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 스캔들 - 불꽃 같은 삶, 불멸의 작품
서수경 지음 / 인서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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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영문학 수업을 들은 경험이 꽤 있다. 그때마다 교수님들이 작품에 대한 해석뿐 아니라 작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시곤 한다. 작품에 대한 것은 시험을 보고나면 까먹는 것이 더 많지만, 그런 이야기는 도리어 머리에 오래 남는다. 물론 그런 것이 재미를 더해주기도 하지만, 작품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위대한 유산을 쓴 찰스 디킨스가의 성장과정을 안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의 관심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20년간 선원으로 살았고, 아프라카의 콩고를 다녀와서 조셉 콘라드가 남긴 말을 보면, 그의 작품들에 주요한 배경이 되는 배와 선원 그리고 식민주의자들에 대한 시각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영문학 스캔들>도 영문학 수업을 듣던 추억을 다시 떠올르게 해주었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같은 피츠제럴드의 짧지만 화려한 성공과 쓰디쓴 내리막길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가 마치 그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느낌을 주곤 한다. 거기다 영국에 동성애 금지법 판결 1호가 된 퀸즈베리 스캔들의 오스카 와일드의 이야기는 자신이 이끌던 사조까지 퇴조하게 된 사랑의 끝맛이 얼마나 씁쓸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그래서일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로 소개되었던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 “the need of a world of men for me”가 떠오른다.  

세계 10대 음모설 중에 하나라는 셰익스피어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 내가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은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는 설이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하지만 그의 정체가 정말 어떤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타임머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우리는 알 길이 솔직히 없다. 그래서 “’위대한 천재를 그냥 물처럼, 축복처럼 소비하고 즐기면 그만이라는 말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보다 더 공감했던 말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라라고 표현한 것이다. 내가 소설을 읽는 것인지, 그저 하얀 바탕위에 검은 글자를 읽는 것인지 정말 혼란스럽게 했던 그런 작품이었는데, 제임스 조이스는 후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이해하기에 바쁠 것이라며 그것이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율리시스를 읽으며 그 해석에 대한 자료들을 구글링을 해보았기 때문에 잘 아는데, 그는 정말 불멸의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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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어디에서 오는가 - 진화하는 경제생태계에서 찾은 진짜 부의 기원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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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전통 경제학의 학자들은 기상통보관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들을 때가 많다. 특히 경제가 글로벌화되가면서 그런 평가가 주를 이루게 되었는데, 전통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을 완전히 합리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 역시 전통 경제학의 가정이 지극히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인정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모 에코노미쿠스같은 대안적인 모델이 출현하고, 컴퓨터의 도움으로 다양한 모델들을 실험할 수 있게 되면서, 드디어 경제학에도 진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그 흐름을 적절하게 포착해낸 책이 바로 <부는 어디에서 오는가>이다.

 부는 무엇인가?, 부는 어떻게 창출되는가?. 부는 어떻게 증대시킬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경제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영원히 지속될지도 모르는 질문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전통적 경제이론의 문제점, 복잡 적응 시스템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접근법, 그리고 부의 창출과 그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 복잡계 경제학의 갖고 있는 의미를 큰 줄기로 삼고 전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절대 합리적일 수만은 없는 인간 의식의 약점과 결점 그리고 그로 인한 인간의 행동과 경제 활동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복잡한 경제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경제적 선호도까지도 심리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분석한다던지, 국가의 역할과 기술 혁신에 접근도 합리성을 강조하는 전통경제학보다 복잡계 경제학이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어디에서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경제적 기회나 선택 가능한 상품의 종류는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고 있기는 하지만, 전세계 64억의 인구 대부분은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제공하는 일자리, 의식주, 사치품 그리고 정밀기기를 거래하고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점점 커지는 규모와 복잡성 때문에 경제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보다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나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은 다양한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상당히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7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의 압박만 이겨낼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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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하루 (윈터에디션)
구작가 글.그림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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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해야 할까? 마음이 따듯해지고,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열병을 앓고 소리를 잃은 구경선, 아니 그녀가 구작가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잘 알기에 구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그래서 그녀가 만들어낸 토끼 캐릭터 베니는 자기 대신 잘 들어달라고 큰 귀를 갖고 있다. 그리고 베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나부터 보자마자 친한 동생의 블로그 스킨이었음을 바로 알아봤을 정도니 말이다.

아마 구작가뿐 아니라 누구나 성장하면서 세상의 벽에 부딪치고 넘어지며 마음에 반창고가 늘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강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말이다. 구작가에게는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벽이 한 개가 아니라 또 하나 존재했다. 바로 청력을 잃고 시력을 잃게 된다는 어셔증후군이다. 그렇게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밝게 해주던 그녀의 시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을 찾고자 하는 내가 되고 싶은 나라는 미술 선교 프로그램으로 활동 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많이 힘들하고 아파하지만, 좌절하지 않는 모습을 응원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제 시력을 잃기 전까지 정말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살아보자며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리스트에 있는 내용을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다. 물론 그녀도 자신의 병을 유리감옥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점점 세상과 단절되어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바로 뒷장에는 그래서 더욱 자유롭다고도 말한다. 아름다운 것만 상상하고 아름다운 소리만 상상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 말이다. 문득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작은 일에도 왜 나한테만 이러냐며 쉽게 짜증을 내곤 하는 나라면 쉽게 그런 용기를 내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그래도 괜찮은 하루>라고 말할 수 있는 그녀의 마음을 나의 버킷리스트로 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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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o 2015-02-2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글또한 감동이 전해지네요
 
로봇 퓨처 - 로봇이 바꾸는 우리의 미래
일라 레자 누르바흐시 지음, 유영훈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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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빅히어로라는 영화를 보았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속에서는 다양한 로봇이 등장했는데, 그 중에서 베이맥스라는 힐링로봇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로봇 퓨처>를 읽으면서도 영화를 많이 떠올리게 되었다. 카네기멜런대학의 로봇공학 교수, 일라 레자 누르바흐시가 쓴 이 책은 로봇 공학자로서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인간과 로봇이 하나의 세상을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는데, 거기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 혹은 발전상황이 제시되어 있어서 SF소설과 과학서의 중간단계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가까운 미래의 로봇에 대한 기본 설명을 보면 로봇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전지와 모터라고 말한다. 배터리를 개선하는 한편 전력 필요량을 낮추는 것이 관건인데, ‘빅히어로에서도 베이맥스 충전이 다 돼서 축 늘어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도 해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또한 로보구글을 사용해 물리적 세계의 자세한 상황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힐링로봇을 전투로봇으로 만들기 위해 가라데 동작을 베이맥스에게 입력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이 여기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와 반대로, 막대한 양의 정보수집을 통해 11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로봇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왠지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의 창시자라고도 할 수 있는 괴벨스가 꿈꾸는 세상 같은 느낌이랄까? 소비를 부추기는 온갖 상호작용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런 쌍방향 맞춤형 메시지를 국민 각각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조금은 섬뜩하다.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미래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로봇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도 다 인상적이었지만,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로봇 역시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로봇 퓨쳐이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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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쿨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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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잠버릇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응답자의 거의 50퍼센트가 잘 쉬었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매일 밤 8시간은 자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매일 밤 8시간 자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대인들은 만성적 수면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제 사람들이 속해있는 세상은 거의 잠들지 않고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학창시절부터 잠을 많이 자는 편이 아니었는데, 홀로 깨서 창 밖을 보면 가끔은 이 세상에 나 홀로 깨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늦은 시간에 일을 맞추고 나가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낮처럼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점점 더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현대인을 위한 책 <나이트 스쿨>은 우리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 자기 계발서는 깨어 있는 동안의 삶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 책의 가치를 부각하기도 하는데, 잠을 위한 자기 계발서라고 해도 될 듯싶다. 수면의 순환과정까지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라, 다양한 자료가 풍부하게 제시되고 있다. 심지어 체내 시계를 통해 사람을 구분하는 크로노 타입, 좀 더 쉽게 말하면 종달새형, 올빼미형이 갖고 있는 다양한 경향에 대한 분석이나 잠자는 자세를 통한 성격 분석 그리고 꿈이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다.

재미있게 읽은 것은 잠을 박탈당할 때 우리의 두뇌와 육체에 초래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수면부족은 학업성취나 업무에도 큰 영향을 주지만, 더 심각한 문제도 갖고 있었다. ‘마이크로 수면에 대한 것인데, 만성적 수면 박탈에 빠지면 몸은 깨어 있지만, 두뇌는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수면을 취하는 현상이다. 책에 나온 실험대로 운전 중에도 수십 차례 마이크로 수면을 취하는 두뇌는 운전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할 때가 있다. 그 상황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토할 거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쩌면 마이크로 수면만으로도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뇌가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부러웠던 것은 바로 최상의 잠을 자는 사람들, 즉 슈퍼 슬리퍼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행히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낮잠에 대한 인식전환 그리고 밤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것까지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참고해서 따라 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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