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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ㅣ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2
양용기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2월
평점 :
건축은 ‘인간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인간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한 종합예술이다. 이러한 종합학문으로서의
건축뿐 아니라 미술사, 도시, 과학, 철학, 미학, 심리학, 문화, 영화에 걸쳐 건축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이 책은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의 두 번째 책인데, 전에 읽은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에 이어 매우 만족스럽다. 책 날개에 소개를 보니 수학, 클래식, 과학, 의학이
근간으로 표시되어있는데 정말 기대가 큰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자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인간들은 건축물을 짓기 시작했다. 그래서
건축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가 될 수 밖에 없는데,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건축의 양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로마는 그리스와 달리 넓은 공간을 원했고 그래서 위에서부터 수직으로 내려오는 하중의
부담을 덜면서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러한 형태는 로마 건축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또한, 인간의 본성과 욕구에 충실한 르네상스와
신본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공존하기 위해 노력한 예술, 문화사조들이 건축에도 충실하게
반영되는 모습을 역사와 건축물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백문불여일견이라 했던가? 다양한 사진 자료가 제공되어 있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재미도 충분했다.
건축은 또한 도시의 특성을 반영하여 고유한 색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한다. 예전에
프랑스 여행을 하던 중에 정원이 정말이지 작위적이다라는 느낌을 받고는 했는데, 그 역시 건축의 특성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신의 관계를 통해 건축을 바라보면 프랑스 정원은 이를
대립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무언가를 담기 위한 공간이며 특히 인간의 삶을 담기 위한 공간임을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제는 인간의 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건축, 지능형 빌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진 계기로 르 코트뷔지에의 <도미노 시스템>이 제시되었는데, 사실 처음에 삽화만 봤을 때는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조금씩 어려운 개념들이 등장하기는 하나 바로 이어진 ‘TIP’이나 책 안에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