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선의 파워 스피치
윤미선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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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활동중의 하나이다. 나 역시도 말하는 걸 꽤 좋아하고, 나름 재치있게 말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중을 상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였다. 그래서 말을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곤 한다. 아니.. 일단 떨지 않았으면.. 조금만 더 여유있는 자세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곤 한다.
이번에 읽게 된 [파워 스피치] 나의 그런 바람을 충족시켜주는 책이였다. 말 한마디로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고,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스피치.. 그런 말하기에 기본은 바로 자신의 말에 대한 확신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프레젠테이션 전에는 늘 불안함속에 감싸여져 있곤 하다. 특히, 전에 나와 함께 대형사고를 쳤던 동료와 함께 진행을 하게 될때면.. 둘이서 그때 이야기를 하며 또 바닷가에서 만나는게 아니냐는 어설픈 농담도 곧잘 한다. 재앙과 같았던 프레젠테이션 후에 '도대체 나의 존재 의의란 무엇인가'.. 라는 철학적 주제를 갖고 바닷가를 헤메있고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동료와 만난적이 있었던 가슴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발표에 나가는데.. 잘 될리가..;;
트리플 스피치라던지 톨민의 말하기 6단논법 같은 스피치 기술과 다양한 팁, 그리고 직접 각각의 방법에 맞게 직접 구성해놓은 다양한 스피치도 유용했지만.. 세상을 움직인 뛰어난 웅변가들의 연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버락 오바마와 오프라 윈프리이다. 두 사람의 강점은 바로 솔직함이다. 멜팅팟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민족 문화가 공존하는 미국에서 오바마는 자신의 가족사를  연결시켜 연설에 녹여냈고, 자신의 실수도 솔직히 인정하고 정체성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사회적 문제로 확대시켜 세상을 변혁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스토리가 살아있는 오바마의 연설은 언제나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그 바탕에는 자기 감정에 자신의 과거에 자신의 인생에 지극히 솔직한 그의 자세가 바탕이 되었으리라.. 오프라 윈프리 역시 진실성이라는 강점을 스피치에 잘 녹여내는데, 이런 모습들은 상대방과 공감하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훌륭한 스피커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는 자신의 말을 책임지고, 지켜나가며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말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내가 스스로 확신과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내 말을 책임지고 발전시키겠다는 믿음을 갖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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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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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오래오래 기억되고 사랑받을 작품들을 남기신 박경리님과 박완서님.. 이 두분의 작품을 어제오늘 읽게 된 것이 참 즐겁다. 이번에 읽게 된 박완서님의 작품은  한편의 소설과 박완서님의 일상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에세이를 함께 담고 있는 [노란집]이다.
페트병에 든 막거리를 싫어하는 영감님을 위해 찌그러진 주전자에 옮겨담아 새참을 내가는 영감님의 마나님. 영감님이 홀로 술을 마실까 걱정스러워 그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할 거 같은 마나님. 함께 늙어가는 마나님의 얼굴을 보며 세상을 뜨고 싶은 영감님.. 정말 '지극한 사랑'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싶었다. 뜨겁고 열정적이고 너 아니면 안될거 같은 사랑은 세월에 흐려진다 해도.. 이렇게 함께 서로 의지하며 위해주며 늙어갈 수 있다면.. 행복하리라.
박완서님의 글들을 읽다보니.. 문득 우리가 얼마나 옛것을 빠르게 지워나가고 있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린시절 유난히 깐깐한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행여 옷깃에 더러움이 조금이라도 타면 금새 갈아입어버리셔서.. 늘 빨랫줄에 걸려져있는 한복들을 보면서 자라난터라.. 요즘의 사극을 보면 옷채 그대로 널려있는게 얼마나 틀린건지 이야기 해주실 분이 이제는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노망을 U턴이라고 표현하시며 육젓을 곁들인 흰쌀죽을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도 말이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우리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
마을의 정신적 지주역활을 하셨다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나의 할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했다. 남녀차별이 당연시 여겨지던 시절.. 어쩌면 가장 유교적인 규율에 물들어계셨을 할아버지께서 사랑하는 손녀의 이름 '완서'를 지으시려고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시던 모습도, 방학에나 돌아오는 손녀를 위해 양력설을 챙기게 되신 이야기도 다 그러했다.
그렇게 사랑받은 기억이 그녀가 힘들고 삶이 비루해지는 고비때마다 힘이 되었다라고 표현하셨는데.. 나도 그런 기운으로 살아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친가에서는 막내손녀딸로.. 외가에서는 첫째 손녀딸로.. 태어난 나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셨던 두 할아버지.. 명절이면 맛있고 따듯한 음식을 먹이시려고 당신 무릎을 늘 내주셨던 친할아버지의 따듯한 온기도, 서울에서 온 손녀가 행여 심심해 하지 않을까.. 방금딴 호박을 손에 쥐어주시며 수퍼에 가보라던 외할아버지의 즐거운 장난도.. 물론 수퍼에 미리 언질까지 해주셔서 어린시절의 나는 시골에선 호박을 갖고 가면 맛있는걸 담뿍 주는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ㅎ 그렇게 사랑받고 귀여움 받던 기억들이 삶을 사는데 참 큰 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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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 들녘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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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진 들녘.. 책을 읽는 내내 참 묘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조금은 작위적인 설정속에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며 얽혀가는 등장인물, 거기다 사촌오빠와의 사회적으로 용납될수 없는 관계와 겁탈과 불륜까지.. 어떻게 보면 출생의 비밀과 불치병정도면 더한다면 막장드라마로 손색이 없을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말미에 있는 작품해설을 읽으니 통속적 주제와 작위적 구성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확실히 그런 느낌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심지어 이 작품의 발표시기는 1961년대였으니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이 아니였을까 한다.
그래도 역시 박경리님의 작품이구나 싶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이 너무 뻔한 성격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과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어느정도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제시대나 4.19 혁명같은 굵직한 사건들도 등장인물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으면서도 이를 너무나 심각하게 반영하지 않는 것도 그녀답다는 생각이 든다. 박경리님의 작품을 읽을때면 역사적 소용돌이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그러한 꼿꼿함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게 만든 인물이 바로 송노인이였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슬픈 가족사를 갖게 된 그는.. 거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 선택에 자신의 손녀를 비극적인 삶으로 몰아넣게 된다. 지극히 비합리적이였던 그의 몰락은 단순히 그의 가문의 종착점을 넘어 한 시대의 종말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여, 그와 대치점에 있던 현대문명이 그렇게 아름답고 빛나는 것만은 아니다. 박경리님은 물질문명의 그림자를 제대로 짚어내고 있었는데... 가치관의 충돌과 혼재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 이 소설의 한 축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소설.. 사무엘 리차드슨이나 헨리필딩의 작품에서 농촌사회의 전통적 가치관과 도시사회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가치관의 충돌을 그려내는 걸 자주 접할 수 있었는데.. 그때도 여성의 순결이 주요한 화두가 되곤 했다. 빠르게 산업화 도시화 되는 사회속에서 전통사회의 단단한 규율과 보호 혹은 억압아래 있던 여성들이 상처받고, 심지어 그 상처들이 사회속에서 드러나는 것.. 아무래도 그런 모습이 기존 사회질서의 붕괴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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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Lifestyle Icon 1
구리하라 하루미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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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구리하라 하루미를 알게 된 것은.. 바로 이 책에서도 소개되었던 '맛보기 컵'때문이였죠. 요리는 못하면서 맛난 음식은 좋아하는 터라.. 늘 옆에서 맛보는걸 좋아하는데.. 국자는 뜨겁기 쉽고, 또 다시 국안으로 들어가니 위생상도 그렇잖아요. 수저로 번번히 맛보다보면 설겆이 통에 수저만 가득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던 중 이 아이디어를 보고 바로 남편의 에스프레소 컵을 꺼내들게 되었었죠. 그 후로 교토를 여행하던 중 다이마루에서 그녀의 요리 솜씨에 반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읽게 된 [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그녀의 매력에 빠져버렸네요.
특히.. 화장대 앞에 서면 그녀의 이야기가 자꾸만 생각이 나요. 깨끗하게 씻는 정도로 피부를 관리하던 그녀가 50대 후반이 되어서야 친구의 말에.. 화장품을 챙겨바르게 되는데.. 이 역시 딱 그녀답습니다. 2mm두께로 크림을 바르고 "기미야 사라져라!!"라고 간절히 주문을 읇조리는데.. 이게 참 효과가 있다네요. 저도 모르게 어제 화장품을 바르면서.. "피부야 좋아져라!!"고 중얼거리게 되는 전염력까지 있던걸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기는 일상을 행복으로 물들일줄 아는 그녀는 고양이가 스툴에 발톱갈이를 하는 것에도 짜증을 부리기보다는 긍정적으로 풀어낼 방법을 찾아냅니다. 꽃과 잎모양으로 자른 천으로 아플리케를 하여.. 도리어 고양이가 흠을 만들어내면 오옷.. 어떻게 만들어볼까? 라는 즐거운 고민속에 빠지게 되는거죠. 저도 강아지를 여러마리 키웠던터라.. 늘 옷이 떨어져 있으면 그 위에, 떨어져 있지 않으면 끄집어 내려서 그 위에 주저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면.. '니들 엉덩이만 소중하다 이거냐!!!' 하면서 짜증을 낼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러고 있던 모습들이 마냥 그리운걸 보면.. 괜히 미안하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즐거운 일을 가득 만들어낼 줄 아는 여자. 그런 분의 책이라 읽는 내내 따듯하고 즐거운 기분이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 참 좋았어요. 저도 정말이지 그런 분위기를 전해주는 사람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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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힘 -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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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라는 완구업체 회장의 장례식날.. 회장의 두 아들 사이의 권력다툼으로 결국 장례식을 진행을 책임지게 된 신은 정체불명의 노인을 만나게 된다. 친척들의 배신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은 신은 조문온 거물들에게 얼굴도장을 찍으며 인맥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라고 말하는 노인.. 그를 애써 외면하는 신에게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쿨하다고 하지 않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쿨하다'라는 말은 탈출구가 없던 흑인노예들이 자포자기한 심정을 표현할때 쓰던 말이라고 한다. 노예생활을 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쿨하다'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겁쟁이거나, 남의 시선을 엄청나게 의식한다는 뜻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이 참 기억에 남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역시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일 앞에서 애써 난 쿨하니까.. 하며 관심없는 척 했던 거 같아서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조차 그렇게 행동해왔던게 아닐까?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은 원더랜드의 숨겨진 창업주 조노인이였는데.. 회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그를 만나게 된 신은 '4명의 친구를 만들라'라는 숙제를 받게 된다. 삶이란 그저 제로섬 게임일뿐이라고 생각하는 신을 위해 조노인이 주는 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실천하기에는 참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친구를 만들기 위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은 '받고 싶으면 먼저 줘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도 좋아한다' 그리고 실천가능한 방법으로는 관심, 먼저 다가가기, 공감, 진실한 칭찬, 웃음.. 처음에는 지분 위임장에 사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던 그는 어느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는데..
관계라는 보이지 않는 끈에 이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은 그 끈들을 가꾸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책 [관계의 힘] 특히,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맥이 아니라, 도리어 인맥의 과부하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까지 있었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관계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한편의 이야기. 물론, 모든 관계가 소중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일은 수없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계를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말이다.. '똥을 밟으면 신발을 씻으면 된다'라는 조언을 떠올리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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