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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형 인간 - 스펙 위의 스펙, 인성이 답이다!
조관일 지음 / 현문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N형인간’ 즉 ‘된사람’이 되자는 이야기인데, 이를
풀어보면 ‘정직하고 책임감 있고 남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부지런하고 인내하며 노력하고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설명을 보면 정말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저 정도의 인성을 갖고 있다면 뭐랄까? 불교식으로
이야기하지만 성불한 수준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N형인간’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하나 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봤던 책과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빨간머리 앤’이다. ‘N’이라는
단어도 ‘빨간 머리 앤’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된사람’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앤을 생각하며 읽으면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착한 동화책의 주인공들이 많은데, 왜 빨간머리 앤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빨간머리 앤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바보처럼 착한 사람 캐릭터는 아니다. 내가 기억하기로도 사고도 꽤 쳤고, 자신의 외모를 흠잡는 분에게
화를 냈다 혼나기도 하고, 소풍에 가고 싶어서 마릴라 고모에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입장을 똑바로 말할 줄 알면서도 자신의 실수에 제대로 사과할 줄 안다. 그리고 잘못을 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노력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똑소리나게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마릴라 아주머니 곁에 있기로 결심했을
때, 자신 때문에 꿈을 꺾지 말라는 마릴라에게 했던 말이 그녀의 인성을 잘 드러내주기도 한다.
"희생은 아니에요. 제
꿈은 그 어느 때보다 커요. 단지 목표가 좀 바뀌었을 뿐이죠. 퀸스
학교를 졸업할 때 저는 미래가 곧게 뻗어 있는 길로만 나아갈 줄 알았어요. 이제 그 길에 급은 길이
생겼어요. 모퉁이를 돌아가면 그 너머에 어떤 길이 있을지 궁금해요. 어떤
새로운 풍경, 어떤 새로운 아름다운 모습이 나타날지." (빨간머리
앤에서)
요즘처럼 스펙을 쌓기 어려운 세상에, 이제는 인성까지 쌓아야 하냐고
답답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불장군처럼 홀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공동체의 구성원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느냐고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인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인생에
있어도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오늘 아침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지 않아요. 아침에는 그럴 수가 없어요. 아침이 있다는 게 즐겁지 않으세요?" (빨간머리 앤에서)
사실 이 이야기가 또 ‘긍정의 힘’이야? 라는 의문을 끌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조금 당황했던 것은
긍정과 낙관주의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 역시 그 두 가지 개념을 혼용하고 있었던 거
같다. 힘든 상황을 인정하고 그것을 동력으로 삼거나 그래도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태도를 바꾸어나가는
것이 긍정이라면, 낙관주의는 내가 아니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