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급은 없다 - 부속인간의 삶을 그린 노동 르포르타주 실천과 사람들 5
레그 테리오 지음, 박광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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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나 산업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되면서 사람들이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를 기반으로 정보와 지식에 의존하는 정보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 사실 이것은 사회의 진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라고..
하지만 30년 넘게 샌프란스시코 만에서 부두노동을 해온 레그 테리오는 노동 르포르타주 [노동계급은 없다]를 통해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회적 진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자동화로 육체노동을 하는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은 일거리마저 다른 나라로 보내지는 것을 진보에 이의를 제기하고 땀방울을 흘리는 노동에 대한 향수로 생각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일자리를 중국에 수출하고 그곳에서 생산된 상품을 다시 수입하면서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서부의 방대한 지역이 사양산업지대로 쇠락하며 가족, 지역사회 지방의 경제적 문화적 가치는 쇠락해버린 공장들처럼 무너져버렸다. 오랜시간 온몸으로 살아온 노동자인 그의 눈에 그런 모습들이 그저 기계화와 자동화에 밀렸고, 이는 사회의 진보의 한 모습으로 보일리는 없다. 그리고 나 역시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가계화와 현대화로 작업과정을 줄이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실직을 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여 남겨진 노동자의 삶은 향상 된 것일까? 그것 또한 아니였다. 기계화와 현대화는 그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소유자를 위한 것이였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노동계급은 이제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다보면, 왠지 다음은 어느 계급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공장들이 좀 더 싼 노동력을 찾아 이전을 할때, 육체노동자들의 투쟁에 사무직 노동자나 기술자들은 자신들의 직업은 안전하게 유지될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심지어 지금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업종들이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들은 이것 역시 사회의 진보의 한 단면이라며 툴툴 털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러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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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 지구인이 알아야 할 인류 문화 이야기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이경덕 지음 / 사계절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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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머나먼 우주에 아름다운 고리라는 행성이 있다. 발전된 과학문명을 갖고 있던 그들은 자신들의 행성의 자원을 다 소모해버리고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그 오랜 전쟁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행성을 찾게 된다. 그 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여기까지는 보통의 SF영화와 참 비슷하다. 하지만 지구를 정복하려고 하는 다른 외계인들과 다르게 그들은 평화를 원하고 지구인의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을 파견하여 지구인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가 담겨져 있는 책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이르요론트 부족은 19세기까지도 석기시대의 문화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선교사들이 그들에게 다가가고 예배에 참여하는 여성들에게 쇠도끼를 선물하면서 부족의 질서와 문화 그리고 풍습이 무너지게 되고, 평화마저 붕괴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고리의 외계인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 역시 지구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어쩌면 서구중심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는 문화를 발전이나 진화와 같은 원리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전의 기준은 다양하고.. 문화는 서로 교류하고 주고받으며 변화해온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런 문화상대주의를 위트있게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문화상대주의는 그 자체가 절대주의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단순히 종교가 혹은 그들의 문화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구조주의의 입장에서 그들의 사회를 관찰해보면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자연환경이 척박하여 인구의 극격한 증가를 막아야 했던 지역에서는 일처다부제, 전쟁이 자주 벌어져 남자들이 많이 죽던 지역은 공동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부다처제가 유지되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나 이슬람의 돼지혐오를 단순히 교리의 차이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의 자연환경과 공동체유지를 위한 측면으로 보니 상당히 합리적이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종교적 장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낸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 인류학을 이토록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 있을까?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화, 문명 뿐 아니라 언어의 상징성, 젠더, 성인식, 놀이, 종교, 정치, 경제.. 정말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면서도 지식과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거기다 어떻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지구의 미래가 아름다운 고리의 그것과 같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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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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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둔 후.. 20년동안 집밖으로 나가지 않은채 살아가고 있고, 220~27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갖고 있다는 어느 은둔자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책.. [무게] 이 책의 원제는 Heft인데 이는 단순히 무게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짐이 되는 것.. 고통스럽게 짊어지고 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진지하고 심각하며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가 사용하는 무게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삶의 주는 무게와 한편으로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 시선이 주는 무게감도 떠올랐다.
20여년간 집안에서 은둔한 아서 오프는 한때는 진보적인 대학의 교수였다. 그 시절 제자로 만난 샬린 터너.. 그녀와 함께한 몇달의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그는 그 후로 그녀와 편지왕래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물론 자신이 숨기고 있었던 비밀은 감춰둔 채 적당히 세상이 정해놓은 정상인의 삶과 비슷하게 꾸며 편지를 쓴다. 상당한 유산덕에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가며 은둔생활을 이어가던 그에게 샬린이 전화를 하고 자신의 아들을 만나달라는 부탁을 한다. 어쩔수 없이 그는 고백의 편지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녀가 자신을 거부할수도 있다는 불안함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긴 시간동안 방치해놓은 집을 청소해줄 사람을 고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고립되었던 그의 삶이 조금씩 변화해간다.
어떻게보면 그보다 더 고독하게 느껴지는 인물이 바로 샬린 터너였다. 루푸스라는 질병을 갖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던 그녀.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문을 열지 말고 경찰에 전화하라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을 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신경쓰던 그녀는 야구에 재능을 갖고 있는 아들조차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더 그녀에게는 이상향과 마찬가지였을 아서의 진실을 받아들일 힘조차 없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 가식적인 관계가 그들을 더욱더 고독하게 고립시켰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혹은 사회가 바라는 그 어떤 모습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수용하지 못했던 두 사람이기에 더더욱 삶의 무게가 자신을 옥죄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자신을 봐도 당황하지 않아 아서에게 용기가 되어 주었던 욜린다와 샬린 터너의 아들 켈 켈러.. 이 두사람을 통해서 마치 영화처럼 어떤 극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는 오롯이 자신만의 몫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어린 소년인 켈 켈러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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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Simple - 일상과 비즈니스에 혁신을 가져오다
앨런 시겔, 아이린 에츠콘 지음, 박종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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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할때.. 우리 팀장님이 제일 자주 하시는 말이 바로 Let's make it simple! Back to the basic!이다. 1970년대 대출약정서를 단순명료하게 만든 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 '쉬운말 지킴이 Mr.Plain English'이라는 별명을 얻은 앨런 시겔. 그리고 단순함을 비지니스의 목표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아이린 애츠론이 함께 집필한 <심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회의때마다 늘 세뇌당하다시피 듣던 말이 비지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직접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덕분에 막연히 '아.. 단순하게 해야 하는데..' 라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투명함(핵심을 드러내는 것), 명료함(단순하고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유용성(원래의 목적에 충실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세가지 요소를 갖추면 우리가 늘 요구받던 심플함이 완성되는 것이다.
단순함.. 이것에 대한 몇가지 오해를 일단 해소해야 한다. 단순한 것.. 하면 나이든 사람들이 원하는 무엇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리어 젊은 소비자들이 "단순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포장이 간단하며 쓸데없는 요소를 줄인"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단순한것을 진실한 것으로 이해하곤 하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애플의 포트폴리어가 아닐까 한다. 복잡한 기능들을 뒤로 숨기고, 화면 구성도 아이콘으로 시각화하여 보여주고자 한 스티브 잡스. 애플의 전 최고 경영자 존 스컬리는 잡스를 미니멀리스트(최소한의 요소만 사용해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평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존 스컬리가 강조한 또 하나는 바로 단순화 하는 것(simplified)과 간소화 하는 것(simplistic)은 다르다는 것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단순하게 접근함으로써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 트레이더조스, 인앤아웃버거의 사례만 보더라도 단순함이란 바로 핵심부터 시작하는 것이지, 간소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비지니스는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것.. 즉 '경험'을 다루고 있다. 이런 비지니스 환경에서 더욱 단순함은 빛을 발하게 된다. 사례로 등장한 클리브랜드 클리닉에 대한 이야기는 세미나에서 자주 접해서 더욱 이해하기 쉬웠고.. 나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기도 하였는데, 특히 이를 고객의 경험의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것으로 이해하니 좀 더 명확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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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전략으로 싸우라 - 최선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절대 강자들의 세상
김종춘 지음 / 아템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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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다는 말로는 부족한 세상.. 정말 그렇다. '강한자가 이기는게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것이다'라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전략으로 싸우라>의 저자 김종춘님은 성경의 잠언을 빌려 답을 했다. 바로 "너는 전략으로 싸우라 승리는 지략이 많음에 있느니라"_잠언 24장 6절
경제는 총성없는 전쟁이라고도 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그 전쟁터에서 매일 실전과 같은 전투를 벌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비유적인 표현을 말그대로 해석하여,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었던 여러 전쟁들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을 찾아내었다. 그것은 바로 '정보', '혁신', '완주', '절제'이다. 처음에는 '혁신'이 가장 중요한 테마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에 못지 않게 '정보'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였던 전투는 바로 세계 2차 세계대전때 있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다. 이 전투의 경우에는 정보와 완주 부분에서 소개가 되는데, 정보가 갖고 있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전력을 극대화하고 상대방의 전략을 극소화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보작전이다. 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영국군은 자국에 침투한 독일스파이를 회유하여 이중스파이로 만들어 거짓 정보를 흘린다. 한편으로는 독일이 스파이에게 요구하는 작전을 역추적하여 그들의 전쟁전략을 파악한다. 또한 '민스미트' 기만작전과 역정보, 양동작전등을 다양한 정보전을 통해서 전세를 승리로 바꿀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요즘은 정보가 넘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도리어 기민하게 정보전을 하는게 어려워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도 하였다.
또한 혁신편에서 재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2차 세계대전에 있었던 미국과 일본의 전투에서 니미츠의 전략이 여기에 해당되었다. 이전에는 해전의 중심이 군함이였지만,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상당수의 군함을 잃은 상황이라 전투의 중심을 전투기로 옮겨간 것이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렇게 재정의를 통해 비지니스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이끌어낸 다양한 예를 찾아볼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일하는 업계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어느정도 한계점에 다달았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재정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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