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감정에 서툴까? - 감정 때문에 사람을 잃고 일을 망쳐본 적이 있는 이들을 위한 감정조절 해법
이지영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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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하는 면도 많고, 스스로 돌아봐도 지나치게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아서 이 책이 참 읽고 싶었다. 바로 < 나는 왜 감정에 서툴까? > 이 책에서는 감정은 생존과 적응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말한다. 특히 우리는 감정을 통해 주변의 자극이나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오후에 다녀왔던 유명한 정원에서도 나는 피곤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내 상황이 그 아름다운 풍경을 편안하게 즐기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원에 있는 사람들 중에 그런 느낌을 받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감정들은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정확하게 짚어주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감정에 지금 내가 피곤하고 지쳐있구나라고 판단하기 보다는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 애써 내 감정을 추스르려고 했다.

감정은 수많은 선택지와 문제상황 속에서 우리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결정을 어려워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다. 그 이유를 이성적이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 바로 자신의 감정에 무디고 제대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도리어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특히 결정을 못할 때는 다 갖고 싶거나, 아니면 다 별로일 경우가 많다. 내 감정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는 감정적이라고 보다는 지나치게 무디거나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특히 마음에 걸렸던 이야기는 감정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여긴다면 이는 스스로가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감정적이라는 것을 늘 이성적이거나 현명한 것과 정 반대의 개념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나는 그저 내 감정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할 수 없는 서툰 사람이었던 것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내 감정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감정 조절 방법 질문지를 통해 감정 조절 방법을 프로파일링하고 해석하는 과정도 있었고, 다양한 조언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결국 그러한 방법들은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특히나 오리지널 감정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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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 능력이다 - 30초 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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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인가? 육성회장 딸이라고 우세한다는 이유로 유난히 날 싫어하던 선생님이 있었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 행실이 겸손과는 1억 광년의 거리가 있었기에 그 선생님이 마냥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런데도 그 선생님이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나에게 뭐 그렇게 말갛게 쳐다보니?”라고 했기 때문이다. 의아해서 국어사전까지 뒤져봐도 그렇게 나쁜 뜻은 아니던데, 국어선생님이셨던 그 분이 선택한 그 말이 불쾌한 눈빛이나 차가운 분위기와 어울려 유난히 나쁜 기억으로 남았다. 갑자기 이때의 추억이 떠오른 이유는 바로 <잡담이 능력이다>라는 책을 읽게 되어서이다.

사교성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탓에 나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난히 말이 없고 상대를 바라보고만 있을 때가 많다. 친구들은 너는 눈이 커서 부담스럽다라고 하던가 눈동자가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놀리곤 하는데, 그럴 때면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잡담도 친해져야 하는 나의 성격 탓인가 정말 이 책의 제목이 진리처럼 다가왔다. 잡담도 배워서 익혀야 한다니 조금 난감하기도 하다. 그러나 잡담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키워드이고, 나는 눈으로 내 마음을 전하는 재주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을 통해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을 찾아내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장 편해 보이는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청량캔디를 갖고 다니면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도구로 사용하는데, 내 가방에는 언제나 초콜릿에 있기에 나 역시 쉽게 활용할 도구가 될 것이다. 또한 연상작용을 이용한 방법도 있었다. 출근을 거의 걸어서 하는데, 그때 음악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게임을 활용해보면 좋을 듯 하다. 즉 하나의 표제로 연상할 수 있는 다양한 화제를 찾아보는 게임인데, 이를 활용하면 잡담의 공간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거기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사는 잡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사를 잡담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데, 그 것 역시 연상작용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마음가짐이다. 잡담에는 말솜씨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왜냐하면 잡담에 있어서 상대가 흥미로워하는 이야기는 절대로 빗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일문일답이 아닌 패스게임처럼 대화를 진행하고, 눈앞에 있는 상대의 보이는 부분을 칭찬하는 것에는 아무래도 상대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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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
앨리스 먼로 지음, 황금진 옮김 / 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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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 날 <런어웨이> 부제와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귓가에서 사이먼 앤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거의 조건반사 식으로 더스틴 호프만이 등장했던 영화 졸업의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펼쳐졌다. 책 표지부터 너무나 감각적으로 다가왔던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 다행히 첫 단편이 <런어웨이>여서 내가 읽고 싶은 것을 찾아 책장을 더 넘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금새 그 감각적인 설렘은 앨리스 먼로가 건조하게 그려내는 평범한 일상 속으로 매몰되어 갔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라크를 따라 도망쳤던 칼라 역시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극히 평범한 시간 속에서 아니 이제는 삶에 찌들어 가고 있는 그녀가 다시 한번 설렘을 꿈꾸며 또 한번의 일탈을 꿈꾸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담담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내는 앨리스 먼로는 나에게 평범하기만 한 일상 속의 특별한 편린을 전해주었다.

또한, 줄리엣이라는 여인의 삶 속에 점점이 찍혀있는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세 개를 골라 단편으로 그려낸 듯한 연작 <우연> <머지않아> <침묵>도 그러했다. 사랑을 따라 떠나갔던 소녀가 어느새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돌아오고 이제는 사랑을 찾아 떠나간 딸을 기다리는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너무나 특별하고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너무나 담담하고 평범한 일상처럼 흘러가는 느낌을 준다. 이 이야기를 다시 읽을 때는 드뷔스의 ‘La mer’를 배경으로 깔고 읽었는데 소설과 음악이 점점이 찍혀나가는 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제일 마음에 드는 단편은 <>이었다. 옮긴이의 말을 보니 처음 이 책이 <떠남>으로 출간되었을 때 <허물>, <반전>, <>이 빠졌었다고 하는데, 만약 그때 이 책을 만났다면 정말 억울했을지도 모른다. 제외되었던 세가지 단편이 다 좋았고, 특히 바둑판을 보는 듯한 <>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바둑은 바둑판을 어느 방향으로 보느냐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역시 누군가의 시점을 빌리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묘미가 있었다. 

살아보니 삶이라는 것이 그러하다. 어쩔 때는 2ne1의 노래처럼 내가 제일 잘 나가가 나의 주제가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이 사는 것은 다 비슷비슷하다. 오죽하면 동화책 속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은 “Happily ever after”로 끝나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 특별한 순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특별한 순간의 마법은 깨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벌써 3권째 만나게 된 앨리스 먼로의 소설이 때로는 성인용 동화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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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 - 가난을 고발하려 인도로 떠난 사진가, 마더의 사랑에 물들다
오키 모리히로 지음, 정호승 엮음, 정창현 옮김 / 해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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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빈민층의 모습을 취재하고 특종을 잡기 위해 인도 콜카타에 갔던 오키 모리히로. 그런 그는 그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마더 테레사와 그녀의 동료 수녀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몇십년동안의 마더 테레사를 취재하게 된다. 이 책이 출판되는데도 다양한 사연이 있었지만, 이 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해지기까지도 그러했다. 그의 책을 선물 받은 시인 정호승은 일본어에 능통한 아버지께 도움을 청했다. 87세셨던 아버지 정창현씨는 7개월 동안 검정볼펜으로 또박또박 번역해냈고 그 글을 아들이 다듬어 우리 곁으로 오게 되었다. 세 권의 노트에 옮겨 적혀져 있는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 느껴졌고, ‘사랑은 실천임을 자신의 생을 통해 보여준 마데 테레사의 이야기와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생명이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버릴 수 없다라고 말하는 마더 테레사. 책을 읽으며 “Poor is beautiful (가난한 사람은 아름답습니다)l”라는 그녀의 말이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계속 생각했다. 사실 사진 속에 담겨 있는 가난한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다는 것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그들을 바라보는 마더 테레사와 동료 수녀들의 얼굴을 보다 그 메시지를 읽고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가난한 이를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더없이 아름답게 그리고 더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그 마음을 담아 사랑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마더 테레사는 그녀의 행동에 감동하는 오키에게도 그저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선택했을 뿐이라고 답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가난한 사람을 보면 그들을 도와줄 손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녀가 세상에 펼쳐 보인 헌신적인 사랑과 사랑의 실천으로 ‘20세기 성녀라 불리는 마더 테레사. 그녀에 대한 책은 몇 권 읽어보긴 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만큼 그녀의 매력이 흘러 넘치는 책은 없었던 거 같다. 그렇게 오랜 시간 가까이서 마더 테레사와 함께해서일까? 오키 모리히로와 마더 테레사의 대화형식으로 담겨 있는 글속에서는 그녀의 인간미 넘치는 성격이 잘 드러나있다. 올곧으면서도 배짱 있고 거기다 유머러스 한 면모는 내 머릿속에서 마더 테레사 하면 성녀라는 고정된 이미지로 갇혀있던 그녀에게 다양한 빛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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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정한 법칙 -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상실과 슬픔에서 얻은 인생의 교훈
캔 드럭 지음, 박여진 옮김 / 마일스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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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던 세상에서 현실은 현실이다라고 말하는 세상으로 변해온 것일까? <인생의 진정한 법칙>을 읽으며 문득 인터넷에서 자주 보던 인생은 실전이다라는 말까지 떠오른다.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 ‘인생은 온통 상처다’ ‘내 인생이어도 통제할 수 없다’ ‘기쁨은 일상을 단련하는 근육과도 같다’ ‘때론 인생은 더러운 비즈니스다’ ‘신데렐라를 도와주는 요정은 없다’ ‘완벽해지는 순간은 애초에 없다등의 23가지의 인생의 진정한 법칙의 목차를 읽을 때 마치 내 속마음을 누군가 털어놓는 거 같았다. 아니 살면서 수백 번 느껴봤던 감정들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잖아 하는 공감의 수준이 아니라 어쩌면 인생은 진정 그러하다라는 확신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끌어당김이 법칙을 이야기 하던 <시크릿>이 생각났다. 우주가 움직여줘야 하는 시크릿 말고, “그저 꾸준히 꾸준할 뿐이다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나를 도와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크릿 같은 느낌이다. 특히 이 책에 나온 표현처럼 인생이 뒤통수 칠 때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까?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내 주위에 누군가 힘들어 할 때, "씩씩하게 견뎌라." "컵에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잖아."식의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그런 낡아빠진 격언은 어린 시절의 동화 속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나 역시 잘 안다. 내가 힘들어할 때 주위에서 시간이 약이다라고 수없이 말해줬지만, 정말 시간이 약이 될 만큼 흐르기 전까지는 나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그래서 그럴 때는 겸손하라는 조언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저 내 감정들을 수용하고, 내가 마주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서 괜찮아지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이런 저런 위로를 해주어도 정말이지 현실은 현실일 뿐이고, 우리에게 닥친 상실과 비극은 결코 되돌릴 수 없으니 말이다. 삶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삶의 어둠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그래서 한때는 감정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참 싫고 지극히 평탄한 삶이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삶은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탄한 삶에 대한 환상이 깨졌을 때 비로서 나는 삶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이 나름대로 인생의 어둠을 바라보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이야기를 시작하며 저자인 캔 드록은 이 책을 워크북처럼 사용하라고 말했다. 정말 읽는 중간중간 준비되어 잇는 다시 한번 생각하기’ ‘실전연습같은 것들은 이 책이 워크북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하기가 좋았는데, 책에 빠져 정신없이 읽어나가는 나를 순간순간 멈춰주고 생각하라고 말해주는 쉼표처럼 느껴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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