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일언 -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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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직장의 신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된 드라마.. 파견의 품격에서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働くことは生きることだ.(일하는 것이 곧 살아가는 것이다)" 오오마에 하루코의 이 대사가 한국에서도 나오길 바랬지만, 직장의 신을 열심히 본 친구에게 확인해본 결과 그러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일드에서 이 대사를 들었을때 나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었다. 일하는 것을 그저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목적과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살이있는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말이 떠올랐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일하는 즐거움'을 발견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의미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인생이 가진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가 일을 하며 온몸으로 체득한 것 자신만의 철학을 책으로 정리한 [일심일언]에서 이 말을 다시 접했을때 자연스럽게 파견의 품격에서 나왔던 대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 사람들은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다면.. 그저 주어진 일이나 하면서 하루하루 의미없이 보낸다면 인생의 의미나 목적조차 흐려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말은 상황회피형 인간이다. 나는 자기 합리화를 매우 잘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되고 싶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이내 포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회피형 인간에 대한 지적에 절로 뜨끔하였다. 마치 나 자신과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잘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 처럼 말하지만 결국은 포기에 대한 거창한 이유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황회피형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렬한 목적의식도 필요하겠지만, 일단 나에게는 견실한 자세가 필요할 듯 하다. 자꾸만 스스로를 납득시키려는 나에게 엄격한 과제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과정속에서 나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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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내일 - 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
김난도.이재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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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의 '란도샘'이 '일'을 갖고 다시 한번 나에게 찾아왔다. "내 일(My Job)을 하라. 그리고 내일(Tomorrow)이 이끄는 삶을 살라." 라는 내일이 갖고 있는 중의적인 의미를 잘 살려낸 그의 조언이 닮긴 책을 읽으면서 '일'이라는 것의 목적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족, 니트족, 프리타족, 한국의 알바렐라, 88만원 세대, 중국의 식스포켓 신드롬, 이탈리아의 1000유럽 세대처럼 수많은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청년실업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되는 것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뛰어다니느라,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잊고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래서 막상 일을 얻게 되어도 만족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란도샘은 "내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나만의 일은 어디에 있는가?"를 주제로 전세계를 돌아본다.
양에서 질을 중심으로 업무의 방범을 찍고 있는 노마드 워킹,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일을 만드는 이랜서처럼 새로운 일자리의 가치를 평가해볼수도 있었다. 직장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프랑스의 기업들이나 미국의 구글을 보며 이러한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퍼지길 바라게 되었다. 개인의 성장과 기업의 발전이 어우러지는 인턴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이나 정직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일본의 스시학교를 보며 일자리가 갖어야 할 미덕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위대하거나 모험가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내 주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소한 가치를 발견하는 창업이나 지역경제를 살리며 자신의 일을 만들어내는 로커보어운동은 정말 인상적이였다.
경제성장이 일자리의 증가를 보장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도리어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연령은 늘어만 가고, 합당한 일자리는 제한되어가는 상황속에서 내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펙에만 연연하여 이력서에 한줄을 더 하는 것에만 힘쓰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다. 지금 세계의 젊은이들은 블루칼라, 화이트칼라의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서 '브라운칼라' 즉.. 전통과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직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었고,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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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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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미보다는 제2차 세계대전중 나치가 행한 대학살이 먼저 떠오른다. 세계 역사 속 비극적인 사건중의 하나이고 거기에 대한 수많은 증언들이 남겨져 있기도 하고, 대부분 그렇겠지만 [안네의 일기]를 통해 사건의 비극성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얀 마텔은 이러한 현실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홀로코스트가 단순히 제 2차 세계대전에 묶여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잊지 말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속에 등장하는 박제사인 헨리가 사진과 박제를 비교했던 것처럼 말이다. 어느새 사람들의 기억력 저편으로 사라지며 그저 단어와 그 단어의 정의로만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속으로 다시 떠오르기 위해서 그는 우화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20세기의 셔츠에는 또 하나의 헨리가 등장한다. 바로 홀로코스트에 예술적 해석을 더해서 역사적인 사건을 해석하려고 했던 소설가이다. 그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을 플립북으로 엮으려고 했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오리무중에 빠진 맥베스가 되어버린 그는 출판뿐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한채 대도시로 떠나간다. 기존의 팬들이 보내온 편지에 답장을 보내는 것을 즐기던 그는 자신이 직접 쓴 희곡과 플로베르의 단편소설을 보내온 박제사 헨리를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가게 된다.
박제사 헨리가 쓰고 소설가 헨리에게 읽어주는 형식으로 등장하는 희곡 '베아트리체와 버질'은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 다양한 메타포와 상징 그리고 암시를 해석하기에는 내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화의 배경이 되는 줄무늬 셔츠에 바로 홀로코스트를 연상하는 소설가 헨리에게 세라가 했던 '월스트리트의 자본주의자들 역시 줄무늬 셔츠를 입는다.'라는 지적처럼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책속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한 흔적만을 찾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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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한 문장 - 2200개 이상의 광고 카피 분석
라이오넬 살렘 지음, 네이슨 드보아.이은경 옮김 / 유아이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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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기업과 상품을 이미지화시켜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힘이 있다. 꼬마아이들이 부른 We will rock you를 배경으로 워터보이가 등장하는 생수 에비앙의 광고나 책에도 소개된 수많은 색상의 공과 분수가 나오던 소니의 텔레비전 광고는 수년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에비앙과 다르게 소니는 'Color, like no other(색상,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좀 더 광고가 전해주는 메세지를 구체화시켰는데.. [마음을 흔드는 한 문장]은 전세계의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해온 슬로건을 소개하며 어떻게 사람들에 주목을 받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확실히 성공적인 슬로건은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두운과 각운등을 활용하여 그들이 추구하는 제품 이미지와 제품명을 적절회 조화시키고 있어서 운율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토요타의 'Today Tomorrow Toyota (오늘, 내일, 토요타)', 홍콩의 슬로건  'Live it, Love it(누리세요, 즐기세요)'같은 것들은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내가 꽤나 좋아했던 슬로건 중에 'Easy, Breezy, Beautiful Covergirl가볍고 산뜻하고 아름다운 커버걸)!'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또한, 단순히 내가 제일 잘나가 식의 국내 No.1, 세계 No.1 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아마존의 'A bookstore too big for physical world(물리적으로 존재하기엔 너무 큰 서점)'같은 언어유희가 있는 슬로건들도 흥미롭다. 그리고 'J'adore Dior'처럼 향수의 이름과 브랜드 네임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캠페인이 되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모든 슬로건들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였다. 실패한 것들도 꽤 많고, 책속에 언급되었던 티파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소개되었던 슬로건들이 한개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A diamond is forever(다이아몬드는 영원히)'의 드비어스와는 달리 티파니는 아직도 티파니 민트 컬러의 케이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한다.
영어를 세계 공용어이자 모든 방면에서 위신이 높은 세련된 언어라고 정의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기업들 역시 영어이름이나 슬로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영어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는 한정된 단어를 활용하거나 우리나라에서만 통할 수 표현이라는 것 또한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무한 경쟁상황에서 이러한 슬로건은 적절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도리어 국내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에서는 어설프고 협소하게 수용되는 영어보다는 제일모직의 '우리 옷의 첫 단추는 고객입니다.' 광동 헛개차의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처럼 관용적인 표현을 활용하여 제품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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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리장정
홍은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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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는 영미문화가 20대에는 일본문화가 그리고 지금은 중국문화가 그렇게 궁금할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을 읽고, 중국인들과 어울리곤 한지만.. 중국은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다.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는..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로 미국 횡단여행을 했던 홍은택님은 이번에는 그토록 가고 싶었던 중국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레드 차이느를 찾아서]라는 가제까지 구상하지만.. 미국에서 오랜시간 생활을 했던 것에 비해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라고 판단한 그는 중국을 학습하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어쩌면 중국은 그의 표현대로 '잘 아는 것 같은데 아는게 없는'나라인지도.. 중국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하는 내가 갖고 있는 느낌과도 묘하게 닮아있다.
주로 책에 의지하는 나와 다르게 그는 직접 중국인들과 부딪치고 대화하며 자신의 감각으로 직접 느끼고 그 속에서 배우며 중국을 알아간다. 자전거를 타고 중국을 여행한다.. 사실 꽤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중국인들도 평생에 거쳐 못하는 세가지가 바로 중국문자를 다 아는 것, 중국음식을 다 먹는 것, 그리고 중국대륙을 다 보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는 중국의 기나긴 역사를 품을 수 있는 상하이, 시안 그리고 베이징이라는 세 꼭짓점을 중심으로 노선을 짠다. 주위에 상하이 출신의 친구가 있어서, 그의 여행길에 이야기들을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특히 그가 상하이의 교통을 중국의 역사에 비유해 설명하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는데.. 중국친구도 매우 흥미로워했다.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점은 정말 필력이 좋고, 중국에 대한 공부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명검을 만든 장인과 그의 부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간장로와 모예로처럼 중국의 유구한 역사는 그 곳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까지 수없이 중첩되어 융합되어져 있었다. 그래서 중국은 아주 오래되고 아주 거대한 용광로처럼 보인다. 종교도 정치도 중국에 가면 다 중국식이 되어간다. 어쩌면 그것이 중화사상의 진면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중국은 쉽게 알 수 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중국 만리장정]을 통해 지금 나와 함께 살아가는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전거 여행의 매력에 빠져들기도 했다. 동력장치에 실려 움직이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그의 말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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