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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영어책 - 욕으로 배우는 영어회화
Matthew D. Kim 지음, 박신연 그림 / 휴먼카인드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미국에서 은행강도가 들어와 총으로 위협을 하며 ‘Hit the floor! (바닥에)엎드려!’라고 외쳤는데, 한
사람이 머뭇머뭇 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을 겨냥하며 다시 한번 ‘Hit the floor! (바닥에)엎드려!’라고 말했더니, 망설이던 그 사람이 바닥을 손으로 마구 내려쳐서
은행강도를 당황하게 했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Hit the floor!’가 ‘(바닥에)엎드려!’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을 모르다 보니, 문맥 그대로 해석해서 실행에 옮겼다는 것인데, ‘욕으로 배우는 영어회화’라는
<싸가지 없는 영어책>을 읽다 보니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가 꼭 이 책에 나온 대로 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알아듣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도 조금 격한 표현으로 강조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알아두는 것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자주 사용되는 ‘Fuck’, ‘Shit’, ‘Damn’, ‘Hell’ 이렇게 4가지로 분류되어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책인데, MP3로 정확한
발음과 함께 그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뉘앙스까지 배울 수 있었다. 아무래도 격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좀 격한 느낌의 음원을 기대했다. 그런데 성우느낌의 여성분이 참 맑은 목소리로 녹음을 해놓은 것은
솔직히 처음에는 아쉬웠다. 하지만, 계속 듣다보니 이런 표현들이
굳이 거친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이러한 뉘앙스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어서 좋았다. 영어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위에 4가지 말들이 욕인 것은 다 알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이 표현들에도 나름의 위계가 있는 듯 해 보였다. WWE를 보다 보면 많이 나오는 ‘Hell yeah’보다 더 강한 표현이 ‘Shit Yeah’가 되고
보다 강한 동의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Fuck yeah’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이런 표현을 통해서 욕이 아닌 다른 의미를 가져오는 부분들을 잘 체크해놓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못 알아들으면 저 사람이 나한테 욕을 하나하며 기분 나빠할 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Fuck about'은
‘빈둥거리다, 노닥거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Don't fuck about.’이라는 것은 ‘빈둥거리지
마라’라는 말하는 것이다. 또한, ‘fuck all’은 부정어 'nothing'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으로
‘아무것도 아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I didn't do fuck all day.’라고 말은
‘나 오늘 아무것도 안 했어’라는 표현이 된다. ‘Fucking A’는 ‘짱이다,
멋지다, 쩐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Full of shit’는 ‘거짓말쟁이’, ‘Same shit different day’는 ‘반복되는 나날들’이라는 뜻으로 텍스트상으로 'SSDD"로 줄여 쓰기도 한다. 줄여 쓰는 표현들도 상당수
나왔는데,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LOL’의 좀더 강한
표현으로 ‘LMFAO’ 즉 ‘웃겨 죽겠다’라는 뜻의 약어가 된다. 이는 물론 'Laugh My Fucking Ass Off'를 줄여서 쓴 말이다.
한참 CSI에 빠져있을 때, 온갖
범죄에 관련된 말이나 경찰이나 검시관이 사용하는 말들을 꽤 익히게 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말이 실제로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미드를 봐야 하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뉴스를 보다 보면 강력범죄에 대한 부분을 꽤나 잘 알아듣게 되는 것을
보며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 아닐까? 난
절 때 비속어나 욕을 사용하지는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대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 역시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