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대로 먹인 음식이 당신 아이의 머리를 망친다 - 개정 3판
오사와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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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비싼 의료장비도 없습니다. 약도 없습니다.
저는 정보와 교육을 이용합니다.
저는 음식이 갖는 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다.
음식은 가정의 기본이고
삶의 최고의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수단입니다."

영국의 학교 급식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 셰프 제이미 올리버.. 그가 TED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먹고 싶은 대로 먹인 음식이 당신 아이의 머리를 망친다]를 읽으며 건강한 식단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음식이 갖고 있는 힘.. 음식은 우리가 살아가고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건강한 인생을 살 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낯선 개념은 아니다. 무엇을 먹고 마시는가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있어왔는데.. 요즘은 맛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게 문제가 아닐까?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찾아 먹다보니, 균형적인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불균형이 몸과 마음에 나쁜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것은 당연한데.. 막상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대로 먹으라는 제안은 하지 않는다. 도리어 정신과에서는 수많은 약을 처방해줄 뿐인데.. 약물요법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대 정신 의학에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당, 비타민, 미네랄이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제시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뇌의 변화를 방치하게 되면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주먹 가득한 약보다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마음의 병을 고칠수 있는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연한 일일텐데 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 라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가지 의아한 것은 제목이였다. 원제를 읽어보니 '음식으로 고칠수 있는 마음의 병'이였는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성인들의 정신적인 병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도리어 원제목이 좀 더 적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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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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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편을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경제학 책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1편이 그럴까? 하지만 역사, 문학, 예술, 철학속에서 경제 원리를 설명했다는 1편보다는 음식, 인물, 금융, 영화같이 좀 더 친숙한 소재가 더 흥미롭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 음식하면 여러 음식들과 디저트, 빵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생각나지만 영국하면 피쉬 앤 칩스나  잉글리쉬브랙퍼스트 정도만 떠오른다. 심지어 피쉬 앤 칩스는 영국에서 먹었던 것보다 호주에서 먹었던 것이 더 맛있었다. 왜 영국의 음식문화는 발달하지 못한 것일까? 거기에도 경제 원리가 숨어있었다. 주어진 제약 조건 속에서 우리가 선택가능한 범위를 예산선이라고 하는데.. 인류 문화의 발전은 이러한 경계안에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농작물 생산에 적당하지 못한 영국의 기후는 제약조건으로 작용하였고, 그들은 음식을 자원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미국 역시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빠른 시간내에 요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패스트푸트 문화를 갖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영국음식은 맛이 없다라는 속설에 경제학을 적용하니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천재적인 작곡가 모짜르트와 절규로 유명한 뭉크에게서도 경제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대공황으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흔들리게 되고 케인즈는 '유효수요 원리'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게 되기도 했지만, 모짜르트의 비극적인 최후 역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귀족들의 지원없이 자유롭게 음악활동을 하길 원했던 모짜르트는 근대사회로의 전환기에 등장한 신흥 중산층에 주목하였다. 하지만 그의 예술 세계를 뒷받침 할 정도로 그들의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던 터라 그는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와 반대로 우울하고 비관적인 작품으로 경제적으로 고통받았던 뭉크는 자신의 작품 세계가 인정되면서 점점 부유해지기 시작했고 점점 그의 화풍은 밝게 변해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전의 작품을 더 높게 평가하였는데.. 이를 기회비용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경제원리는 한 사람의 삶속에서도 그 가치를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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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 - 미래경제의 패권은 결국 어디로 흐르는가
제임스 데일 데이비드슨 지음, 이은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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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퇴의 수준을 넘어 대불황국면이라고 평가까지 등장했던 세계경제속에서 상승세를 이어온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최근에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이들 신흥시장을 브릭스(BRICS)라고 칭한다. 나도 그랬지만.. 보통 이 국가들중에 중국에 포커스를 맞추기 쉬운데..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의 저자 제임스 데일 데이비슨은 브라질에 주목을 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경제 붕괴, 베를린 장벽의 붕괴, 구소련의 몰락등을 예측한걸로 유명한 경제전문가인데, 처음에는 '과연..' 이라는 의구심과 함께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흘러가게 되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여러분과 나 그리고 우리 정부)는 단지 오늘의 삶만을 생각하고 오로지 우리 자신의 편의와 안위만을 추구하여 미래에 사용해야 할 귀중한 자원을 마구 허비하고픈 충동에 굴복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이렇게 우리 후손들의 물적 재산을 저당잡는 행위는 이 후손들의 정치적 및 정신적 유산마저 갉아먹는 행위에 다름없다.

 

아이젠하워가 남긴 이 경고는 시리아 사태보다 더 큰 악재라는 미국 부채 한도 재협상이 위협으로 다가오게 된 원인을 그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부에 넘치는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축적된 부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미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기회는 거의 소멸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그는 거기에 대한 대안으로 브라질을 지목한다. 미국과 가깝고 1년 내내 따뜻한 태양이 비치는 곳.. 브라질. 거기에 엄청난 석유비축량과 전 세계 미개간 경지의 60%, 전 세계 담수의 25%.. 이는 아시아 국가 전체의 담수량보다 많다고 한다. 이런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브라질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화폐는 찍어낼 수 있지만 에너지는 찍어낼 수 없다'라는 이야기는 기축통화국으로서 양적완화를 통해 자국의 위기를 해소하려는 미국과 이용가능한 에너지가 풍부한 브라질을 대조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으로 브라질을 제시하는 구조로 진행되는 책을 읽으면서..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의 비교가 이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자면 브릭스(BRICS)에 속한 국가군들끼리의 비교를 통해 브라질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방식이 어땠을까? 이미 G2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듣는 중국에 역시 식량 인플레이션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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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류행 - 건축과 풍경의 내밀한 대화
백진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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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류행 風景流行]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남도의 시골에서부터 서울, 플로리다, 바라나시, 예루살렘, 아테네, 파리, 로마, 동경, 오사카.. 나 역시 다녀온 도시들도 있고, 오랜시간 살아본 도시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스치듯 아니면 일상의 풍경 한조각처럼 지나갔던 그 곳들에서 이 책의 저자 백진님은 예민한 감수성과 깊은 인문학적 지식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본다. 그런 것이 참 부럽다.
지금 내가 리뷰를 쓰는 이 공간도.. 모니터에서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푸르른 바다가 보인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서일까? 문득.. 얼마전 이 곳을 강타했던 태풍과 함께 그러한 자연환경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순종적이고 체념적인 정서가 떠오른다. 일본의 정원도 그 연장선상속에 있었다. 유난히 광폭한 천재지변이 많고 인간의 통제밖에 있는 자연환경속에서 살아온 그들은 그래도 자신의 정원에서만은 내 말을 따라주는 자연으로 고요하고, 맑고 정돈하여 가꾸고 싶었다라는 것. 에도시대에 그때 사람들은 지진이 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메기를 의인화하여 협상을 하고 달래주고 그러는 우키요에가 많았는데.. 문득 일본의 정원이 우키요에 한장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유난히 풍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몸을 이야기하면서도 풍토적 사고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는데.. 사실 풍토라는 말이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다. 하지만 사전을 뒤져보고.. 점점 책속에 빠져들다보니 그 말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지역의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이르는 '풍토' 여기에는 '어떤 일의 바탕이 되는 제도나 조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는데.. 사람은 자연의 영향에서 절대 자유로울수 없다. 유구한 역사만큼 그러한 풍토가 우리에게까지 깊은 흔적을 남겼으리라.. 저자는 우리의 풍토를 '눈 덮인 대나무'로 이야기한다. 4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몬순적 순종과 함께 변화를 갈망하는 저항이 합쳐져있는게 우리라고 한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와 붉은 악마의 함성이 공존할 수 있는 나라.. 그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뜬금없이 느껴졌던.. 다이내믹 코리아보다는 이러한 이미지가 좀 더 우리나라 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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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 올바른 공부의 길잡이
이이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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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 선생께서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올바르게 공부하는 길을 알려주기 위해 집필한 [격몽요결] 문득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 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홉 가지 모습"과 "아홉 가지 생각"이라는 사람들의 올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 그리고 반듯한 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이이선생은 이 '아홉 가지 모습'과 '아홉 가지 생각'을 공부자리 곁에 써 붙여놓고 때때로 눈여겨 읽어보라고 하셧을 정도이고, 예의에 어긋난 것은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말라 하셨다. 어렸을때부터 유독 엄마는 바른 자세를 강조하곤 하셨다. 그때는 참 성가시고, 귀찮게 느껴지곤 했는데.. 확실히 자세가 바르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주위에 사소한 일들에 산만해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일까? 공부를 하는 것은 성인이 되기 위한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던 이이 선생도 유난히 공부에 대한 자세를 강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머리에 지식을 쑤셔넣는 것으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늘 자신을 반성하며 올바로 살아가기 위해 힘쓰기 위한 인성 역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어떻게 공부하라.. 라는 수준을 넘어, 어버이를 섬기는 법, 장례를 치르는 법, 제사를 지내는 법, 집안에서 생활하는 법, 사람들과 사귀는 법, 사회생활 하는 법까지 세세히 설명해두셨다. 물론 현대에 맞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그 마음가짐만은 지금도 유효할 것이다. 바로..'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라'라는 것. 
특히, 아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실천하고자 하셨다. 책을 읽을때 뜻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모든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찾으라고 말씀하셨다. 이거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저 마음으로 이해하길 바라긴 했지만, 몸으로 실행할 생각까지는 많이 해보지 못했던거 같았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 어떤 거창한 목표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는 다독에 힘쓸것이 아니라, 제대로 책을 읽는 길을 걸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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