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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트레이닝북 - 국내 최초의 보이스코치 임유정의
임유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공항에 마중을 나온 동생과 함께 꽤 오랜 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집에 가면서 수다를 떤 적이 있는데, 택시기사 분이 교포냐고 물어보신 기억이 난다. 분명히 우리는 둘
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한국어로 떠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뭐 지금도 씨앤블루의 데뷔곡인 ‘외톨이야’에서 정용화가 구사하는 특유의 굴리는 발음을 잘 흉내 내서
지인들이 재미있어할 정도다. 사실 그냥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하고 그다지 의식하고 살지는 않았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특히
목소리가 얇고 높은데다 말하는 속도도 빠른 편인데, 외국어를 구사할 때도 이런 습관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국내 최초의 보이스 코치 임유정의 <목소리 트레이닝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 목소리는 원래 얇고 높은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은 훈련을 통해서 자신의 진짜 목소리 그리고 좋은 목소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알려주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객관화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음성녹음’을 통해서 직접 자신의 귀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다. 그리고 입과
혀의 움직임을 거울을 통해서 보면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데, ‘아~~’라는 소리를 냈을 때 목젖이 보이지 않는다면 원래 자신의 목소리보다 톤을 높게 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목젖이 보이지 않아서, 맞는 톤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또 목안의 아치를 높고 넓게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거기다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입 근육을 크게 움직이고 모음의 음가를 연습하는 과정도 필요했는데, 내 발음을
녹음해서 듣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발음과 실제로 내가 내는 발음에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조금 놀랍기도 했다. 거기에 부록CD와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를 이용하여 대부분의 과정을 직접 연습하고 올바른 발음을 듣고 따라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거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복식호흡이었다. 입과 혀는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고 나의 의지로 조절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배의 근육은 그렇지 않다. 솔직히 노래를
부르는 것도 아닌데 복식호흡이 필요한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복식호흡을 통해 말하는 방법을 연습하다 보니
목소리 톤도 안정되고 무엇보다 말을 할 때 여유가 생기는 것이 좋았다. 물론 의식하지 않으면 금새 평소대로
말하게 된다. 몇 십 년을 이어온 습관을 쉽게 고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간다면 조금 더 자신감 있고 좋은 목소리와 말하는 습관을 갖게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