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 베토벤, 모차르트만 아는 당신을 위한 친절한 해설이 있는 클래식 가이드
김수영 지음 / 나무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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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문외한이던 사람이 클래식을 즐기게 되기까지 그 과정을 담아놓은 듯한 <클래식> 내가 클래식을 접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부모님의 영향이지만, 즐기게 되기까지 나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인 김수영은 다행히 마선배라고 하는 가이딩울프가 있어 클래식과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던 거 같다.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들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사실 클래식하면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하지만 그녀의 마선배는 수백년동안 만들어진 수많은 노래 중에서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는 노래들이 갖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싶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 나도 클래식이 갖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을 느끼는 경험을 한다. 고민하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을 때, 혹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나도 모르게 내 귓가에서는 헨델의 메시아 중 42번 합창 할렐루야가 들려오는 듯 하다. 가끔은 벌떡 일어나 장난스레 그 음악을 지휘하는 흉내로 그 순간의 환희를 표현할 때도 있다. 헨델의 메시아가 초연되었을 때 영국 왕이 감동하여 벌떡 일어나면서 관례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그의 음악은 그런 관례가 없어도 비록 신을 믿지 않더라도 벅차는 환희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힘이 있다. 이처럼 수백년전의 영국의 왕과 전혀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내가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클래식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클래식은 연주자에 따라 곡의 느낌이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클래식 마니아와 평론가에 의해 명반으로 등극한 음반들을 함께 소개해주는 것이 정말 좋았다. 덕분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에게 굴드베르크라는 별명을 안겨준 글랜 굴드가 연주한 우리에게는 운명으로 잘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만날 수 있었다. CD장을 뒤져보니 남편이 소장하고 있던 앨범이 있어서 직접 들어봤는데, 피아노 연주로 듣는 베토벤의 운명은 마치 베토벤을 위로하기 위한 연주처럼 느껴졌다. 사실 베토벤의 음악들은 그의 삶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 깊이가 달라지는 거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이 책을 통해서도 베토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것 역시 클래식이 갖고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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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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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를 마음의 못이라고 표현했는데, 정말 딱 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런 경험들에서 콤플렉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이 기억조차 못하는 그런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콤플렉스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가슴에 못이 박히다라는 표현과도 잘 어울리는 것이 트라우마일것이다.

심리학 권위자인 곽금주는 <마음에 박힌 못 하나>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화나 문학작품 그리고 그림을 통해 다양한 콤플렉스를 이해하게 해준다. 정상에서 도리어 허무함과 권태로움을 느끼는 파우스트 콤플렉스나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만 하는 이카로스 콤플렉스는 바로 문학작품이나 신화가 그대로 투영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러한 심리상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나 그러한 콤플렉스가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떠한 문제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만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사실 책의 목차만 봤을 때 나에게는 이런 콤플렉스가 있는 거 같다라고 생각하며 먼저 찾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또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책을 처음부터 읽어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 드러나기도 했다. 마치 내 마음속에 수많은 못 조각들이 흩뿌려져 있는 느낌이랄까? 문득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이 콤플렉스를 잠재된 감정의 복합체라고 설명했던 것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나도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정말 불평불만이 많아서 투덜이 스머프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인생관을 갖고 살면서 언제나 불평하고 짜증내는 성향을 트롤 콤플렉스라고 한다. 무론 불만이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트롤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은 냉소주의와 불화를 퍼트리기만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나 역시도 그 사람과 함께하면 어느새 지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내가 갖고 있는 비관적인 태도의 정체를 꼼꼼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했다.

의미 없는 노동을 반복하는 시시포스 콤플렉스는 처음에는 나와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시포스 성향을 지닌 사람들인 시지피안을 설명하는 글에서 문득 나의 자화상을 만나는 느낌을 받았다. 시지피안이란 눈앞에 닥친 결과에 집중하느라 장기적인 발전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데, 나 역시 바로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은 듯 하다.

콤플렉스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이해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 자신이 갖고 있는 상처 입기 쉬운 약한 고리가 무엇인지 알고 잘 다독여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갖고 있는 약한 부분들을 찾아내는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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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은 아빠가 다르다 - 대한민국 30만 부모들이 열광한 구근회의 아빠 바로세우기 프로젝트
구근회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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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양육 참여도가 높을수록 유아의 자아존중감과 사회성 도덕성의 크게 높아진다는 요지의아버지 효과(father effect)’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사례연구가 발표되면서, 자녀양육에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함이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친구 같은 아빠를 표방하는 관찰예능프로그램도 많이 제작되고 인기를 끌곤 한다. 물론 방송에 등장하는 친구처럼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한 아빠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잘되는 집은 아빠가 다르다>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아이에게 꿈과 목표를 심어주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다해 노력할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도 필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말이 있다. 거기에 가족의 중심이 되는 아빠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습관이 아이들에게 쉽게 각인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아이가 태어난다고 해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부모가 되어가는 것이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먼저 꿈을 갖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좋은 습관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아이가 본받거나 함께하면서 저절로 아빠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키울 수 있게 되고, 함께 한다는 연대의식을 갖게 된다.

아이와 가까워지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밥상머리 교육베갯머리 독서이다.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디저트를 먹으며 부정적인 이야기나 조언을 해주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는 유대인의 교육법에서 나온 것인데 사람들은 달콤한 맛을 느낄 때 기분 나쁜 아이기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베갯머리 독서 역시 유대인의 교육법 중에 하나인데,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씩 독서토론으로 전환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 역시 아빠와의 독서토론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업으로 워낙 바쁘셨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처럼 아빠 어디가?”가 아니라 아빠 언제와?’가 익숙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아빠덕분에 지금까지도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독서를 통해 아이와 함께 지적 능력을 키워나가고, 좋은 습관에 함께 도전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은 아이뿐만 아니라 한 가정을 성장시켜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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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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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은 고마워요라고 생각한 일본에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고마운 마음을 테마로 쓴 소설을 아리가토 대상으로 뽑았는데 제 1회 대상을 수상한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자신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마치 마지막 숙제였던 것처럼 집을 떠난 엄마. 아빠와 함께 살던 고무기의 마음에는 납덩이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사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그랬던 거 같다. 나는 고무기처럼 어린 나이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여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의 수렁이 늘 나를 가두곤 했다.

4년의 시간이 흐른 고무기는 여자가 생겨 무책임한 언행을 하는 아빠를 떠나 엄마에게 가게 되고, 외할아버지가 계신 이바라키에 있는 외갓집에 자리를 잡게 된다. 자신이 키우는 채소를 사랑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외할아버지는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어 등교거부를 하고 낡은 배에 숨어있곤 하던 고무기에게 송사리 학교를 간다며 감싸주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외할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손댈 수조차 없게 암이 퍼진 것을 알게 된다. 문득 몇 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외할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할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좌절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병원이 아닌 댁에 계실 때마다 괜히 속상하곤 했다. 뭐랄까? 시한부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치료를 포기한 느낌이 나를 그렇게 몰아가곤 했다.

하지만 고무기는 마치 나처럼 고집을 부리는 엄마를 설득하여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집으로 돌아온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정 간호를 시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외할아버지께서도 그러셨을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기 전에 할아버지를 뵈러 갔던 어느 날이 떠오른다. 할아버지께서는 낡은 벽지를 새로 바르고 계셨다. 외할머니께서는 텃밭에서 자란 호박을 가져다 맛있는 호박나물을 만들어 주셨고 그 동안 할아버지의 손끝에 안방은 화사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그 집에서의 추억이 남아있다. 아마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인생의 끝을 차가운 병원이 아니라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의 시간이 곳곳에 닿아있는 그 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으셨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때의 내가 갖고 있던 복잡한 감정들은 정말이지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그토록 깊은 사랑과 보살핌을 주시던 할아버지가 떠나는 것이 무섭기만 해서, 할아버지의 마음은 조금도 헤아려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고무기를 보면서 마냥 어리기만 했던 나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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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면 살고 싶은 나라 - 유럽 11개국 유학생들이 직접 겪은 유럽의 정치·사회·복지 이야기
정치경영연구소 지음 / 홍익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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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친구가 격주로 대형마트가 휴업을 하는 것을 무척 불만스러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제도라고 하는데, 친구의 경우는 그렇다고 하여 시장으로 가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제도가 네덜란드에도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유통업 영업시간 규제법은 영세상인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긴 한데, 그 방향이 상당히 다르다. 이는 도리어 영세상인들도 퇴근을 해서 저녁시간을 가족과 함께 즐길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한 것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제도가 사회적으로 수용될 있는 이유는 네덜란드의 노동시장 구조에 있다고 한다. 시간제 근무를 하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시간제 근무를 하더라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평일 오전이나 오후에 장을 보는 것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야 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주말에 문을 닫는 대형마트가 아쉬울 수밖에 없고 도리어 불편한 제도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예산부족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물러선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마지막까지 등록금을 받았던 니더작센 주가 등록금을 폐지함으로써 2014년부터 무료 등록금 시대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스웨덴은 어린이집부터 대학원 교육까지 무료로 열려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는 스웨덴 평등주의의 현장이지 주춧돌이 되어준다고 한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교육을 개인이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대다수의 국민이 비교적 평등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또한 1년 만에 실업자가 두 배가 되어버린 영국에서는 사회보장 시스템이 이들을 감당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비교적 평등하게 경쟁을 시작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뒤에서 버티고 있는 복지정책이 있는 한 유럽 사회는 안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면 살고 싶은 나라>에서는 소득과 상관없이 안정된 삶을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온 유럽의 복지제도의 힘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제도가 아닌 선례를 통해 좋은 정치를 추구하고, 차질 없는 추진을 목표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들간의 합의를 중시하는 유럽의 사회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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