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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어떤 책을 읽는가 -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책 읽기
박경옥 지음 / 작은씨앗 / 2014년 1월
평점 :
매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여름휴가 때 CEO가 읽을 책'을
발표하면 몇 권 정도는 챙겨보곤 했다. 경제경영과 인문분야에서 선정되는데, 리더가 갖추어야 할 것 같은 명제에 충실한 책뿐 아니라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들도 참 좋다. 작년에는 <술탄과 황제>를 골라 읽었었는데 덕분에 정말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다. <CEO, 어떤 책을 읽는가>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박경옥 수석이 엄선한 30권의 책과 그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사람을 본다는 것은 견見, 관觀, 진診의 삼단계가 있으며 그 중에 상대를 믿고 가장 깊은 곳까지 지켜보며 그가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진심이 담긴 ‘진診’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진실의 반대는 편견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사람을 볼 때 쉽게 편견의 안경을 쓰곤 한다. 그래서 <생각>이라는
책에서 공자와 안회와의 일화도 기억에 남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인데, 그저 첫인상만으로 혹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드러커 100년의 철학>에서 피터 드러커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거의 유일한 자원이 시간이라고 하였다. 나 역시 그 말을 늘 다이어리에 적어놓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시간
말고 또 하나를 꼽으라 하면 사람이 아닐까 한다. 특히 리더가 된다는 것은 바로 사람의 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존중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 과연 그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인생에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과
나의 인생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 내려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심플하게 산다>는 아직도 스스로의 차고 넘치는 욕심 때문에 함정에 빠지곤 하는 나를 경계하기 위한 책인 듯 했다. 제일 재미있게 읽은 것은 바로 <닿는 순간 힘이 된다>이다. 늘 손을 잡고 다니던 노부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손을 잡고 다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상대의 손을 ‘꼭꼭꼭’ 누르면 ‘꼭꼭’이라는
답이 돌아온다고 한다. 꼭꼭꼭은 ‘사랑해’이고 꼭꼭은 ‘나도’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 신호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는 이야기였다. 결혼을 하고 나서 거의 일년이 지나서였던가, 낯을 가리기도 하고
그렇게 살갑지 않는 성격 탓에 시부모님과 여전히 서먹서먹 했었다. 가족끼리 골프를 치러 갔을 때 어머님이
유난히 얇은 옷을 입고 계셨는데 나도 모르게 뒤에서 안아드리면서 안추으시냐고 말을 건낸 적이 있었다. 아직도
어머님이 그때 이야기를 가끔 하시는 걸 생각해보면 접촉이 갖는 힘이 느껴지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접촉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통의 방식이고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한다. 시부모님과도
좀 더 다정하게 손을 잡아볼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나도 남편과 손을 잡고 다닐 때 이런 행복한
대화를 나누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