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이블 - 신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마크 버넷, 로마 다우니 지음, 전의우 옮김 / 아드폰테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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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케이블 TV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더 바이블’. 후속작은 공중파에서 제작하기로 결정이 되었을 정도라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성서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약 1600년의 역사인데, 그를 10시간의 드라마로 구성해내었다는 것이 참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 대본을 소설로 각색하여 나온 것이 바로 신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더 바이블>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드라마가 너무 보고 싶어졌고, 그 다음에는 작가의 말에 나왔던 더 많은 사람이 성경을 집어 들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에는 여름성경학교에 갔던 추억이 있을 만큼, 기독교에 꽤나 가까웠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성경은 절대 쉬운 컨텐츠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 참 어려운 말이 많고, 수많은 인물과 복잡한 이야기가 버거웠다. 심지어 교회에서 많이 부르는 대개 주의 사랑 주의 권세 주의 영광이라던 노래 역시, ‘대개가 무슨 뜻인지 바로 생각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후에도 성경이나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성경을 몇 권 읽어보았다. 확실히 기독교라는 종교에 익숙지 않다면, 소설의 형식을 빌린 책들이 훨씬 접근하기 좋다.

재미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천지창조 후, 그 다음 이야기가 상당히 생략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보며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나만 그랬는지 몰라도 성경책을 읽어야지 하면, 보통 창세기에서 책장을 닫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 성경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아담과 이브 그리고 선악과는 가장 익숙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삼손과 드릴라의 이야기도 그러했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던 예수의 고난 부분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그런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기억되기도 했다. 사실 성경을 읽을 때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문제였는데, 이렇게 읽어보니, 도리어 집중하기 좋았던 면도 있었다.  

내가 읽어본 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것을 고르자면, 바로 이 책 더 바이블을 선택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들은 스스로를 텔레비전 이야기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정말 이 책 내내 빛나고 있었다. 마치 영상을 보는 듯 생생한 묘사와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의 책을 다 읽어버리게 된다. 그러면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방대한 성경을 다 다른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를 골라서 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긴 하다. 그래서 마치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거 같기도 하고, 대서사시를 읽는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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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니를 보라 - 세상에 불응한 여자들의 역사
박신영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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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니를 보라> 빌라도나 니체의 글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제목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14명의 여성을 소개하면서 끝에 왠지 장엄한 어조로 읽어야 할 거 같은, ‘이 언니를 보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시는 더 독특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된다고 할까? 나중에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지만, 과연 그 인물의 이야기와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을 어떻게 한 편의 시로 정리했을까 하는 호기심에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바빴다.

자신을 모르는 이에게, 순종하는 이에게, 집에 갇힌 이에게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큰 의미는 없어 보이기는 한다. 예를 들면 빅토리아 시대 목사의 딸과 과감하고 자유로운 여행가인 두 가지 모순된 모습을 보인 여행가 이사벨로 버드와 무능력한 이상주의자인 아빠의 착한 딸과 필명으로 아버지 몰래 강렬한 고딕소설을 쓰던 <작은 아씨들>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이 나에게는 참 닮아 보였다고 할까? 끝내 그녀들이 살아가야 했던 시대가 자신의 굴레가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자유로움을 찾아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모습이 그렇게 다가왔다.

또 그렇게 본인의 힘으로 자유를 찾은 여성이 있었다. 바로 헨리 8세의 네번째 부인인 안네이다. 여성편력으로 세계사를 장식한 헨리 8세지만, 그의 결혼과 이혼에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있었다. 그리고 안네는 그런 헨리 8세가 펼치는 체스의 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서 그 곳을 빠져 나왔다. 물론 못생긴 플랜더즈의 암말이라며 못생겨서 소박을 맞았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전 왕비들에게서 교훈을 얻어 자신의 목숨을 지켰을 뿐 아니라, 결혼무효와 함께 왕의 사랑 받는 여동생이 되어 영지와 연금을 받고 자유롭게 살아갔다고 한다.

어쩌면 이 것이 우리가 이 책을 만나야 할 이유일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들의 삶을 보며, 우리도 배워야 한다. 그녀들의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부딪치며 살아가야 했던 세상은 지금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갔는지 봐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실수를 통해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제목을 선택했던 것 같다. “이 언니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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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2
제인 호킹 지음, 이주혜 옮김 / 씽크뱅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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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표지를 볼때마다, 제인 호킹의 사랑과 인생이 아닌 천재 물리학지 스티븐 호킹의 사랑과 인생!’이라는 부제가 붙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특히 2부를 읽으면서 더욱 그러했다. 2부에서 스티븐 호킹과 제인 호킹 그리고 그들이 만든 가정은 계속된 위기의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칼텍에서, 부인들은 과학에 완전히 빠져버린 남편들 때문에 의기소침했다고 하지만, 제인 호킹만 할까? 그녀는 과학에 완전히 빠졌을 뿐 아니라, 운동신경질환에 걸린 남편과 두 아이를 돌봐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노력은 언제나 스티븐 호킹의 비범한 성취와 명성 그리고 영광이 빛날수록 짙어지는 그림자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런 그녀를 알아봐주고, 스티븐이 교황의 메달을 받았을 때 진주 브로치를 선물로 준 루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감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참 아팠다. 그 역할은 오롯이 스티븐의 몫이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해서이다.

사람들은 스티븐이 이루어내는 과학적 성취를 통해 그가 육체적 장애를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가끔씩 언론에 등장하던 그의 모습은 누가봐도 점점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희생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그녀의 학문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스티븐과 그녀가 감당해야 하는 과중한 책임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호킹가는 그녀를 점점 더 궁지로 몰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거기다 아이들마저 천재아버지라는 존재와 승산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을때는 읽으면서도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나단의 등장은 참 뜻밖이었다. 그녀는 스티븐과 자신 그리고 조나단이 함께한 시기를 창조적 시기라고 말하고 조나단과의 그녀의 관계를 오로지 플라토닉한 관계라고 말한다. 물론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의 어머니가 셋째아이를 출산한 그녀에게 티모시가 누구 애인지 난 알 권리가 있다. 스티븐의 아이냐, 조나단의 아이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또 어떠한 면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약간은 내가 수용하기에는 어려운 관계인 거 같다.

그녀는 참 어려운 사랑의 길, 그리고 스티븐 호킹이 빠져있던 천체물리학처럼 남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사랑을 선택했던 거 같다. 뭐랄까? 스티븐 호킹이 인류 과학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한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의 가정에는 그 어떤 기여를 하고자 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녀의 말처럼 정말 최선을 다해 사랑을 했고, 그렇기에 또다시 새로운 사랑의 길로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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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를 얼마에 사시겠습니까?
노구치 마히토 지음, 김문정 옮김, 조밤비 감수 / 이답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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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버핏은 가격은 지불하는 것, 가치는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쉽고 재미있는 파이낸스 기본서인 <판다를 얼마에 사시겠습니까?>는 가격을 판다의 가격, 회사의 가격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파이내스의 핵심과 가치평가에 대해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과하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의 여부를 결정짓는 ‘LEVEL 3’에 도착하게 된다. 즉 가격에서부터 가치로 나아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품의 가격을 설정하는데, 판다가 등장한 것은 일단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가격이 존재하지 않고, ‘거래사례비교법처럼 손쉬운 방법으로의 접근이 봉쇄된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에 얻고 싶은 수익을 더하는 비용접근법역시 판다 같은 희귀동물을 관리하는 과정을 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산출하기 어렵다. 물론 두가지 방법이 파이낸스에서 요구하는 상품의 가격 설정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격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적절하고 쉬운 사례를 통한 설명과 함께 잘 사용되지 않는 이유도 명쾌하게 제시한다. 

, 이러면 궁금해질 것이다. 과연 판다의 가격은 어떻게 상정해야 하는가? 바로 여기서 파이낸스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가치평가척도인 수익환원법이 등장한다. 가끔은 용어가 어려워서, 그 개념자체가 어렵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이도 비슷한 맥락인거 같은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미래에 손에 쥐게 될 돈 즉 현금흐름에 대한 것이다. 미래 수익을 기초로 현재의 상품가치를 역으로 계산하는 것이 바로 수익환원법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평가할때도 마찬가지인데, 진정한 자산가치를 살피고자 할때는 현금흐름즉 돈을 벌어들이는 힘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판다까지는 꽤 재미있게 읽었는데, 회사의 가격과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은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계산까지 가게 되는 사고방식이라고 한다. 그 과정을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는 책인 것은 확실하다. 특히 중간중간 판다 삽화가 있어서 지친 머리를 쉴 수 있고 각 레벨마다 ‘FINAL MISSION’이 제시되어 잘 따라가고 있는지 중간점검을 할 수 있기도 하다. 거기다 꽤 얇은 책인데, 왜 책갈피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중요한 개념을 따로 정리해놓아 도움이 되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우리가 가격이나 가치에 대해서 막연하게 갖고 있는 감각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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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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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절대로 유일무이한 '(분할 불가능한) 개인individual'이 아니다. 복수의'(분할 가능한) 분인dividual'이다.” 이런 요지의 히라노 게이치로의 <나란 무엇인가>를 읽다 보면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라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다만 그는 분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도리어 진정한 나라는 것인 환상에 불가하고, 우리는 분인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세상은 무대이고, 우리는 가면을 끊임없이 바꿔 쓰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진정한 나가 존재하고, 다른 것을 연기하거나 필요에 의해 스스로 조작하는 이미지를 갖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약싸빠르게 처세를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의 팔방미인과도 다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팔방미인과 일본의 그것이 엄연히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주석을 달아두면 어떨까 한다.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그는 부득이하게 분인이라는 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간다. 일단 나부터가 때로는 냉정하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어쩔 때는 잘 흥분한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잘 웃고 농담도 곧잘 하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서는 입을 떼는 것도 어려워할 정도로 소극적일 때도 많다. 그것이 꼭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수많은 관계와 상황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 중 이것이 진정한 나라고 말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와 다른 형태를 띠는 것은 졸지에 부정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그런 분인들 모두가 모여 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식의 접근은 생각보다 더 이득이 많다. 예를 들면 그런 것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 나를 고깝게 본 상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며 그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잘해보려고 노력도 해보고, 결국 그 사람을 피하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썼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수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고까움을 사는 그런 사람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도리어 소탈한 성격이라고 이야기 해주시는 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분인이라는 것이 참 유용하다. 그저 나의 분인과 그녀의 분인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란 존재 전체를 굳이 비하할 필요도 없고, 그녀의 존재 전체를 폄하할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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