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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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이 책을 읽다보면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the chimnet sweeper"가 떠오른다. 산업화가 절정에 이르던 영국의 런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사회의 붕괴로 빈민들이 도시를 떠돌게 되고, 어린 소년들은 굴뚝 청소부로 팔려가곤 했다. 반짝 반짝 빛나야할 금발머리가 금새 재로 물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윌리엄 브레이크의 시가 그려낸 상황이 21세기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이 놀랍기도 하다.
브릭스(BRICs)의 한축으로, 중국에 이어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심지어 21세기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 하여 이 두국가를 묶어 친디아(Chindia)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는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워싱턴포스터를 거쳐 뉴요커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캐서린 부는 인도 최대의 도시이며 국제무역항과 국제공항이 위치한 뭄바이의 빈민가 안나와디를 4년간 취재해 책으로 묶어냈다. 개인적으로는 오래간만에 만나보는 르포르타주(사회현상이나 사건을 충실히 기록하거나 서술하는 보고기사 또는 기록문학)의 수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안나와디는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화려한 호텔 다섯 채에 둘러싸여 있는 지역인데.. 그 곳에 아이들은 "우리 주변은 온통 장미 꽃밭이죠. 우리는 그 사이에 있는 똥같은 존재고"라고 표현한다. 그렇게 자조적인 표현이 참 가슴이 아팠다. 거기다 스스로 세상을 떠나버린 아이에 대해 '세상이 허용된 삶에 질려버린거지'라고 말하는 동네사람들의 이야기에도 참 입맛이 쓰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르만 헤세나 류시화님의 여행에세이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나부터 인도하면 신비로운 이미지를 간직한 영적인 나라라는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심지어 인간다운 삶에 대한 기대조차 갖기 힘든 인도 빈민층을 다룬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봐놓고도 그런걸 보면..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곳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고.. 누구나 자신의 삶이 행복하길 바라기 마련일텐데.. 이 책을 읽으며 인도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막연한 이미지부터 지워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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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를 메고 산으로 간 거스 오비스턴은 왜?
데이비드 제임스 덩컨 지음, 김선형 옮김 / 윌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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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사랑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아 천부적인 재능을 자랑하는 거스 호비스턴의 이야기. 오로지 낚시만을 하고 싶어서, 어느 강가의 고립된 오두막으로 떠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게 되죠. 저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하루종일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고 싶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지내보면.. 그 생활이 딱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고 할까요? 외로운 생활속에 지쳐가던 거스는 심지어 이게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던 것일까 라는 의문마저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의문에 대한 답조차 맑은 강물에서 찾아나가는 이야기.
사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꽤 많은 분량과 조금은 어렵게 다가오는 이야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배경으로 슈베르트의 '숭어'를 틀어놓고.. 거울같이 맑은 강물에 뛰노는 숭어와 흙탕물을 일으키는 젊은 낚시꾼을 떠올리기도 했죠. 하지만 한장 한장 책을 넘겨갈수록 제 마음도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자신의 인생의 길을 따라 걸어나가는 거스에게 흘러가는 것 같았어요. 한때 이런 영화가 있었죠.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 사실 전 지금까지도 그 답을 잘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 굳이 사람들이 좋다는 그 길만을 따라 갈 필요가 없어서가 아닐가..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삶.. 그것이 아닐까 하고요. 이 책을 읽고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낚시에 빠져 살지만.. 낚시꾼이 아닌 거스라고 불리고 싶은 청년. 물고기를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청년. 넓은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처럼 성장해가는 청년을 만날 수 있는 책.. [낚싯대를 메고 산으로 간 거스 오비스턴은 왜?] 사랑과 가족 그리고 자기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생각나기도 했다죠.
책을 다 읽고 이 책을 영화한 작품 [The River Why]을 찾아보았는데.. 정말 인상적이였답니다. 한동안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를 참 좋아했고, 책을 읽으면서도 그 영화를 떠올리곤 했는데.. 비슷하면서도.. 뭐랄까, 청량한 자연과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포크음악이 어우러져서 책에서 받았던 느낌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 참 좋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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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생각 - 창의력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마이클 미칼코의 최신작!
마이클 미칼코 지음, 박종하 옮김 / 끌리는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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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에 관한 책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창의력 전문가 마이클 미칼코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는  창의력 사고기법을 연구하는 글로벌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그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추려 이 책에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정도로 마치 강의를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구성과 쉴새없이 훈련을 해야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훈련에 참여하기 전에 먼저 내 생각을 나열해보기도 해야 하고, 생각을 바꾸는 실험을 풀다보면 어느새 책을 읽던 중이라는 생각마저 저 멀리 날아가기도 했다. 그만큼 '58가지의 창의적 실험'에 푹 빠져 직접 생각하고 고민하며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듯한 제목 [생각을 바꾸는 생각]의 원제는 Creative Thinkering인데.. ing를 붙여서 능동적인 의미와 지금 현재 지속되어야 하는 것을 강조한 듯 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정말 제목이 창의적이고, 그가 지적한 말하기 방식에 대한 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일관되게 '개념 뒤섞기'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언어에도 해당된다. 언어를 먼저 바꾸어 생각과 감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그것이 쌓여 지금과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Creative Thinking도 아닌 Creative Thinkering..  원제도 한국제목도 정말 독특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시작하는 책이다.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도 있다. 이전에 읽은 창의력에 대한 책..[이매진]에서는 손쉽게 딸 수 있는 낮은 곳에 열린 열매는 이미 다 사라졌다라고도 표현했다. 확실히 지금 세대가 창의성이라는 면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 아닐까?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생활속에서 접할 수 있는 서로 다른 대상들을 연결하고, 혼합하고, 융합하는 것이 창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도리어 그 소재들은 무궁무진해진 세대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요즘의 교육은 정답을 찾는데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답.. 스페인어에서 정답을 뜻하는 단어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부르는 노래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저 정답을 찾는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대상 사이에서 새로운 범주와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 사실 나도 참 부족한 부분이고, 그래서 더욱 더 이 책의 다양한 훈련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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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이성
리처드 래저러스 외 / 문예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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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이성.. 보통 비합리적인 것과 합리적인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특히 나 처럼 스스로를 감정적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으로.. 둘 사이에 순서를 정해놓기도 하고, 때로는 이성으로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감정과 이성]을 읽으며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과 이성은 절대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였다. 도리어 이성이 있기에.. 지능을 가진 존재의 사고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감정이였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정은 '개인적 의미의 산물'이라는 것과 '모든 감정은 우리 모두가 금방 인식할 수 있는 뚜렷한 극적인 플롯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감정이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우리가 다 인지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각자가 평가한 것이고, 또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개인의 정체성이 감정 생활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마련인데.. 개인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이성이 배제될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감정의 플롯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의 상당부분을 , 선망, 질투, 불안,공포, 죄책감, 수치심, 안도감, 희망, 슬픔과 우울, 행복감, 긍지, 사랑, 감사, 동정심, 미학적 경험의 감정 등 인간의 15가지 인간 감정에 대한 임상 사례에 대한 연구에 할애 되어 있다. 이를 읽다보면 때로는 나의 이야기 같아서 조금은 불편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나 자신의 감정변화를 조금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 관찰을 통해 도리어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래서 감정에 관심을 갖어야 한다고 이들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사람 마음이라고 하던가.. 정말 나의 변덕은 그 수준을 넘어서서.. 나는 내 감정을 상당히 불신하곤 했다. 하지만 그 감정의 주체 역시 나였고, 나만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미가 반영된 형태인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의 감정들에 좀 더 관심을 갖어야 겠다. 그래야 내가 항상 믿고 의지해오던 이성에 진정한 힘이 실린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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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이야기 - 쇼핑, 관광, 한류의 최전선
최영수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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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단어이다. 그래서 한국 면세 산업에서 30년을 일해온 최영수님이 면세업은 유통업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쇼핑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말하는데 적극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면세점에 들어가면 정말이지 행복하다. 온갖 럭셔리한 상품들을 저렴한 (물론 상대적인 기준이긴 하지만..)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니 말이다.
우리나라 면세산업은 이 책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통계가 아니라도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지라 경험적으로 그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양과 질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면세산업을 이끌어온 동력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위치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 여행 산업의 큰손들을 이웃으로 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면세 산업은 80년대까지는 일본관광객들이 성장의 동력이 되었고,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엔터투어먼트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한류열풍 역시 한몫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88올림픽과 해외여행 자유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이 한국 면세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 왔다. 따라서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을 위한 상품 구색을 맞추는 것이 또 하나의 주요한 전략이다. 초기.. 주류와 담배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에서 이제는 다양한 럭셔리 제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변모한 면세점을 발판으로 쇼핑 관광 1번지로서 대한민국이 자리잡는다면, 이를 한국 문화 유적 경관 관광으로 연결시키는 선순환의 고리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그의 제안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의 면세점 경험을 럭셔리 브랜드들과 녹여낸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었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 '5tive' 경영철학도 인상적이였다. 특히 Take the initiative.. 경쟁자들과 차별화 되는 전략을 수립하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데.. '~할 시간이 없어'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몸의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상황에서 차별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두뇌의 역량이고.. 다양한 활동을 병행할 때에만 그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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