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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브랜드 시대
김성제 지음 / 지필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종교에 대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고 자신의 취향과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종교 역시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한 면을 분석한 <종교 브랜드
시대> 사실 종교를 브랜드로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종교를 세속화 시킨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면에서는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종교에 대해 다양한 학자들이 생각한 정의 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프로이드의 “종교는 인간에 의하여 조작된 환상이다” 이다. 어쩌면 종교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저자의 의도를 의식하지
않고 가볍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종교브랜드’라는
자신의 주장을 전개함에 있어서 브랜드와 마케팅 그리고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같은 글로벌 종교브랜드에 대한 비교, 분석을 제시하며 논리적인 근거를 세밀하게 갖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성장성, 세계성, 안정성, 정체성, 활동성을 반영해 종교브랜드 가치평가를 수행한다. 그 점수로 따지면 가톨릭의 브랜드력은 코카콜라의 그것보다 높았다. 예상보다
프로테스탄트의 점수가 낮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그리스도교의
대한 변별력이 부족한 것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브랜드력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점수가 80점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톨릭과 이슬람을 제외한 다른 종교브랜드의
가치평가 점수가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도 조금은 의외였다. 어떻게 보면 종교가 아직은 브랜드로서의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종교의 자유가 인정된다고는
하나 모태신앙이나 사회적인 분위기 같은 것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강 브랜드인 가톨릭에 세분화된 서비스전략을 제시한다던 지, 아르헨티나 출신 추기경이 266대 교황이 되면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가톨릭의 중심축 변화 같은 미래전망이 이어지면서 책이 마무리 된다. 가톨릭뿐 아니라 아무래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종교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도리어 고대종교와 글로벌 종교 브랜드 소개였다. 나름
종교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다양한 종교를 비교 분석해볼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유일한
고대종교로 손꼽히는 조로아스터교 같은 경우는 ‘천주교’ ‘구교’ 등으로 혼용되어 불리는 가톨릭이 갖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이 나에게는 가장 크게 다가온 경우였다. 짜라투스트라를 들어봤고, 배화교를 배웠는데 이것이 다 조로아스터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카스트 제도 때문에 막연히 부정적인 감정을
갖기 쉬운 힌두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지식을 얻게 되었다. 특히 힌두교인들의 격언 중에 "진리는 하나뿐이다. 다만 서로 다른 현자들이 이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를 뿐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힌두교는 타 종교에 대해 매우 관용스러운 종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종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부터 ‘종교 브랜딩’의 첫걸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