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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제너레이션 - 스마트 세대와 창조 지능
하워드 가드너 & 케이티 데이비스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주위에 물어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상대에게서 ‘구글링을 해보라’는 답이 돌아오던 때도 있었고
컴퓨터가 켜지는 그 짧은 시간도 지루하게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과정도 생략되는 경우가
더 많다. 뭔가 궁금하면 그저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앱을 실행하면 그만인 것이다. 심지어 길을 찾거나, 친구들과의 대화나 모임,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학술적인 자료검색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까지도 앱하나로 해결되는 시대이다. 심지어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최고의 멘토로 자리잡은 김난도 교수는 삶을 사용자가 어떤 앱을 깔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스마트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런 시대에 하워드 가드너는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앱 즉 어플리케이션이나 다양한 SNS에 익숙한 요즘 세대를 앱 제너레이션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저서
<앱 제너레이션>을 통해 당신은 과연 ‘앱 주도형’인간인.. 아니면
‘앱 의존형’인간인지.. 생각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바꾼 디지털 기술이 이제는 디지털 기술이 도리어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관계 상상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도구’로서 활용되어야 하는 앱이 도리어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앱들의 집합체이거나 하나의 거대한 슈퍼앱이
우리의 삶이 될 수 있을까? 나 역시 스마트 기기나 SNS에
많이 의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 삶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내가 ‘앱 의존형’인간이고 싶지도 않다.
심지어 요즘의 청소년뿐 아니라 SNS를 활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열중하기도 한다. 서로가 포장된 모습으로 SNS라는
공간에서 울고 웃는 피상적인 관계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갖을지에 대한 의문도 생겨났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사람들이 도리어 고립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SNS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이 18세기 프랑스에 등장했던
살롱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이루어지는 토론의 장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던 공간이 도리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리고 교류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우리는 첨단기술에 열광하고 그것이 만들어낸 변화에 따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나라는 사람은 더더욱 그런 면에 약하다. 그래서 새로운 시대에 빠르게 편승하기 위해 한 방향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서두를 때, 이렇게 한번 더 생각해보자며 잡아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다행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