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공부 - 나이 듦에 대한 희망의 여정
토마스 무어 지음, 노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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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라고 하죠. 잘 알면서도 이상하게 노화는 피하고 싶기만 하네요. 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드는 것을 미리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시기가 된 거 같아요. 이럴 때 토마스 무어의 <나이 공부>를 읽어서 참 좋네요. 원제는 Ageless Soul인데요. 제목을 한국어로 잘 바꾼 거 같습니다.

전에 유동성지능과 결정성지능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타고나는 유동성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게 되지만, 교육과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결정성지능은 생의 말기까지 증가한다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결정성지능에 대해 떠올랐는데요. 그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수동적으로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성숙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설명할 때, 비유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영혼이 발달하는 과정은 변태과정과 유사할 정도로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후에 노인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날개가 있는 존재로 이야기할 때도 나비의 변태과정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는 장자의 도덕경을 이야기하며, 나이 드는 것을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거기에 공자가 나이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들이 기억나네요. 어릴 때는 그것을 보고, 역시 성인, 하며 넘어갔지만, 어쩌면 그 역시 공자가 세웠던 목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저 시간의 흐름에 떠밀리듯이 나이먹지 말고, 순리에 순응하면서 그 시간의 가치를 빛나게 하고자 하는 마음 아닐까요?

 조금 아쉬운 것은 책 번역이 좀 헛갈리게 되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젊어서는 공동체가 자기를 빚지만 늙어서는 공동체가 자기를 영혼을 향해 연다, 이 문장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문장이기도 한 거 같더군요. 저는 공동체의 영향을 받던 사람들이 공동체와 어우러져 영향력을 주고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잇는 시기가 되는 것이 노년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그리는 노년기의 모습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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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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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와서인지 지금도 습관을 주제로 한 책을 보면 관심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 읽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역시 읽으면서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임스 클리어는 아버지를 이어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재능을 보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고교시절 야구장에서 큰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의 삶에도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재활기간 동안 그는 아주 작은 일을 반복해서 결국 다시 걸을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대학에 가서도 아주 작지만 삶에 도움이 되는 습관들을 익혀나가며, 우수한 성적과 함께 결국 전미대학 대표 선수가 되기도 하는데요. 자신의 삶을 통해 체득한 작은 습관의 힘을 세상에 알리고자 자기계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지요.

 책을 읽으면서 제가 정말 공감했던 것은 바로 습관을 익히는 과정인데요. 저 역시 매년 다이어리를 바꿀 때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어놓곤 하죠. 물론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보며 자책할 때도 많지만요. 하지만 단순히 목표를 적어놓는다고 해서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알잖아요. 책에서는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4가지 법칙을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성향을 굳이 바꾸기보다는 거기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도 중요하더군요. 물론 좋은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람마다 다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집중해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하라는 조언도 참 좋았어요.

 습관을 익히는데 필요한 것은 반복이더군요. 5회 이상 운동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족 있는데, 솔직히 자신에게 온갖 핑계를 대면서 빠지고 싶어하곤 하죠. 하지만 그게 반복되면 도리어 자기합리화라는 나쁜 버릇이 생기는 것이니 조심해야 해요. 저는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참 잘하는 사람이라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 역시 제가 만들어온 습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드는 것이겠죠. 4가지 법칙을 다 적용할 줄 알면 좋겠지만, 일단 저에게 가장 동기부여가 될 만족스럽게로 접근하자면, 만약 2주동안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는다면 신발을 사는 건 어떨까 싶네요. 좋은 신발은 그 사람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니, 제가 갖고 있는 가장 나쁜 버릇을 소거해나가면 저 역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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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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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정말 놀라웠던 소피 드 빌누아지의 데뷔작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물론 그 내용은 제목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느꼈던 반전 스릴러의 느낌과 다르게 경쾌한 느낌마저 들지만 말이죠. 이 책은 프랑스에서 큰 사랑을 받아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세가지 색: 블루에 나왔던 줄리엣 비노쉬가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프로필을 찾아보니 나이가 조금 안 맞을 거 같기는 하지만요.

예전에도 비슷한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맞물리기 쉽기 때문일까요? 모범생, 어쩌면 저도 주인공 실비 샤베르와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네요.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크게 어긋남 없이 성장했었죠. 물론 20대에 꽤나 방황도 하면서 그녀와 달라졌지만 말이죠. 그녀는 여전히 모범생인 채로 마흔다섯 살에 고아가 되어버렸는데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그녀가 스스로를 고아라고 한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저 역시 이십대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무료하기도 했고, 외롭기도 한 그녀는 크리스마스에 자살을 결심하는데요. 심리치료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심리치료사 역시 참 만만치 않은 분이었죠. 그녀의 계획을 말리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볼지 고민하다니 말이죠. 책 제목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 것 같죠.

하지만 그녀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면, 이 책이 그렇게 사랑받지 못했을 것 같아요. 놀라운 우연과 행운이 중첩되면서 그녀의 삶은 변해가는데요. 자살만이 자신이 갈구하던 영원한 평화를 줄 것이라고 믿었던 실비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바랬던 것은 누구나 그렇듯이 행복이었죠. 물론 극적인 사건들도 있었지만요. 그녀가 마치 온몸에 퍼져있는 작지만 소중한 모세혈관처럼 일상에 퍼져있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으로 크리스마스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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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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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별사탕 내리는 밤> 감각적이고 달콤한 느낌을 주는 제목이지만, 이야기는 감각적이지만 상당히 건조한 편이라고 할까요? 정말 별사탕 같은 느낌이네요. 물론 이 책에서 별사탕은 일본과 거의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에서 성장한 소녀들의 동화 같은 상상력이나 일본으로 떠나간 딸을 위한 엄마의 사랑이 촘촘히 박힌 이야기였지만 말이죠.

변명의 여지가 없이 나빴다이 말이 딱이죠.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는 자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데이트에 자매를 내보내고, 돌아와서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애타게 기다리는 스릴을 즐기며 자신들만의 비밀스러운 유대관계를 쌓아가던 자매에게 틈이 생기게 됩니다. 사와코는 다쓰야와의 결혼을 선택했고, 동생 미카엘라는 갑자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버리죠. 고향으로 돌아간 미카엘라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리지 않은 딸 아젤렌을 키우며 살아가고, 사와코는 사업가로 성공한 다쓰야의 아내로 살아갑니다. 그렇게 마음도 몸도 멀어진 자매의 시간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연극과 같은 삶을 정리한 사와코가 제자였던 다쓰야를 데리고 미카엘라에게 돌아가면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파국을 맞게 되는데요. 그리고 미카엘라의 삶에도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사실 등장인물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소설이었어요. 사와코와 미카엘라는 그 시절의 우리는 아주 나빴다고 하지만 저는 과연 그 시절만?’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제 삶을 돌아봐도 그렇게 선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다들 자신의 삶 앞에서 초심자일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을 사랑을 선택한 아젤란을 보며 사와코가 하는 생각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부러움과 슬픔 그리고 위로와 동정 그 엇걸리는 감정이 말이죠. 아마 청춘의 절 봐도 저 역시 그럴 거 같기도 하고요. 왠지 멀게만 느껴지던 자매가 조금씩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 이런 부분들이었던 거 같아요. 그들이 만들어가는 상황이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에는 공감하게 되니 말이죠. 에쿠니 가오리 소설의 매력인거 같아요. 낯설지만 공감되는 이야기들, 그래서 더욱 제가 바라보는 세상이 넓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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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 바가지 3 - Novel Engine POP
아키카와 타키미 지음, 시와스다 그림, 김동수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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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키카와 타키미 <선술집 바가지>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마치 심야식당이나 와카코와 같은 작품들이 먼저 떠올랐는데, 보면 볼수록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래도 좋은 술과 맛있는 요리 그리고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가는 이야기라 그런 같기도 해요.

사람들이 따듯한 위로를 얻길 바라며 아버지가 선술집을 이어서 운영하고 있는 미네와 카오루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선술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마음을 위로할 음식을 만들어주어 그들이 음식을 먹으며 미소지을 있게 하는 그런 곳이죠. 아버지때부터 이어오던 단골손님과 새로운 손님들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편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 역시 곳을 찾아가고 싶어지더군요. ‘바가지이건 저희가 생각하는 바로 의미인데요. 자매의 아버지는 흔하게 먹을 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돈을 받는다고 바가지를 씌우는 기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가게 이름 지어주고 포렴도 선물해줄 정도였는데요. 가게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 것인지 길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겠죠. 3편까지 정신 없이 읽고서도 설마, 여기서 끝이야? 그럼 안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았거든요. 다행히 원서를 보니 계속 나오고 있어서 다음 편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드라마를 때도 마음을 움직였던 이야기들, 뒤에 연결된 이야기들을 만날 있어서 좋았고요. 일본 전통주와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소개해주어서 읽는 재미가 더욱 컸습니다. 나고야가 발상지인 철판스파게티, 철판요리를 코스로 먹을 우동을 버터에 볶아주는 것을 좋아했어서인지 입맛이 절로 돌더군요. 채으로 읽을 때는 왠지 만들 있을 같은 느낌이 드는 요리들도 많았지만, 과연 가능할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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