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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검정색 표지) - 내 안의 광기가 때로는 인생에 도움이 된다
케빈 더튼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겁이 없고,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며, 잔인할 정도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런 수식어라.. 이건 정말 내가 꿈꾸던 그것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 사람들을 보면 절로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이 바로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조금은 놀랍지 않은가? 사이코패스하면 연쇄살인범, 강간범, 폭탄테러범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사이코패스라고 하여 무조건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아니 도리어 우리 모두에게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난 것은 바로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에 등장했던 크리스찬 베일이다. 물론 그는 가학적이고 잔혹한 광기를 드러냈지만,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현대사회에서 환영받을 수 밖에 없는 면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였을까?
더이상 길거리에 맹수가 어슬렁대지 않고, 비축된 식량이 냉장고에 쌓여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유전자에 내재되어 있는 생존유전자가 조금은 불필요해졌다. 도리어 그러한 두려움이 돈, 권력, 지위와 통제권을 쥐는데 장애물이 될 뿐이다. 게임이론, 논리학, 뇌과학, 사회심리학, 최첨단 진화심리학등을 통해 사이코패스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을 분석하고 수많은 사이코패스를 직접 인터뷰하고, 심지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잠시나마 스스로 사이코패스가 되어보기까지 하는 케빈더튼은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데 도리어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사이코패스의 스펙트럼이 나에게도 조금 발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로지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당장 눈 앞의 것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것저것 재는것이 참 많은 나에게 꼭 필요한 소양이기도 하다. 아주 가끔이지만.. 위기상황에서 '지나치게 제정신'인 상태를 경험할때가 있다. 찰나의 시간이 정말 작은 입자로 쪼개져있는 듯, 모든 상황판단이 명확하게 될 때가 있는데.. 사이코패스의 소양을 갖은 사람들은 이런 상태를 자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만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다. 사이코패스를 연구할 수 없다면 주식거래소로 가겠다거나,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교도소바다 기업 최고 경영자 집단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왜곡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가장 자기 중심적이고 자아도취가 강하며 경쟁적이가 자신감이 넘치는 개인주의적 세대라는 미 제네레이션 시대에 사이코패스의 기질은 정말 큰 무기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