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보랏빛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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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르트르의 "만약 지옥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타인이다"라는 말을 좋아하기에.. 책 제목에부터 매혹되었던 소설 [타인은 지옥이다] 유난히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편이라..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가 기대했던것과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에 따른 F42.0 강박사고 또는 되새김, F33 반복성 우울장애, F61 혼합형 인격장애,
F44.0 해리성 기억상실증 등등.. 공존질환을 판정받고 정신병원에 감호된 마리. 그녀는 사랑하는 애인을 무참히 살해한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그 시간의 기억을 잃은 상태지만 평소 폭력적인 강박장애를 앓고 있던 그녀는 그렇게 모든 것이 감시되고 숫자로 이야기되는 세상속에 갇혀버린다.
바흐음악이 흐르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마리와 크리스토퍼는 딸 셀리아를 잃고 나서 급격하게 이혼에 이르게 된다. 유치원 교사였던 마리는 아이들을 보살피느라 정작 자신의 딸을 위험에 노출시켜버렸다는 자책 때문일까? 주위 사람들 역시 다 그런 자신을 비난한다는 자괴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결국 살인 충동 강박 강박증을 앓게 된다.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넷 모임을 알게 되어, 그녀는 '생각은 행동이 아니다'라는 말로 그녀를 구원해주는 엘리를 만나게 된다.
엘리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점점 자신의 장애를 이겨나가던 마리.. 그리고 그녀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사랑 파트릭. 베스트셀러 작가인 파트릭과 연극배우인 여동생 베라, 그리고 형에게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펠릭스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또 다른 축으로 흘러가게 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라기에.. 꽤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는 전개와.. 등장하는 인물이 한정적인 편이라.. 어느정도 반전의 후보가 처음부터 정해진 상황이랄까? 거기다 표지에서 너무나 결정적으로 힌트를 흘리고 있어서.. 초반부터 의심하던 인물이 범인으로 등장할때는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원서의 표지를 찾아보니.. 전혀 그런 흔적이 느껴지지 않던데.. 그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미처 몰랐던 강박장애를 앓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저자가 이런 증상을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그래서 이렇게 세밀한 묘사가 가능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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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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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탁류를 알려준 이츠키 히로유키가 이번에는 [삶의 힌트]로 찾아왔다. 나의 인생을 사랑하기 위한, 지금의 나를 믿기 위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새로운 나를 만들기 위한 각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는 5권의 시리즈였다고 한다. 그 것을 한권으로 묶은 특별판이 바로 이 책인데.. 60가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왠지 그의 인생의 곁을 살짝 걸어본듯 한 느낌이 든다. 나중에 작가의 글을 읽다보니, 이 책은 처세술도 인생론도 아닌 '마음의 기록'이라고 자평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 전해졌다.
아는 것을 기뻐하는 것의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아는 것이 도리어 방해가 될때가 있다. 예술작품을 볼때 나 역시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떻게든 잘 감상해보겠다고, 예비지식을 갖추고 가지만.. 솔직히 왜 이게 그렇게 감동이고, 걸작인지 이해가 안될때도 있다. 그냥.. 미리 읽어온 것으로 조금 아는척 하며 지나치곤 했는데.. 어쩌면 무엇을 느끼기전에 알려고 하는 나의 버릇이 감상의 폭을 좁혀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또 하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인간은 정말이지 극과 극을 방황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내 영혼을 울리지 못한다 하여, 내 안목이 부족하다고 자책하거나, 작품을 낮추는 것보다는.. 나와 인연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해보라는 말은 정말 좋은 힌트가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삶의 힌트들은.. 지극히 나 자신을 위한 것들이였다.
그가 싫어하는 여성형이라는.. "기뻐하는데 서툰" 여성을 나 역시 안다. 바로 우리 엄마이다. 하지만 어느새 나도 엄마를 닮아가는 것 같아 조금은 불안하다. 사실 자신을 기쁘게 하는데 서툴다면 타인에게 역시 마찬가지이기 쉽다. 이왕이면, 나도 '즐거움의 기'를 주위에 퍼트리는 사람이고 싶은데.. 즐거운듯 사는 것도 결국 스스로 기뻐할 수 있어야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기뻐하고, 나 자신과 세상을 장식하는 기술을 갖고 싶다. 상대를 칭찬하고 기쁘게 하려고 하는 말에,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며 무시를 하기보다는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칭찬을 한다면 좀 더 인간관계과 원활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그러한 장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보다 더 오래살고, 더 많이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속에서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줄때면 왠지 더 경청하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는 내 곁에서 오래오래 사랑으로 보살펴주시며 자신의 지혜를 어떻게든 전해주시려고 노력하는 부모님이 영원한 나의 롤모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자신의 삶을 담백하게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건진 지혜를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는 사람이 있어 세상은 살만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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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순서 폭발 다이어트
이시카와 히데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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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어쩌면 현대인의 운명이 아닐까 한다. 다이어트는 살이 쪘다던가, 스스로 살이 쪘다고 느끼는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가봐도 마른 체형이라고 하지만.. 나 역시 전형적인 단음식 중독으로,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즉 제대로 먹고 운동을 하라는 충고를 자주 받는다.
그래서 이번에 읽게 된 [먹는 순서 폭발 다이어트]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우리 몸의 호르몬의 작용을 이용하여 먹는 순서를 정하고, 또 폭발의 날을 갖을 수 있다.  라고 저자인 이시카와 히데아키는 피지컬 트레이너이자 필라테스 지도의 1인자이지만 다이어트에 중요한 건 "음식이 8, 운동이2"라고 말한다. 사실 나는  먹는게 9할이 넘는다고 생각하기에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1000Kcal로 제한을 하며 먹는 편이다. 나뿐만 아니라 보통 다이어트 하면 떠오르게 되는 원푸드나 우리가 평소 먹지 않는 음식이 다수 포함된 식단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다이어트는 식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평소 먹는 것을 먹는데.. 순서를 지켜서 먹어야 한다. 물론.. 나처럼 고기에는 밥을 같이 먹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은 사람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먹는 순서를 지키면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체질을 바꾸는 2달간.. 효과가 있다면 더 긴 기간을 참을 수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폭발의 날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단음식중독 B양과 탄수화물 중독 A군을 설정하여 직접적으로 어떻게 순서를 지켜야하는지 연습해볼 수 있고, 폭발의 날 역시 어떤 메뉴를 마음껏 즐길수 있는지 알려주어 도움이 많이 된다. 단것을 먹고 싶을때.. 에너지로 바꿀수 없는 엠프티 푸드, 백설탕을 먹지 말고, 에너지로 변화되는 천연계 당을 먹으면 된다고 한다. 책에 나온 벌꿀 100% 사탕은 바로 검색해 볼 정도로, 사실 나는 단것을 너무나 사랑한다. 단것을 무작정 끊지 않고,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몸에 필요없는 단것을 끊고, 음식을 충분히 먹어 몸을 새롭게 만들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엔 역시 지름길이 없다. 그러나 이 책과 함께라면 똑똑한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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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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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나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우연한 만남이란 멋진 일이 생길 징조인데, 그게 세 번 이어졌을 때 놀랄 만한 기적이 일어난다"
"식사를 한다는 건 여러 생물한테서 생명을 선물 받은 것이니, 제대로 맛을 느끼지 않으면 그 생물들에게 미안해요"

손목이 아파서, 양쪽 손에 다 치료를 받게 되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멍하니 병원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조금 전까지 읽고 있었단 [당신에게]에 등장하는 요코의 말들이 자꾸 생각이 났다. 양 손목에 달려있던 의료기기들이 내 몸을 치료하고 있다면, 이 말들은 내 마음을 치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전작인 [무지개곳의 찻집]의 주인 에쓰코가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하며 나에게 마법을 걸었듯이..
교도소에서 목공을 가르치는 구라시마 에지는 평탄하고 수동적인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다 그의 삶을 총천연색으로 바꿔준 아내.. 요코를 만나게 된다. 구라시마를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기며, 작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알던 그녀는 불행히도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녀가 남긴 두통의 편지.. 자신을 고향 바닷가에 뿌려달라는 편지와 함께.. 한통의 편지는 그녀의 고향 나가사키 우스카라는 어촌 우체국으로 발송된다. 요코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했던 캠핑카에 그녀의 유골과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을 실고 떠나가는 구라시마. 그리고 그 여행길에서 그는 여러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내가 평소 했던 말들을 전해주며 자신이 받았던 위로를 전해주는 그로 인해 상처받았던 사람들이 치유되는 모습들이 참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한때는 국어교사였지만 전과자가 된 스기노는 방랑을 하며 하이쿠를 남겼던 타네다 산토카를 벗삼고 떠돌아 다닌다. 죽을때까지 그저 흘러다니리라 결심을 한 스기노를 다시 유효기간이 없어 끝까지 맛봐야 하는 인생으로 돌아오게 한 이야기가 감동적이였다.  하이쿠는 공부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데.. 아직까지도 마쓰오 바쇼에서 헤메고 있는 나에게 산토카의 하이쿠가 편안하게 다가왔던 것은 작가와 번역가의 공동 노력이 있었음을 후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하이쿠뿐 아니라 일본 풍경을 너무나 그림같이 그려내서 읽는 내내 천공의 섬 라퓨타를 떠올리며 찾았던 다케다성과 순백의 성 히메지까지 일본을 여행하며 마음에 담아왔던 그 풍경들이 떠올랐다.
자신의 인생을 당신과 함께한 사랑스러운 인생이라고 말하던 요코. 두번째 편지를 읽은 구라시마가 요코와 함께한 사랑스러운 인생속의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정성을 다해 살아가리라 결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이미 떠났지만 그의 남편과 함께 영원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도 살짝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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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 부자들은 답을 알고 있다
요하임 바이만 외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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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P(국내총생산) 혹은 GDP(국민총생산)를 기준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총평하는 방식이 정당한가라는 의문은 수없이 제기되어 왔었다. 그에 발맞추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지며 행복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성립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나오는 수치들이 과연 정당한가? 라는 반문 역시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복을 수치화한 것중에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에서는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 (HPI).. 몇년전인가 솔직히 들어보지도 못했던 작은 섬나라인 바누아투가 1위를 기록한적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거기가 행복한 나라이니까 그 곳으로 가서 살라고 하면.. 정중하게 거절할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선택만은 아닐 것이다. HPI에 따르면 이집트나 독일, 미국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하던 이집트 인들이.. "우리도 당신네들처럼 살고 싶다"라고 서방 기자들에게 외칠때.. 알고보면 비슷한 수치니까 집으로 돌아가서 일상생활에 전념하세요~ 라고 말 한다면.. 돌이나 안맞으면 다행일 것이다.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좋다"라고 말하던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소득과 행복지수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행복 경제학자들의 반론에 부딪쳤다. 거기에는 "소득 수준이 높은 이들이 낮은 이들보다 행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의 소득이 증가했다고 해서 삶의 만족도의 평균값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라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 역설 역시 선진국에서 해당된다. 즉 일정수준 이상의 부가 이루어진 후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무엇이 행복의 워천인가?에 대한 가장 솔직한 답.  The more, the better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하여 행복 경제학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사람은 누구나 유일무이한 존재일 수 밖에 없고, 각자의 판단기준과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행복을 어떤 표준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삶의 다양한 단면을 반영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그런것들을 다 수렴할 수 있다면.. 어쩌면 행복의 원천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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