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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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삶의 의미를 묻는 대목은 언제나 엄마를 생각나게 한다. 꽤 책을 많이 읽는 편인 나에게.. 늘 엄마는 물어보셨다. "도대체 책을 읽으며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조르바가 얻은 대답도 그러했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어떤 답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나처럼 '책만 읽는 바보'라는 소리를 종종 들어온 사람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책.. [철학하는 인간]를 읽으며 나를 자꾸만 돌아보게 되었다.
분석 철학자인 김광수님은 삶의 최선은 존재각성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 하였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 내가 살아간다는 것.. 도대체 그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내 삶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책 제목도 조금은 어렵게 다가왔고, 서문에서부터 왠지 복잡한 마음을 갖게 하였지만.. 책 자체는 명쾌하게 호모 필로스피쿠스(Homo Philosophicus)란 무엇인지, 왜 호모 필로스피쿠스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참 슬픈것은.. 사람됨이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ZERO'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바로 교육에 대한 것이였다. 사실 나는 한국식 교육에 매우 최적화 되어 있는 사람이다. 순간 암기력이 뛰어나고 정답을 고르는 기술이 좋은 편이라.. 그것을 장점으로 알고 기고만장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교육을 받게 되니 전혀 달라졌다. 쉽게 예를 들자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되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왜 그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토론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를 바로 무비판적인 사고의 위험함이라고 이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런 면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만을 외울것이 아니라 생각속으로 들어가 그 구조를 분석해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한다. 미리 이런 방법을 알고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노력해서 나의 굳은 사고체계를 바꿔보고 싶다. 또한 감동의 수레라고 할 수 있는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한다. 자신의 감수성을 예리하게 담금질 해야만 책만 읽는 바보.. 즉 간서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책만 읽어 세상사에 무뎌진 사람이 아니라 책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호모 필로소피쿠스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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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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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손은 상처투성이고 새벽잠은 꽃시장에 양보해야 했지만.. 너무나 꽃을 사랑한 여자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상위의 소수층의 사람만이 누리는 문화가 아닌.. 누구나 즐길수 있는 꽃을 만들고자 했던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 그녀는 'Living with flowers everyday'라는 슬로건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일본으로 떠났다. 플라워 스쿨을 1등으로.. 그것도 뛰어난 실기점수로 합격했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막상 그녀를 찾는 곳은 없었다. 하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결국 자신이 원하던 꿈을 이루어냈다. 어쩌면 그녀 역시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처럼 판을 뒤집는 사람인지도.. ^^* 
그렇게 일본에 자리를 잡은 그녀는 꽃을 주문할때.. "자택용이신가요? 선물용이신가요?"라고 묻는 환경이 너무나 좋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꽃에 조금 인색하다. 어린시절.. 이모네집에 갈때 후리지아 꽃 한다발을 사들고 갔었다. 너무나 행복해하시는 이모의 표정이 아직도 선하고.. 그 후로 이모네 가게 되면 꽃을 사가지고 갔었다. 하지만 그렇게 꽃을 좋아하시는 이모도 막상 자신을 위해서 구입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집을 꽃으로 장식하는 것.. 그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눈도 귀도 코도 다 행복해지는 순간인데.. 한국사람들은 그런 것을 아직까지는 사치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처럼 꽃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프랜차이즈가 나타나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이모처럼 꽃을 좋아하는 분들도 꽃을 더 즐기시며 사실수 있지 않을까?
'플로리스트의 도쿄 핫플레이스22'는 하나하나 메모해서 직접 찾아가고 싶은 곳들로만 가득했다. 나름 긴부라를 자처했고 이케바나를 배웠었지만.. 긴자에 노노하나 츠카사라는 플라워샵을 몰랐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지유바나를 표방하고 있다고 하나.. 나레이게, 세이카의 모습도 많이 보이는 듯 하여 꼭 한번 찾아가서 직접 보고 가능하다면 배워보고 싶기도 하다. 또한 맛있어 보이는 꽃을 표방하고 있는 신주쿠의 비그린&딜리셔스와 롯폰기의 르 베스베는 다음번 방문에 반드시 다녀오고야 말겠다 라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곳이였다.
그렇게 꽃과 도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도쿄 플라워] 요즘 플로리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은근히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은 3D업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만날 수 있는 직업.. 플로리스트는 참 낭만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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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홍차를 닮다 - 홍차 그리고 여자 공감 에세이
나유리 지음 / 니들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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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홍차를 닮다.. 사실 제목만 보고 홍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29이라는 인퓨저를 통해 자신만의 향과 맛을 내는 홍차를 우려내기 위한 여행기라고 할까? 티 살롱 '라 율'의 주인장은 자신의 목을 짓누르는 실패라는 자책감으로부터 도피여행을 떠난다. 그 곳은 바로 티의 나라.. 영국.
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자신을 만나기 위한 여행.. 그 곳에서 그녀는 '유명한 티카페'가 어디냐고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잘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그만큼 영국사람들에게 티는 그냥 일상의 삶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 인생의 답'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도 같은 느낌이 아닐까? 티살롱마다 자신만의 차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홍차의 황금비율이 다른 차에 적용될 수 없는 것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황금 비율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그녀가 자신이 갖고 있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렇게 더욱더 자신다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엄마의 영향으로 각종 차를 즐겨마시는 편인데.. 특히 엄마하면 3단 트레이에 올려져있었던 티 푸드가 생각나고 나에게 있어 애프터눈 티는 엄마와의 추억들이 어려있는 시간들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애프터눈 티 문화가 자리잡는데 몸이 아픈 부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애프터 눈 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이 아닐까? 그렇게 간간히 나오는 홍차에 대한 이야기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다가.. '홍차얼룩'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까지 찻잔에 남아있는것.. 그 얼룩은 내 인생이고 내 꿈이다라는 말이 왜 그렇게 마음에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잘 관리를 못해서인지 몰라도.. 홍차를 마시는 찻잔은 은근히 착색이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찻잔마다 차에 대한 기억들이 계속 쌓여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엄마가 아꼈던 찻잔은 더욱 그러한 기분을 전해준다. 그래서 '홍차얼룩'이라는 단상에 더욱 끌렸는지도.. 문득 내 인생에도 '나만의 꿈'이란 얼룩이 깊이 스며들어간다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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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소하고 소소한 잔소리 -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
정희경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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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한때는 나를 가두고 억압하는 존재로 생각하기도 했다. 잔소리가 많았던 엄마는 가만히 서있을때조차 그 자세를 지적하시곤 해서 솔직히 엄마를 피할때도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 만들어놓은 습관들이 나에케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알고 있다. 심지어 어느새 엄마가 했던 잔소리를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하고 있을때가 있음을 깨닫는다. 이제는 도리어 엄마가 내 삶의 멘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엄마의 사소하고 소소한 잔소리]를 읽으면서도 아.. 맞아.. 나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어.. 하며 공감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아마 우리 엄마가 이 책의 저자처럼 딸을 위해 오랜시간 편지를 써왔다면.. 딱 이런 내용일 것이다. 특히.. 이목구비가 이쁜건 한시절이라며.. 머리결, 피부결, 바른 자세, 환한 표정을 강조했던 엄마의 이야기가 이 책에 그대로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우리 엄마는 살구씨, 율무가루보다는 꿀과 알로에를 선호하셨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할까? 그래서 저자의 글에 엄마라면 다들 아는 그저 그런 이야기라는 표현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딸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하시는 말씀을 "또 잔소리.."라며 피하곤 했었다. 그런 내가 이제는 이런 책을 읽으며 엄마의 말씀과 저자의 말을 더욱 더 마음에 세기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게 재미있다. 사랑과 일에 대한 이야기들도 참 많이 눈에 들어왔다. 사랑에 쏟아부을 수 있는 열정의 양은 정해져 있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았다. 또한 무엇인가를 배울때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고 나서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은 이미 늦은 일일수도 있다. 나 역시 배우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그저 배우기만 한 것이 후회될때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꼭 필요한 주방도구가 무엇인지 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좋았다. 나는 정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TV 같은 곳에서 나오는 정리의 신들을 보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딱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서 도리어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세상의 모든 엄마가 딸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행동에서 나오는 여성스러움은 신선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책을 읽으며 내내 내 행동을 어떻게 고쳐나갈지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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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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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에 고등학교를 중퇴했지만 4년 후 애플사의 최연소 팀장이 된 제임스 마커스 바크.. 과연 그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독학의 천재라는 그의 책 [공부와 열정]을 읽으며 나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진정으로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신이 받고 있는 오해에 대해서 먼저 언급하는 그는 자신은 학교를 파괴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학교를 다녀야만 훌륭한 교육을 받을수 있다는 학교에서 해 주는 교육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우등생"이라는 믿음을 해체하는 것이다. 사실 그의 존재 자체가 바로 그 증명이 아닐까 한다.  
그는 자신의 이력서나 학창시절 자신의 성적을 다시 설명해주는데.. 숫자에 집착하는 나를 조금은 부끄럽게 한다. 과연 내가 그 높은 숫자를 얻을 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배웠던 것들.. 특히 미분, 적분, 각정 물리공식들은 이미 내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의미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공부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학습에 스스로 책임을 주고 자신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존재임을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11가지의 독학비결이라던지, 위대한 비밀들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학업능력은 좋지만 산만한 편이라는 학생기록부를 갖고 있는 나로서는 늘 지적받던 산만함이 어쩌면 나의 독학능력에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읃 들어 기뻤다. 단어를 하나 검색하려고 해도 어쩔때는 수많은 단어속으로 빠져들어가곤 해서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까먹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지식들은 지식들이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는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산만함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장치가 없었기에 큰 약점으로 여겨왔었다. 다행히 이 책을 통해서 아주 작은 장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라는 신호만 주기적으로 보내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다.
공부는 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정말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더 굳건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또 늘 나의 문제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나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을 읽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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