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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 - 꾸미지 않은듯 시크하고 우아한 프랑스 여자들의 내추럴 라이프스타일
티시 제트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인들의 삶과 멋을 프렌치시크(French Chic)라고 많이
한다. 이 말을 들으면 세련되고 우아한 프랑스 여성들이 떠오르고, 또
시어머니가 떠오르기도 한다. 시어머니는 프랑스분이신데, 아직도
우아하고 또 상냥한 매력이 있는 걸 보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나는 10대부터 막연하게 나이먹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인 거 같다. 사실
무엇을 꾸민건지 나름 가늠해봐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랄까? 그냥 당신 삶 전체가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을 읽으며
내 추측이 일정부분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내면과 외면을
끊임없이 가꾸면서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노력해온 것이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긴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은 프랑스 여자들의 매력, 피부, 화장, 헤어스타일, 식단, 옷장, 액세서리, 아름다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단어는 ‘자연스러움’이다. 물론 그런 프랑스 여인들도 시술을 받을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완벽한 아름다움, 혹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늘 추구한다고 한다. 언젠가 인터넷을
하다 내가 디자인한 얼굴이 내 얼굴이 된다라는 식의 문구와 인공미 넘치는 모델의 사진을 사용한 성형외가 광고를 보며, 솔직히 기괴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그 무엇도 아닌 자연스러움에 집착하는 프랑스 여인들의 매력공식이 인상적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얼굴 뿐 아니라 온몸을 다 가꾸데 익숙하다는 것을 보며 부지런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는데, 그 역시 일상속에 습관으로 엮어내는 힘이 참 대단해보였다. 물론
모든 프랑스 여자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내공을 쌓기까지는 시간의 힘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여성들을 시간이 ‘성숙하게 나이 든 여성’이라고 하고, 그런 아름다움을 잘 아는 프랑스 여자들은 자신의 생일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또한, 카테고리만 보면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소개가 나올 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게 아니라 어떤 성분이 필요한 지 이야기 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보통 화장품을 고르러 가면 광고모델과 문구, 그리고 점원의 이야기에 홀딱 빠져 덜컥 구입하곤 한다. 마치 그
화장품을 구입하면 나의 모든 피부고민이 사라질 거 같은 환상에 빠진다고 할까? 하지만 막상 사용하다보면
‘개뿔’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곤 하는데, 프랑스 여자들은 그런 것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피부과의사와
상담하고 친구들의 경험담을 듣고 무엇보다도 성분을 꼼꼼하게 살피고 또한 그 어떤 것이라도 샘플을 달라고 해서 직접 체험한 후에 구입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자로 태어난 것은 특권이에요. 그 특권을 아끼지 말아요. 지난 일은 다 잊고, 무엇을 하든 사랑, 즐거움, 열정을
따라가세요."
정말 그 특권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프랑스 여자들의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정말 다양한 뷰티팁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패션, 뷰티, 음식, 날씬한 몸매 그리고 운동까지 정말 자신을 가꾸는 모든 것들을
의무감이 아닌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