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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를 신은 마윈 - 알리바바, 마윈이 공식 인정한 단 한 권의 책
왕리펀.리샹 지음, 김태성 옮김 / 36.5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중국에 컴퓨터나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을 시작한 마윈의 알리바바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작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상장 첫날, 인터넷 기업 중 구글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한국에서는 약간 생소했던 인물, 마윈에 대한 책이 여러 권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마윈이 유일하게 공식 인정한 책’은
그의 청년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결정적 순간 27개를 다룬
<운동화를 신은 마윈>이다. 물론, 최근 알리바바는 중국당국과 갈등을 빚으며 힘겨운 행보를 걷고 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왠지 이 시기가 나중에 결정적 순간 28로 기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윈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소프트뱅크를 이끌고 있는 손정의이다.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2000년에 알리바바에 투자를 했던 손정의가 큰 부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마윈에게 6분만에 2.000만
달러의 투자를 한 것은 하나의 신화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그 순간 역시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알리바바의 CFO 차이충신의 존재였다. 저돌적인 추진력과 실행력을 갖고 있는 마윈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움직이는 차이충신은 알리바바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언변이 좋다고 할까? 그의 어록이 따로 존재할 정도로 달변가인 마윈이지만, 그의 능력이 돋보이던 자리가 인터넷 포럼 ‘서호논검’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협소설을 좋아했던 그는 진융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으로는 김용의 무협소설을 모티브로 하여 기업문화를 확립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정체가 바로
‘서호논검’이었다. 서양에는
익숙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중국문화권에서 진유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나
역시 그의 작품을 즐겨 읽어서일까? 소오강호를 빗대어 한 마윈의 연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그가 꿈꾸는 ‘세계 최대의 전자 비즈니스 회사’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중국적인 문화로 자신의 목표를 설명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주는 그의 모습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식의 말을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