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기꾼 증후군 - 불안과 우울 뒤에 감춰진 승자들의 심리학
해럴드 힐먼 지음, 김고명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모든 언론과 대중의 시선이 집중될 때마다
언젠가는 이 인기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될 거라는 두려움에 휩싸이곤 했다.
나는 그 불안과 우울의 실체가 ‘사기꾼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책 띠에 있는 엠마 왓슨의 글을 읽자,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봤었다는 의문의 답을 알게 되었다. 엠마 왓슨의 인터뷰를 보면, 그녀는 사람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봐
그리고 자신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의 결과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할까봐 불안해 했다고 한다.
‘사기꾼 증후군’은 1978년 미국 심리학자 폴린 클렌스와 수잔 아임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 ‘가면
현상’, ‘가면 증후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외부요인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는 심리적 현상을 이야기하며, 이번에
읽은 <사기꾼 증후군>은 사기꾼 증후군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기꾼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을 8가지로
정리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본질을 규명하고자하며,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다루고 있다. 물론 극복의 방법은 조금은 당연하다는 느낌을 주기는 한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무대 위 배우,
곧 광대’라고 말했다. 그래서 인간이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가면놀이’ 특히나 무대위에서 그럴 듯 한 연기를
하기 위해 수반되는 노력이 도리어 인간의 성장과 성숙 그리고 학습을 가속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가면을 자유자재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 가면에 갇혀버리고 그 그림자에 두 발이 묶여버린 것이 바로 ‘사기꾼 증후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재정립해나갈 수 밖에 없다. 이를 프레임으로 설명하는데, 어린 시절은 가족이 그 프레임의 역할모델이
되었다면 자라가면서는 스승이나 상사 같은 사람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융화해서 살 수 있도록 즉 ‘받아들여도 좋은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들어갈 수 있게 노력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와 진정한 자신 사이에서 혼돈을 잃으키게 된다. 자신을 잊고 자꾸만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 맞쳐나가다보면
‘사기꾼 증후군’에 걸리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칼 구스타프 융은 “우리가 한평생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진정으로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나부터 사기꾼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에 부합하려다보니 스스로 과부하가 걸릴때도 많고, 종종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솔직히 나의 민낯을 찾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정도 있는 거 같다. 실제의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보잘 것 없을거 같은 걱정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극복방법이 너무 뻔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꼭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 말이 있다. 내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떠했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