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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추억이지 - 달 위에서 춤추며 기다릴께요
서동우 지음 / 매직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이것도 추억이지.. 의사소통에는 언어적인 요소가 매우 작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정말 즐거운 느낌으로 책 제목을 읽었다. 하지만 책속에 담겨져있는 세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점점 그 뉘앙스에 여러가지 느낌을 담게 된다. 결국.. '누군가에게는 추억, 누군가에게는 현실이라잖아.. 그래 이것도 추억이지..'의 느낌이 되어 버렸다. 조금은 몽환적인 이야기속에 도리어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을 끌어낸다고 할까?
솜사탕, 맛소금, 회색레몬.. 세편의 소설의 제목을 보았을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회색레몬이였다. 물에다 레몬을 띄워먹는걸 좋아하는터라.. 어느날 관리를 잘 못해 상해버린 레몬을 본적이 있다. 그것이 딱 회색레몬이였다. 심상치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금도 아니고 맛소금, 거기다 솜사탕을 생각해보니.. 아주 작은 것에서 그저 몽실몽실하게 부풀기만 하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사랑의 실체가 그렇다면.. 조금은 슬플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One day I'll go
Dancing on the moon
Someday you'll know
That I was the one for you
I bought a ticket to the end of the rainbow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솜사탕.. 수명을 줄이는것도 늘리는 것도 전혀 관심사가 될 수 없는 위암말기인 여자와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그저 솜사탕일 뿐인 남자의 사랑이야기이다. 맨디무어 Someday We'll Know라는 노래를 즐겨 부르며.. 나중에 달에서 만나자고.. 달위에서 탱고를 추면 우리의 그림자가 지구위로 드리울거라고 말하는 여자 미희. 그녀는 고아였다. 엄마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살아간 그녀는 세상에 자신이 존재했다는 것을 남기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와인코르크마다 그와 함께한 추억을 글로 남기고,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자신과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그의 정체를 알면서도 눈감아준다. 사실.. 그녀가 맨디무어의 노래에 맞춰 그에게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참 좋아서, 바로 그 노래를 찾아들었다. 듣다보니.. 책에 인용된 가사 바로 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Someday we'll know Why Samson loved Delilah" 삼손과 데릴라.. 왜 삼손이 데릴라를 사랑했는지.. 우리는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이것이 작가가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의문이였을까? 미희는 왜 지후를 사랑했을까.. 그것도 추억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