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유머 미스터리라는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있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새로운 시리즈 <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그의 전작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를 읽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뭐랄까? 까칠한 느낌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까칠한 독설가인 집사 가게야마가 등장했다면 이번 시리즈에는 까칠한 미소녀 마법사 마리가 등장한다. 입주 가정부를 꿈꾸는 마리가 가는 곳마다 흉악범죄가 벌어지고 사건해결을 위해 출동하는 형사 오야마다 소스케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심지어 1편의 마지막에는 마리가 소스케의 집 일명 유령주택에 입주가정부로 취직하게 되니까, 2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 기대가 된다.

순백의 레이스가 달린 감색 원피스에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귀엽다라는 말을 듣지만, 성숙한 어른의 향기를 품고 있는 39세의 상사에게 마음을 품고 있는 소스케에게는 그저 어린 여자일 뿐이다. 소스케는 상사에게 마음을 품고 있다기보다는 그녀에게 로우킥을 맞고 싶어하는 남자이다. 그러다 머리카락에서 푸른 빛이 발하면서 마법을 부린다는 마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소스케에게 마리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이런 저런 도움을 주게 된다. 심지어 투신자살하려는 범인의 손을 잡았다 졸지에 같이 떨어지게 되는데,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마리가 아니었다면 그는 즉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두 사람이 자꾸 얽히면서 알콩달콩 재미있는 관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마리의 마법으로 밝혀낸 범인은 정말이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것이다. 말 그래도 “‘마법으로 전부해결! 되지 않는사건들 속에서 만만해 보이는 변태 소스케의 활약이 더해지게 된다.

재미있게 읽은 것은 네 번째 이야기 마법사와 대타자의 알리바이이다. 이 사건은 약간 나비효과같은 느낌을 준다. 동료와 야구장을 간 소스케는 가정부가 아닌 맥주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마리를 만나게 된다. 대타자로 나온 스가와라 다케히코가 친 공이 외야로 날아오는데, 방심하던 마리가 공을 피하기 위해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에 파울이 되어야 할 공이 홈런이 되고 만다. 그리고 자신과 무척 닮은 사람으로 알리바이를 만들어내고 완전범죄를 꿈꾸던 다케히코에게 빈틈을 만들어낸 것도 그 홈런때문이었다. 뭐랄까?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대타자로서밖에 활약할 수 없는 다케히코가 자신의 홈런을 다룬 기사를 보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까? 특별히 천재적인 탐정이 등장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혹은 사람의 심리를 활용한 트릭들을 활용한 이야기가 소소한 즐거움이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 - 당신이 간과하고 있는 명료함의 힘
패트릭 렌치오니 지음, 홍기대.박서영 옮김 / 전략시티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을 조직으로 꼽는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는 자신의 묘비글이 떠올랐다. 바로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들을 잘 활용한 사람이 여기에 잠들다"라는 글인데, 그 역시 조직의 힘을 제대로 이해했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으로서는 어떠할지 몰라도 조직이란 협력을 통해 강력한 힘을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조직의 힘이 중요하다. 그런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말인 원팀 One Team 원스피릿 One Spirit’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즉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한마음으로 매진해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똑똑함이 아니라 바로 건강함에서 나온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똑똑한 조직은 많다. 거기다 아직까지도 경영자들은 똑똑한 조직에 집착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훨씬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분석하기 쉽고 측정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많다는 것은 차별점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고 지속교류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서는 똑똑함으로 경쟁우위를 갖기는 어렵다. 그래서 명료함을 기반으로 하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

 

첫째, 먼저 리더들 간의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둘째, 리더들이 앞장서서 명료함을 창출해야 한다.

셋째, 창출된 명료함을 반복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넷째, 시스템을 통해 명료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의 중심에는 업무가 아닌 사람 그리고 소통이 있다는 것이다. 소수로 구성된 리더십 팀원들은 조직 전체의 목표와 요구를 우선시 하며, 생산적인 충돌을 기피하지 않고 명료하고 구체적인 합의점을 공유한다. 그리고 조직 명료성의 핵심요소들을 간결하게 정리하여 정기적으로 참고하고 검토해야 하며, 이런 요소들을 휘하의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기시켜야 한다. 물론 급여와 보상체계를 조직의 가치와 목표를 기반으로 설계해야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연쇄적 소통방식을 통한 대화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시로 핵심적인 질문을 검토하고 반복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확실히 똑똑한 조직보다 건강한 조직을 유지하는 일이 좀 더 힘들어 보이긴 한다.

그 중에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일일 점검 회의이다. 하루에 10분 정도의 시간을 사용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내가 속한 팀 역시 상당히 외근이 잦은 편이라 이 방법이 유효하게 느껴진 것 같다. 중간중간 개별적으로 이메일이나 전화 혹은 우연히 마주쳤을 때의 대화로 해결을 하다 보면 10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기 쉽고 또 파편적인 업무공유가 되기 때문에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커다란 공간을 활용해서 이런저런 메시지를 남기고 공유하는데, 하루에 1번씩 10분의 시간을 사용한다면 좀 더 체계화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24시간 내에 동료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된다면, 서로의 업무를 방해하면서 연락을 하는 일이 많이 줄거라는 기대도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 세계를 뒤흔든 교황, 그 뜨거운 가슴의 비밀
김은식 지음, 이윤엽 그림 / 이상한도서관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년전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스스로 가난한 이가 되어 하느님이 창조한 모든 것을 보호하고 사랑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그리고 그의 이름을 교황명으로 삼고 겸손과 자비 그리고 포용의 힘으로 교회의 얼굴을 바꾸어나가는 교황 프란치스코. 두 분의 삶과 가르침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내려놓고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두 분의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로는 많이 놀라고 또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가 준 옷마저 다 벗어 던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심지어 어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에도 재를 뿌려서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부유한 집의 자재로 태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부와 명예를 마음껏 누리며 살던 그는 지금까지 사랑하고 즐기던 것을 모두 버리면 그 동안 보지 못한 기쁨과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라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따라 행동하면서 자신의 허울에 끌려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을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들의 곁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설교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실천하고 경험한 것들을 설교로 옮기는 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소박한 내용이라도 더 확신을 갖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거기다 라틴어를 고집하지 않고 이탈리아어 특히 아시시지방의 방언으로 설교를 해서 하느님의 뜻과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하는데 그 시대 상황에서는 격식을 깨트린 행동이었다고 한다. 거기다 하느님이 창조한 모든 것들.. 동물, 식물, 돌이나 공기 같은 것마저 소중히 여겼던 그의 삶은 인간이 자연과 공존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가 생태학자들의 수호성인으로까지 지정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처음 교황이 되자마자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다. 교황은 원래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높은 권위와 존엄성을 인정받는 지상권과 그의 말과 명령에는 잘못이 없음을 인정하는 무오류성이라는 특권을 부여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이 되자마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드리기 전 부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님에게 자신을 축복해주시도록 먼저 기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는 대주교, 추기경 시절에도 가난한 이와 어울리고 부대끼기를 즐겼다고 하는데, 크리스마스 절기에는 직접 요리한 음식을 가지고 빈민촌이나 병원을 찾아 파티를 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교황이 되어서도 이어져서 첫 생일날에도 가난한 이와 함께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권고문>을 통해 나는 그들에게 관대한 연대와 인간을 위한 윤리에 바탕을 둔 경제와 정치로 돌아올 것을 권고합니다라는 말을 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먼저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왔고 자신의 실천과 경험을 통해 그 말을 전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 오늘을 위해 밝히는 역사의 진실
김태훈 지음 / 일상이상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나도 그랬듯이 어린 시절 이순신 장군을 다룬 위인전 한번쯤은 다들 읽어봤을 것이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도 임진왜란 때 바람 앞에 촛불 같던 조선의 운명을 구해낸 영웅으로 배우기도 하고, 이순신 장군을 다룬 책, 드라마, 또 최근에 150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영화 명량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너무나 익숙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도리어 잘 모르고 있는 인물이 바로 이순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성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조명하고자 하는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를 읽으며 있는 그대로의 이순신을 만나는 과정이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수록 도리어 평범에서 비범으로 나아가는 이순신의 발걸음에 감동하고 찬사를 보내고 싶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이순신은 문과 시험을 공부하다 22 10월에 무관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시점을 따져보면 결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뛰어난 재력과 무예를 갖춘 장인어른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8 8월에 무관시험에 합격을 했으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의 준비가 있었다. 비록 관직에 나아간 나이는 늦었으나, 그는 강직하고 단호한 성품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나갔다. 파직과 백의종군의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올곧은 그의 성품은 조정의 주목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순신이 전라좌수사가 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읽다 보면, 그는 하늘이 내린 영웅이라기보다는 자신을 끝없이 단련시켜 나가는 진정한 영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더욱 그의 언행이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사실 임진왜란이라는 말이 더 입에 익숙하지만, 책을 읽으며 ‘7년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맞는다는 판단이 섰다. 왜구에게 당했다는 뉘앙스를 갖은 말보다는 일본과 조선 그리고 명나라까지 참여한 전쟁이고 또한 우리의 승리로 끝난 전쟁을 좀 더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순신 장군에겐 단순히 일본과 싸운 7년 전쟁이 아니라 수시로 참견과 견제를 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기에 여념이 없는 조정과 명나라와의 싸움이기도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7년 전쟁이 끝나고 그 후 공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의병장은 완전히 배제된 채로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장군들 몇 명만을 겉치레 식으로 공신으로 선정하고, 그 수배에 달하는 수의 명예를 자신과 함께 피란길에 오른 문신들에게 돌리는 모습이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자신들의 실추된 권위를 만회하기 위해 명에 구원병을 청한 사실을 과대평가하고, 실제로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을 폄하하는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참 안타까운 것은 위정자들의 이런 모습이 옛날 이야기처럼 아득한게 아니라 참 익숙하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진으로 만나는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주세페 코스타 엮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이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 교황의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참 여전하시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 속에서 교황이 그랬듯이 한국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하길 원하시고, 어린아이들 병든 사람들 그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쓰신다. 교황이 세월호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간다고 해서 당장 그 분들이 원하는 대로 특별법이 제정된다던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세월호 생존학생과 유가족을 위로해주고 그들을 마음속 깊이 기억하겠다는 교황의 말은 분명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무엇을 해주겠다고 말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266대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자의 친구인 아시시의 프란치코의 이름을 교황명으로 사용하면서 당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나아갈 길이 어떠할지 보여주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시는 분이다. 비록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나 책 그리고 말씀을 접하다 보면 정말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어렸을 때 어른들의 말씀이나 동화책 같은 것에서 배웠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들도 많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래야 한다고 여겼던 것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진정한 어른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들을 지킬 줄 아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엘튼 존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허영의 시대에 겸손함이 일으킨 기적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는데,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다.

 

믿음의 문턱을 넘어서려면 경탄하는 눈과 나태함에 길들여지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한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마다 그 아이의 인생에 모험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우리가 아이들의 순수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일임을, 노인의 헌신적인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자 우리의 뿌리를 보살피는 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40p)

 

주일마다 만나 서로 인사하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듯이 광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 인에게 아름답고 중요한 일입니다. 언론 매체 덕분에 광장은 세계적인 차원의 장소가 되었지요. (64p)

 

오늘날 세상의 양끝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으며, 함께 만나 진정한 형제애를 다질 현실적인 장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72p)

 

집 없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얼어 죽는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몇몇 도시에서 주가가 10포인트 떨어지는 건 비극이 됩니다. 사람의 죽음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고, 수입이 10포인트 줄어드는 것이 비극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마치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있습니다. (127p)

 

사람들의 기억은 컴퓨터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중략)기억은 화합과 통합을 이루어내는 힘입니다. 제멋대로 내버려둔 지성이 부패하듯 기억은 한 가족이나 국가에게 꼭 필요합니다. 기억이 없는 가족은 가족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살아있는 기억이라 할 수 있는 나이든 구성원들을 존경하지 않는 가족은 붕괴된 가족입니다. 그러나 기억하는 가족과 국민의 미래는 밝습니다. (175p)

 

교황 프란치스코의 사진과 말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사진으로 만나는 교황 프란치스코>에서 내 마음에 큰 울림을 만들어낸 글이다. 인간의 탐욕과 부의 양극화를 다룬 <탐욕경제>와 함께 읽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답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탐욕이 아니라 더 많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점점 더 각박해지기만 한다고 투정부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주위를 돌아보고 관심을 기울여본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