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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생각 사전 - 생각의 고치를 깨뜨려 생각의 가치를 높이는 생각망치
유영만 지음 / 토트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가 멍 한편이라고 여겨도
그것 역시 자신이 멍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판단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생각을 갖는 것과 생각을 하는
것은 같은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한다. 뭔가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다른 개념이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갖고’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생각을 ‘하는’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게 느껴졌다. 그래서 ‘생각 생각 생각 좀 하고 말해!’ 라는 유행어가 생긴 건지도?
그래서 <생각사전>은
우리에게 생각을 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여름(summer)은
엶(opening)이다. 여름은 언제나 다르게 여는 열음이다!’식의 언어유희 같은 말로 생각의 성장을 4계절로 비유해 관찰, 고찰, 통찰, 성찰의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생각사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전과 조금 다른 구성을 갖고 있다. 비교 vs.비전, 재능 vs.열정, 깨다 vs. 꾸다, 반복 vs. 반전, 근경 vs. 원경, 속도 vs. 밀도처럼
개념들을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인식을 끌어내준다. 왜냐하면 ‘생각한다’는 것은 상식과 습관에서 벗어나 이면을 탐구하고 본질을 따져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갈고 닦는 열정은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 도리어 비교의 대상을 밖에다 두고 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이렇게 작은가 하는 고민이 더 깊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내 재능을 갈고 닦지 않아서 재능은 기능수준으로 떨어져버리게 만든 이유는 아마도 비교의 문제였을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비교의 기준은 오로지 바로 어제의 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남과 비교하느냐 소모된 열정이 나의 재능으로 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에 정말 와 닿았던 이야기는 바로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원경은
풍경이다’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순간순간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주는 감정들에 일희일비하게 되는데 막상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다
나의 추억이고 그때는 그랬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것을 근경과 원경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았다. 또한, 시간의 속도에 빼앗기는 삶을 그 순간에 부여할 수 있는 의미의
밀도로 채워나가자는 말은 요즘 자주 쓰는 ‘인생을 밀도 있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닮아 있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