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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인류라고 하는 거대한 집단은 꼭 이기적인 존재는 아니다. 대략 서른 줄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거창한 꿈을 접고, 대개 자신이
독립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잊는다. 실제로 인간들은 주로 타인을 위해 살고, 힘든 노동을 참고 살아간다. 하지만 오직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결심한, 재능 있고 고집 센 사람도 몇몇 있다."
조지오웰의 작품에서 인용된 글인데, 세스고딘이 <이카루스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도 자신의 책 안에 이 내용을 인용해놨을 것이다. 한번쯤은 태양과 너무 가까이 날아서 죽은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깃털과 밀납으로 만든 날개를 갖고 미로에서 탈출하던 이카루스와 그의 아버지 다이달로스. 이카루스는
아버지가 높이 날지 말라고 했던 경고를 무시했다가 결국 바다로 떨어져 죽게 된다.
이 신화는 우리에게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데, 세스고딘은
여기에 중요한 내용이 누락되었다고 말한다. 바로 다이달로스가 한 경고는 단순히 너무 높게 날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높게는 물론, 너무 낮게도 날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너무 높게 날면 안 된다는 것만을 기억하고, 도리어
너무 낮은 기대와 소박한 꿈 그리고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를 안고 살아간다. 거기다 너무 높이 날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혹여 그러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봐 지나치게 낮게 날고 있다. 그래서 세스 고딘은
현대사회를 겸손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라고까지 말한다.
표준화되고 산업화된 시대에서는 사실 개인이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정답을
잘 찾고 지시에 잘 따르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인간성을 포기하면 산업사회에 편입되어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연결경제가 판세를 뒤집으면서 그러한 안전지대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세스 고딘은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바로 ‘아티스트적인
자세’라고 말한다. 사실 나 역시 아티스트라는 답을 보고
많이 당황했었다. 보통 아티스트 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 때문이었는데, 그는 아티스트를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의 궁극적인 본질은 이러한 것이 아닌가 한다. 내가
당황했던 것 역시 아티스트적인 자세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글쓰기에 대해서 그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들려준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아무래도 나도 서평이라는 것을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사실 나 자신을 드러내면서 글을 쓰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자주 글을 쓰라고 말한다. 그러한 부담감이나 저항감이 있는 방향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위험에 내모는 것이 도리어 자신이 갖고 있는 틀을 깰 수 있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책을 출판하고 수많은 평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읽은 30개의
글 중에서 단 한 개의 부정적인 의견에 붙들린 적이 있다고 한다. 그 후로 글을 쓸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리지만 그는 다시 책을 펴내기 시작했다. 힘든 도전을 외면하지 않고 더 높이 날아오르려고 노력했기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이며 글로벌 베스트 셀러 저자인 세스 고든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