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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교황 프란치스코가 추기경으로 재직당시에 언론인들과 2년에 걸쳐 나눈
대담을 담은 책 <교황 프라니스코>를 읽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그가 교황직을 시작한 2013년 3월부터의 연설과 설교를 만날 수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들>을 읽게 되었다. 두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라면, 참 일관된 분이라는 것이다. 추기경
시절에도 교황이 되어서도 그는 행동하고 실천하는 목자이고 인간적이고 소탈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만약 나에게 교황 프란치스코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낱말을 꼽으라면 ‘상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는 것이 어려워진 세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 깊은 의미에서 '집'이라는 낱말은 그야말로 가족적인 냄새를 풍깁니다.
가정에서 겪어볼 수 있는 따스함, 정, 사랑을 일깨우는 낱말입니다. 그래서 집은 가장 소중한 인간적 부를 대표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나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역사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만남, 그 사이에 이루어지는 관계를 표현합니다. 그렇게 다르면서도 함께 살고, 서로 성장하도록
함께 돕는 사람들의 만남입니다. 31p
이 글을 보면서 과연 나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집을 정말 아주 협소하게 생각한다. 나 아니면 나와 남편. 하지만 남편은 나보다는 더 넓은 집을 갖고 있다. 이기적인 내가 문제라고도 생각했지만,
결혼을 했음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시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을 다 챙기려고 하는 남편이 불만스러울 때도 있었다. 때로는 그런 문제로 말다툼을 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나는 집이 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행복마저도 내 마음대로 재단하려고 노력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가 편한 것,
내가 좋은 것만 생각했지,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게 된 많은 사람들과의 어울림과 그 속에서의 성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일상의 본분에, 공부에, 일에, 친구관계에,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몰두하십시오! 여러분의 미래는 생애의 이 소중한 한 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아는 데 달렸습니다. 투신을 무서워하지 말고 희생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미래를 겁먹은 눈으로 바라보지 마십시오! 희망을 생생하게 간직하십시오! 지평선에는 늘 빛이 있습니다. 60p
사실 청년들에게 전하는 말이긴 했지만, 뭐 나도 아직 청년아닌가?
라는 자아도취를 가슴에 안고 마음에 담고 싶은 글이다. 학창시절에는 조안리의 책을 읽고 ‘삶에는 더 넓은 지평이 있다’라는 말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요즘은 ‘지평선에는 늘 빛이 있습니다’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어렸을때는 뭐든지 할 수 있을줄 알았고, 내가 꿈꾸는 것은 다 현실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그래서 그렇게 나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면 그 끝에 빛이 있기를 믿고 싶은 것 같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전수하는 바를 여러분의 삶으로 입증하는 증인이 되십시오.
112p
교육자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의 일부인데, 이 구절을 읽자
LA다저스의 커쇼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는 자신은 신앙을 대놓고 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을 안다며 기독교인이
어떻게 사는가를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도 많은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다른 사람 집의 초인종을
눌러 선교를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스스로가 증인이 되는 방법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 역시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곤 한다. 내 나름으로는 상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상대가 들을때는 주제넘은
간섭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잔소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도리어 내가 내 삶으로 입증하는 증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