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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인문학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인문학과 고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인문학 열풍을 취재하며 과연 책을 구입한 사람중에 제대로 읽은 사람이 있겠느냐라는 자문을 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사실 나 역시 그 책을 갖고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내용인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조금은 딱딱하고, 배경지식이 요구되는 저서도 있지만.. 요즘은 인문학을 좀 더 쉽게 풀어주는 책들이 많아서 좋다. 이번에 읽게 된 [모든 순간의 인문학]은 정말 살아가는 모든 순간 순간마다 그 순간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인문학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삶의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속에서 나온다라고 표현했는데.. 인문학과 함께라면 '성숙한 행복'을 느낄수도 있다.
영화, 책, 음악, 드라마, 시 다양한 소재속에서 끌어내는 인문학중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대한 글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을 할 때 여성은 익명이 되고 자신을 잃어버린다"라고 보브아르는 말했다. 하지만 브리짓은 온전한 나로서 자기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사랑에 집중할 수 있는 여자였다. 2번째 이야기에서였나? 마크 다시와 파티에 참석하게 된 브리짓은 자기 자신이 아닌 마크의 섹시한 비서를 의식한 차림새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과 화장을 거둬내게 된 그녀는 결국 다른 누군가로 치장된 브리짓이 아닌 진정한 자신으로 마크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실 그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러게.. 평소에 살을 좀 빼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영화가 전해주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지나치게 외적인 면에 신경을 쓰는.. 영화를 볼때도 주인공의 외모에 쉽게 비난을 던진다. 정말 자본주의적 속성이 전제된 '비주얼이 좋은'사람을 선망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 늘 노력하면서 살아온것 같다. 지금도 마네킹이 입고 있던 그대로 옷을 빼입고 있는 내가 좀 웃기긴 하지만.. 솔직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매력은 너무 어렵다. 관리된 외모가 아닌 무심함 속에서 드러나는 매력이라.. 어쩌면 엄마가 늘 이야기 하셨던, 예쁜건 한시절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르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매력적인 여성에 대한 선망은 커지기만 하여, 책에서도 그 부분을 몇번씩 읽어봤지만, 잘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매력적인 척.. 하는 것은 도리어 잘못된 길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