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속사정 - 알고 보면 지금과 비슷한
권우현 지음 / 원고지와만년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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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를 관광하는 걸 참 좋아하는데.. 여행을 하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국적이고 뭐가 나와 다른 듯한 낯설기만 한 첫인상과 달리 몇일 지나다보면 사람 사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아마 영화처럼 타임머신이 있어서 시간여행이 가능해져 이 시대, 저 시대를 놀러다닌다면 역시나 비슷한 생각이 들지 않을까? 특히 알고 보면 지금과 비슷한 조선의 속사정을 읽고 나서인지 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조선시대 왕이나 유명한 장군이나 학자같은 분들의 삶이 아니라.. 그냥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것을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할아버지 무릎팍에 앉아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재미있다. 물론, 각종 사료나 책등을 통해 남아있는 사실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마냥 옛날 옛날에~~ 하는 전래동화는 아니다. 사진자료도 많이 제시되어 있는데.. 너무 작게 실려 있어서 사실 설명을 사진으로 확인하기 힘들때가 있어 그것은 조금 아쉬웠다. 
조선시대 하면 제일 먼저 유교가 떠오른다. 인의예지, 장유유서, 남존여비같은..? 원래 유학은 그러지 않았으나 종교화되고 중앙집권체제를 공고히 하는 체제정비과정에서 이러한 강요가 더욱 심해진 듯 하다. 열녀에 대해서도 그러했는데, 수절을 강요하지는 않았으나.. 재가를 한 여인의 소생은 과거시험을 볼 수 없거나, 수절을 한 여인이 있는 집안에 각종 혜택을 주면서 은연중에 사회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에 정약용은 열부론을 지어서 이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는데, 역시나 그는 매우 합리적인 인물이였다. 심지어 골초였던 정약용은 담배때문에 식량 농사가 줄어들어 생기는 문제에도 나름 합리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재미있었던것은 우리 조상들의 만우절이다. 음.. 만우절은 서양풍속에서 유래되었는데.. 조선시대에도 그런 풍습이 있었다. 옛부터 첫눈이 일찍 오면 풍년이라고 했다. 그래서 조상님들은 첫눈이 오면 그것을 상자에 보내 지인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상자를 받는 사람은 한턱 쏴야 하는데.. ^^ 사실 풍년이 오는 소식을 전해준 것이니 즐거웠으리라.. ^^ 우리도 이유도 모른채 그저 서양의 풍속을 따라하는 것 보다는 우리의 것을 찾아 계승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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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사랑법 - 돌보고 돌아보며 사랑을 배우다
우석훈 글.사진 / 상상너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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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에는 디지털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하지만.. 어느새 그렇게 되어가는 세상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스러운 강아지들과 떨어져 지내며, 디지털 혁명이 없었다면 그마저도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0과 1로구성되는 2진법의 컴퓨터 언어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그들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도리어 외로움만 더 깊어지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아날로그 사랑법을 보며 '아.. 이렇게 주변을 돌보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집고양이 한마리와 여러마리의 길고양이에게 정원을 내준 경제학자 우석훈.. 그는 고양이를 돌보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돌봄이 전해주는 따듯한 온기를 느끼고 고양이의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문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의 집에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하나하나 다 개성이 넘치지만.. 바보삼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입가에 늘 카레 자국이 남아있는 먹을 것 좋아하고 밥먹으면 행복해지고 성묘가 되어서도 여전히 엄마곁에서 이복(?)동생들을 돌보며 명랑하게 살아가는 바보삼촌.. ^^* 남들보다 더 강해야 하고, 남들보다 더 앞서가야만 된다는 세상속에서 바보삼촌의 명랑함과 행복함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인데.. 왜 더 갖기 위해 아동바동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절로 든다. 저걸 더 갖으면 더 행복해질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가 더 잘 알지 않는가? 그는 투자를 하고 10년만 잊고 지내면 대박이 날거라는 송도 신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비슷한 생각을 한다. 심지어.. 삶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처박아 놓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라는 질문도 한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나 역시 움켜쥔 손을 펴는 것이 참 힘들다. 그래서 바보삼촌과 우석훈이 전해주는 메세지.."일상의 무기력을 명랑으로 극복하며"를 보며 살짝 약이 오르는지도?
최선을 다하기보다 90%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다른 생명과 삶을 위해 비워둘 수 있는 그의 여유와 길고양이들을 애써 자신의 집고양이로 만들지 않고 돌보는 그의 넘치는 사랑이 부럽다. 88만워 세대, FTA 한스푼등을 집필하고 한미FTA 발효를 맞이해 삭발을 했던 우석훈.. 어쩌면 참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왔을 법한 그가 행복은 참 소박한 것이기에 더욱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소외된 생명을 보살피고 아끼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는 다른 사람의 삶도 돌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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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하여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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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독일 최고의 철학자이자 문장가로 인정받고 있는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말하는 글쓰기란 어떤 것일까? 그들의 저서에서 뽑아낸 글쓰기의 대한 탐구와 사색을 읽으며 그동안 난 참 겁없이 글을 써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글쓰기는 그저 종이와 펜이 있기에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꾸고 위로하는 과정이였다. 나도 그렇게 높은 경지까지는 아니라도 나 자신을 위한 글쓰기로 바꾸어가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쇼펜하우어가 분류한 글을 쓰는 사람에 대해 읽을때 더욱 그러했는데..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하여 사고를 했기에 글을 쓰는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중간즈음에 서있다. 글을 쓰기 위해 혹은 글을 쓰면서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무엇인가를 말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닌 상황이 되어 내가 쓴 글을 읽다보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인가..?' 라는 자문을 할때가 많은 것 같다.
니체 역시 여행자를 다섯가지로 구별하면서 인생의 여로를 걸어가는 우리 역시 여행자와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난 잘 쳐줘봐야 세상을 구경하거나 체험을 체득하여 몸에 지니는 정도라고 할까? 확실히 나는 스스로 생각하려고 하거나 독자적으로 사고를 하려고 하는 면이 부족한 것 같다. 요즘처럼 창의적인 사고가 힘을 갖는 시대에서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하게 느낄수 있었다고 할까?
또한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팁도 얻을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명확하고 정확하게 글을 쓰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못말리는 수다쟁이가 되어 나오는대로 다 써버리거나, 혹은 수다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 도리어 부족한 글을 쓰게 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지적한 딜레마 속에서 중용을 찾는 법은 니체의 조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특히 자신에게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어렸을때는 하나의 책을 여려번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어느새 그저 많은 책을 탐욕스럽게 읽는 쪽으로 변해온것 같다. 하지만 그저 읽기만 하는 자는 그저 학자일뿐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그냥 서재에 꼽혀있는 책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책을 읽은 자가 되고 싶지만, 가능할까? ㅎ 그래도 "반복은 연구의 어머니다" 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읽는 것을 내 안에 간직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다시 어렸을때의 버릇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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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성공을 배운다 - 나답게 살며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의 시대
제임스 마셜 라일리 지음, 최유나 옮김 / 홍시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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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굴욕의 상징이 아닙니다. 그저 인생의 통과의례일 뿐이죠"

고객 중심 서비스 마케팅에 살아있는 교재라고 하는 자포스 CEO인 토니 셰이의 이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자기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은 사람이나 혁신적인 제품을 의미하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들과의 1년간의 인터뷰를 통해 성공의 방법을 찾고자 했던 제임스 마셜 라일리 역시 이 말을 세번정도 지면에 적어보았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사실 실패도 아니고 그냥 실수도 그냥 흘려보내려고 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저 그것은 살아가는데 누구나 수없이 겪는 순간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 그게 가슴까지는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실패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객관화 하여 다음 도전을 위한 생산적인 도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느껴진다. 그런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을 듯 한 일기.. 하지만 한탄이나 온통 잡념만을 쏟아낸다. 다시 한번 그 시간의 가치를 새롭게 설정하여,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시간을 잠시라도 갖도록 노력해야 겠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속에 서있는 현대인들.. 이제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성공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고학력 인재들은 넘쳐나고, 심지어 'MBA 인턴'이라는 표현도 사용되는 고용시장속에서 여전히 스펙을 쌓고, 이력서를 꾸미고, 면접에 입을 옷이나 머리모양에 신경쓰다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바로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탐구이다. 책에 등장하는 큰 성공을 이룬 인물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시작도 지극히 평범했고 실패도 종종하고.. 하지만 우리와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갖고 있다. 그 차이를 찾아내는 과정속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라' 라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은 흔한 말이고 자주 들려오지만 쉽게 실천할 수 없었다. 다행히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할 것이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거웠다.
일단 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나의 흥미를 찾는 것.. 이것은 내 생각보다 아주 쉬운 방법이 있었다. 모든 분야의 뉴스를 보며 내 시선을 끄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일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는다고 생각했지만, 마케팅이나 경영에 관련된 책을 읽을때 재미를 느끼고 있었기에 계속 탐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내 흥미분야가 거기에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분석을 문제에도 적용해나가야 한다. 하나하나 해체하고, 살펴보고, 이해했을때 비로서 새로운 각도가 보이는 것이다. 그저 다르게 생각하자라고 스스로에게 암시만 준다고 해서 그런 각도가 보이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성공을 배운다]는 책 자체도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마인드 맵을 통해 챕터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 느낌이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마인드 맵을 보면서 무슨 뜻일까? 고민할때도 있었지만 책내용을 이해하고 마인드 맵을 보니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나갈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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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쇼크 - 위대한 석학 25인이 말하는 사회, 예술, 권력, 테크놀로지의 현재와 미래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2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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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으로 자유로우며 지적으로 신바람 나는...... 호기심의 즐거움을 꾸밈없이 나눌 수 있는 공간이고, 생물계와 무생물계의 경이로움을 모아 놓은 곳이며...... 가슴을 두근대게 하는 살아 있는 토론장이다."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묘사한 '엣지'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그 곳에 뛰어들어 직접 경험하기에는 배경지식도 언어능력도 부족한 상황이라.. '베스트 오브 엣지 (Best of Edge)' 시리즈를 통해 번역도 해주고 부족한 부분들은 주석도 달아주는 것이 매우 고맙다. ㅎ 첫번째 이야기 '마음의 과학'에 이어 이번에 읽게 된 것은 '컬쳐 쇼크'이다.
문화(culture)를 다룬 이야기라고 해서 전편에 비해 쉽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나 그런 기대는 사뿐히 내려놓아야 했다. 컬쳐쇼크의 포문을 연 인물이 바로 제레드 다이아몬드 이기 때문이다. 총균쇠를 통해 처음 접한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확실히 만만한 인물이 아니였다. 이번에 한국에 출판되는 '어제까지의 세계'의 전초전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왜 어떤 사회는 치명적 결정을 내리는가?' 사실 우리 주변에서는 집단적 의사결정에 성공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과 행동에 대해 좀 더 의식을 갖고 관찰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실패한 의사결정에서 하나의 문명이 사라지는 이유는 대부분 잠행성 정상 상태에 빠지기 때문인듯 하다. 온난화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였는데, 이렇게 느리게 퍼져나가는 경우에는 나빠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정상으로 여겨지는 기준치가 인지하지 못한 채 변화해간다.
사실 이런 잠행성 정상 상태는 니컬러스 A. 크리스태키스의 '사회 연결망은 눈과 같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사회과학에서는 합리적 의사결정 모델을 상정하는 것이 쉬워졌고, 네트워크의 역동성과 전염성을 놓치지 않고 연구한 그들은 '비만도 유행'이라는 이론을 도출했다. 마른 체형을 경외하지만 비만이 확산되고 또한 비만에 대한 기준치가 변화해가는 과정 역시 잠행성 정상 상태와 유사한 행태를 보인다. 위대한 석학 25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이 책은 각 칼럼마다끼리도 서로의 이해를 높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듯 하다. 확실히 첫번째 칼럼보다 뒤로 갈수록 조금더 이해가 쉬워진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읽었던.. 예를 들면 [총균쇠]나 [이기적 유전자] 같은 책들을 논리적으로 연결시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사고를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과정도 가능한 점도 큰 매력이다. 매번 읽을때마다 나에게는 조금은 버거운 높은 산을 올라가는 기분이지만 다 읽고나면 그 성취감이 생각보다 커서 앞으로 나올 시리즈들에도 꾸준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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