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서로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처럼 각기 다른 모습으로도 충분히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자연이죠. 하지만 인간은 어떤 이상향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만 해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름 롤모델로 정해놓은 사람도 있고 그러하거든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것,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네요. 책을 읽으며 계속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나답게 살아도 행복한 사회였으면 좋겠다혹은 나답게 살아갈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그리고 나 다운 것이 무엇인가?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에서 배우는 삶의 매력이 참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겨울눈이라는 것인데요. 저는 눈꽃 핀 나무를 좋아해서, 그나마 겨울에는 숲에 좀 가는 편이긴 해요. 하지만 겨울눈이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요. 가을이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수분이 가득한 잎을 떨구고, 잎이 진 자리를 닫아놓죠. 그래서 겨울이 되면 사람들이 겨울눈을 볼 수 있는 거라고 하네요. 저는 눈이 오면 숲에 가니 더욱 볼 수 없었던 것이죠. 예전에 하이쿠를 배울 때, 눈 속에 있는 생명의 숨결을 주제로 삼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겨울눈이 있다는 것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치 희망처럼 느껴진다고 할까요? 살다 보면 정말 세상 끝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럴 때면 겨울눈을 떠올리게 될 거 같아요. 원래부터 내가 갖고 있었지만, 모든 것이 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하지만 생명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겨울눈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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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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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적인 사건 그 이후에 사람들의 일상어 어떻게 변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니 어쩌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가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사건에 주목하지, 사람에 주목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어가도, 그들은 여전히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우리와 당신들, Us Against You>를 읽으며. 문득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많은 사건들 그 이후가 궁금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그가 우리를 다시 베어타운으로 초대하기 때문이죠.

 베어타운, 그 곳을 언뜻 스쳐가는 관광객에게는 더없이 아름다울 수 있는 그런 작은 마을입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쇠락하는 도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마을에 희망은 오로지 아이스하키입니다. 아이스하키팀을 통해 다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믿던 사람들, 그들은 팀의 에이스인 케빈의 일탈과 범죄에도 이중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여전히 그가 마을의 영웅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분노는 도리어 피해자인 마야에게 향합니다. 옆 마을이자 경쟁팀인 헤드의 아이스하키팀으로 떠난 케빈이 아닌 마야가 손가락질을 당하는 걸 보며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밝은 미래를 꿈꾸는 케빈과 달리 남겨진 아이들은 방황하고, 마야의 동생인 레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렇게 세상은 참 제 맘처럼 흘러가지 않아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베어타운을 읽을 때도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죠. 내가 만약 베어타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특히나 어릴 때부터 프로야구에 빠져있던 저에게는 아이스하키에 빠져 사는 베어타운의 사람들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으니까요. 그래서 당신도 스스로 바라는만큼 우리와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라는 문구를 보며, 다시 한번 베어타운을 읽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마야의 아버지이자 아이스하키팀의 단장인 페테르는 다시 팀을 살려보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예전처럼 아이스하키에 집중하며 살 수 있던 시절이 그리운 그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고, 그의 동창이자 정치인인 테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그렇게 다시 마을에 심어진 새로운 갈등의 씨앗들은 다시 싹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나 사람들을 흔들어댑니다. 이미 서로를 증오하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 과연 우리는 전편에서처럼 또 다시 한 마을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게 될까요? 솔직히 그런 불안함도 있었지만, ‘우리 대 당신들이 아니라 우리와 당신들인 이유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다시 책의 목차를 살펴보았습니다. ‘인간은 저마다 백 가지로 다르지만’, ‘그래서 그들이 그의 동지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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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지능 - 착각과 오해, 자기기만 뒤에 숨어 있는 비밀
브라이언 박서 와클러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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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각지능(Perceptual Intelligence, PI)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지각지능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경험에서 실제와 가상을 구분할 수 있는 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보면 누구나 고개를 갸웃하게 될 거 같아요. 경험에 가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일반적일지 몰라도, 그것을 해석하고 정리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기 때문인데요. 각자의 지각능력에 따라 나름의 관점이 생기고, 선입견이나 감 같은 것도 갖게 되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인 브라이언 박서 와클러가 유명한 안과의사라는 것이죠.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시피, 인간은 오감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있는데 그 중에 시각이 갖고 있는 비중이 83%에 이른다고 하죠. 그가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오랜 시간 연구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까요? 물론 지각지능 역시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뇌의 최적화 방법이라고 하지만,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고, 의사결정에 문제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각하는 세계 안에서 활동한다

 스포츠경기팀과 자신을 하나로 여기는 팀아일체에 빠져버린 사람들, 유명인이나 혹은 유기농마크처럼 후광효과에 쉽게 유혹되는 사람들, 또한 제가 잘 빠지는 함정인 한정판처럼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는데요. 특히나 상호성 판매기법에 대해서 읽을 때는, 얼마 전에 읽은 초전설득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책을 읽으며 설득을 잘하는 방법보다는 나는 왜 설득을 잘 당하는지 고민하게 되었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 보니 PI가 낮은 편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더군요. 다행히 PI는 연습을 거쳐서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었어요. 때마침 16장에 PI평가법이 있어서 신나라했는데요. 문제는 보기가 너무나 극단적인 방향이라 선택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서 결국 포기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그 해석법이 나와서 다행인 것이, 질문이 요구하는 유형이 정리되어 있었어요. 직관을 강화시켜야 하는 타입, 비판적 사고를 강화시켜야 하는 타입, 개인적 사고를 강화시켜야 하는 타입, 감정의 개입을 조절해야 하는 타입으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요. 저는 비판적 사고를 강화시키고 타인의 압력에 의연해야 PI를 강화시킬 수 있더군요. PI를 높이기 위해 저에게 필요한 습관은 바로 잠시 기다리면서 개인적 사고를 통해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집단의 압력에 저항하는 것 입니다. 이 책을 통해 지각지능에 대해 알게 되고, 어떻게 작동되는지 살펴볼 수 있었고, 이를 높여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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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 도시의 풍경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
백종옥 지음 / 반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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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기억의 예술관>은 도시와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인 백종옥은 한국의 홍익대학교와 독일의 베를린예술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미술기획자로 활동 중인데요. 베를린의 공공미술을 살펴보며, 독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억하기보다는 새롭게 바꾸는 것에 너무나 익숙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한국의 도시들은 쉽게 집단 기억상실증에 빠져버리는 사회의 체질을 내면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하네요.

 베를린을 도시 전체가 기념공간이라고 설명하는데, 10개의 기념조형물로 베를린을 들여다보면 그 말이 딱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기념조형물을 만드는 과정부터 차이가 있는데요. 그냥 어느 날 뜬금없이 세워져 있는 무엇이 아니라, 모두의 의견을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으로 시작하여 완성하는 과정 역시 그러한 과정의 연속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아요.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기 위한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추모비역시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계속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도 그러하지만, 또한 사람들이 그 곳에 어우러져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그렇습니다. 어떤 기념관을 애써 찾아가지 않아도 시민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힘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졌습니다. ]

 그런 부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얼마 전 방영했던 알쓸신잡에도 나왔던 슈톨퍼슈타이네입니다. ‘걸려 넘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조형물은 독일인이 역사에 얼마나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었죠. 책에서 이를 자세히 더 설명해주어서 좋았어요. 지역의 청년과 학생들은 여전히 나치의 희생자들을 찾고 그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석 설치 작업을 여전히 하고 있는데요. 지나간 일은 이제 잊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기념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슈트라세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아이히만의 범죄를 알리고 이를 경고하고자 하는 기념물 역시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지나간 일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기억하고 반성하고 그래서 비로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독일의 철학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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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야수 디즈니의 악당들 2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석가원 옮김 / 라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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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쁜 역할을 담당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또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디즈니의 악당들시리즈 입니다. 디즈니가 직접 기획한 스핀오프로 세레나 발렌티노가 쓰고 있다고 해요. 제목만 들어도 딱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 때문일까요? 백설공주의 사악한 왕비’, 인어공주의 버림받은 마녀가 있고 제가 읽은 책은 미녀와 야수의 저주받은 야수입니다. 제 음악 플레이리스트에는 디즈니가 따로 있을 정도로, OST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셀린 디온과 피보 브라이슨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즐길 수 있는 ‘Beauty And The Beast’에서도 그런 가사가 나오잖아요. 그가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잘못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이죠.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가 사랑으로 다시 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그가 잘못한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왜 그런 저주에 빠지게 된 것일까요? 그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저는 책을 읽으며 다른 캐릭터에 흠뻑 빠져버렸지만 말이죠.

부유한 왕국의 왕자이자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기에 그에게 사랑은 너무나 가볍기만 한 것이었죠. 그런 그를, 그리고 저를 사로잡은 것이 바로 키르케입니다. 하지만 친구인 개스톤의 질투로 키르케가 지저분한 농가의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냉정하게 그녀를 외면하는데요. 하지만 키르케에게 숨겨진 사정은 그것만이 아니었죠.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를 연결하는 캐릭터라고 하는데, 바로 세 마녀 루신다, 루비, 마사의 막내동생이었습니다. 동생에게 상처를 준 왕자에게 세 마녀는 매우 기쁘게 저주를 내립니다. 물론 마음에 큰 상처를 받기는 했지만, 키르케는 언니들과는 다른 마녀입니다. 왕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주었던 장미에 그가 진실된 사랑을 이해하면 저주를 풀 수 있는 마법을 걸죠.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키르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고, 아니죠, 이루어졌다면 그녀의 매력이 사라졌을 것 같기도 해요. 또한 왕자에 초점을 둔 소설이기에 그녀의 분량이 상당히 작은 것이 너무나 아쉬웠어요. 이 시리즈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하던데, 키르케가 앞으로도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요. 혹시 이전에 나왔던 이야기에 키르케가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나눌 줄 알았던 키르케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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