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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뽑았다 -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상사, 아타리의 창업자에게 직접 듣는 괴짜 인재 경영법
놀란 부쉬넬 & 진 스톤 지음, 한상임 옮김, 한근태 감수 / 미래의창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 스티브 잡스가 태어났다면? 이라는 자문을 하면서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나 역시도 대한민국에 스티브 잡스가 태어났다면, 그의 천재성은 어느새 빛을 잃어버렸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뭐 장난스럽게
낙태가 쉽게 이루어지는 편인 한국에서는 심지어 출생조차 힘들었을 거라는 장난기 어린 말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같이 우리의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을 찾기 위해 도전하는 천재가 등장하기 힘들다는 것이 공통된 의식일
것이다.
<나는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뽑았다>는 게임회사 아타리(ATARI)를 창업하여 ‘비디오 게임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는 놀란 부쉬넬의 책이다. 그는 아타리 뿐 아니라 다양한 회사를 창업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물이다. 어느
날 회사로비로 찾아온 스티브 잡스를 직원으로 뽑아주고 그의 창의성이 빛날 수 있게 해주었던 그는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수많은 괴팍한 천재들을 만나고
그들의 길을 열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어느 날 스티브 잡스가 그를 찾아와 혁신은 한 사람이 아닌 애플에 있는 직원 모두로부터 비롯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며
‘제2의 스티브 잡스’를
발굴할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는 그때 스티브 잡스와 나눈 대화와 창조성을 높이기 위한 ‘한마디의 조언’인 52가지의
'퐁 pong'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창조적인 천재를 뽑는 법부터, 그들을 활용하는 법, 그리고 회사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법까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다양한 조언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아타리에 스티브 잡스가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유쾌한 로비와 모든 직원이 모여 맥주를 마시며 어울리는 흥미로운 행사로 구현된 아타리의 기업문화를 이야기한다. 그러한 기업문화는 회사의 이미지가 되어 창의적인 직원들을 끌어들이게 마련이고,
지금 시대에서는 웹페이지가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홈페이지는
평범한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에 미칠 줄 아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받아줄 수 있는
곳으로 끌려들어갈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스스럼없이 전 직원이 어울리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냈다고 말한다. 창조적이라는 것은 특별히 타고난 재능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면서도 나타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문화도 중요하지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중요성도 이야기 한다. 혁신에 대한 열망을 오랜 시간 지속시킬 수 있는 기업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그러한 인재를 발굴했어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기반의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한 픽사에 투자하는 것을 고민하던 스티브 잡스에게 놀란 부쉬넬은 “우선 행동하게. 그 후에 나타나는 문제점은 차차 해결하면 되니”라는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픽사의 성공과 훌륭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어낸 그를 축하하기 위해 찾아간 놀란 부쉬넬에게 스티브 잡스는 “행동에 옮겼으니까요”라고 답한다. 어쩌면 미국이 갖고 있는 진정한 힘은 이렇게 천재들을
이끌어주는 멘토들이 존재하는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