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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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도전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은 실리콘밸리. 학창시절에는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면, 요즘은 실리콘밸리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고 할까? 그래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줄 책 <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방식>을 만나 즐거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이 누리는 자유로운 생활방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개인에 대한 존중과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해서라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업무에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고, 거기다 IT의 발달로 더욱 자유로워진 실리콘밸리의 사람들은 그 자유를 즐기면서도 그 삶을 위해 일의 효율을 의식하고 일의 순서를 고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신의 일을 스스로 책임지고 행복해지면 자신의 주위도 분명 행복해질 수 있을 거 라는 믿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할 때, 업무라는 것을 조직과 연결시키기 쉽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되는 협조가 아닌 분업과 공존 즉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른 능력을 발휘해 결국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혁신과 도전뿐 아니라 자유까지 누릴 수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꽤 있었다. 그때 나온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가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점을 찍는 것이 자산이 되고 그것을 미래에 어떻게 잇느냐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선택지를 많이 가지라라는 조언을 한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선택지를 가질수록 우리의 미래 역시 수많은 답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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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의 생각하는 즐거움
전창훈 지음 / 레드우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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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에게 따라붙는 수식어에 작가라는 말, 특히나 글을 쓴다라는 것은 참 어색하게 다가온다. 차라리 논문을 쓴다던지, 계산을 한다던지, 실험을 한다던지 이런 것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나의 선입견을 한번에 무너트려준 책이 있다. 바로 낮에는 엔지니어, 밤에는 작가라는 이중생활을 사랑하는 전창훈이다. 심지어 죽기엔 너무 젊은 청춘이 되고 싶어, 국제여행가이드라는 인생 2막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가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르네상스 공돌이라는 칼럼을 연재중인데, 책을 읽다 보면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흔적이 느껴진다. 그런 사람들을 르네상스적 인간이라고 하던가? 융합이라던지, 통섭 같은 접근이 현대 과학의 시대정신이 되었지만, 그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물리학으로 전공을 바꾼 그의 행보는,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칠거지악으로 꼽히는 문제라고도 한다. 그래서일까? 교육에 융합을 더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의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경험을 잘 살려서, 무전공학부제 같은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적절한 수준의 융합교육을 제시한다. 천재라면 처음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천재라도 전체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더해가며 르네상스적 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융합의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읽은 것은 바로 세상과 거리를 두는 법이다. 요즘은 너무나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사회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기도 하다. 한때는 그 즐거움에 확 빠져 있었다. 하지만 정보를 구하고자 인터넷에 접속해도, 어느새 다른 기사들을 보고 있고 내가 왜 접속했는지조차 잊어버릴 때가 많다. 이제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상식과 가십을 착각하고, 유희와 정보를 뒤섞어버린이라는 표현이 딱 와 닿았고, 유명 연예인이나 CEO같은 사람들이 이야기 같은 수직적 관심이 아닌 수평적 관심에 대한 이야기도 내 시선을 다각도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뿐만 아니라, 힌트를 발전시켜나가는 방법, 할 수 있는 것과 직접 해서 이룬 것의 차이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짧지만 깊이있게 전개되어 있어 정말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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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 아프고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
정재숙 엮음, 노석미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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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처음 만난 것은 중앙북스 공식 블로그에서였다. 책에 소개된 나태주의 행복이라는 시를 보면서, 정말 흔들리는 기분이랄까? 그 어떤 것에도 상처받지 않을 거라며 애써 강한 척을 하는 내 마음을 따듯하게 감싸 안아주는 그런 느낌, 애써 그럴 필요 없다고 말을 건네주는 그런 위로가 느껴졌다. 그 후로 나태주 시인의 다른 시와 이 책을 읽으며 시의 매력에 빠져들기도 했다. 물론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의 시뿐 아니라, ‘우리 시대 명사 55인이 뽑은 내 인생의 시 한 줄이라는 테마답게 다양한 시와 시를 소개해준 분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나는 녹슬어 없어지기보다,

닳아 없어지기를 원하노라

-조지 휫필드, ‘일기중에서

 

 

샤크라로 활동했던 가수 황보가 소개한 시이다. 그녀는 이 시를 휴게소 화장실에서 보게 되었는데, 이 시를 읽은 후 뭐라도 하자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 시를 읽자마자 커트 코베인이 떠올랐다. “It's Better To Burn Out Than To Fade Away” 그는 내가 한때 빠져 있었던 너바나의 리더이기도 한데, 유서에 이 말을 인용했다. 서서히 사라지기 보다는 한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라는 의미로, 어쩌면 자살을 선택한 그에게는 이 말이 자신의 선택을 설명해주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말에 참 빠져있었다. 조지 휫필드의 이 짧은 시는 내가 동경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라는 시는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는 김용택의 글이 함께하고 있다. 사실 이 시는 시를 그다지 많이 읽지 않는 나 역시 상당히 좋아하는 시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내 맘 같지 않아서 답답하고 화병에 걸릴 거 같은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시다. 정말 김용택의 말처럼 꽉 막힌 현실의 무서운 철벽을 뚫을 힘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생각을 수없이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내 삶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이 아득하면서도 작은 희망이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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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 2014 앙굴렘 국제만화제 대상후보작
톰 골드 지음, 김경주 옮김 / 이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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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과 다윗, 모두가 두려워하는 거인 골리앗을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으로 이겨낸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이다. 전신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거인이지만, 돌팔매로 불가능해 보이는 승리를 거두어낸 다윗, 얼마 전에는 말콤 글래드웰이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을 통해서, 근접전투에 대비한 골리앗의 약점을 파악한 다윗을 예로 들어서 룰을 바꾸는 게임체인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는 다윗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골리앗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톰 골드는 그래픽 노블 <골리앗>을 통해 그 간극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이와이 슌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감상할 것인지,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그냥 성적표를 심층 분석할 필요도 없이 나는 지극히 문과적인 성향을 지닌 학생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성적순으로 문,이과를 갈랐고, 성적이 좋으면 학생의 성향과 관계없이 이과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내가 2년 동안 겪었던 인고의 세월은 정말 힘들었고, 결국 교차지원을 통해 내가 공부하고 싶던 학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한 골리앗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보통사람이라면 사다리를 올라가서 재어야만 키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거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소대에서도 꼴찌에서 다섯 번째로 검을 못 다루고, 도리어 아주 유능한 행정병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전사 같은 체구만을 바라볼 뿐이다.

물론, 이 책의 결말도 우리가 아는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와 똑같다. 하지만, 그 느낌은 참 달랐다. 물을 떠다 시냇가 바닥에 있는 조약돌을 줍기도 하고,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아껴주고, 싸움을 위해 잡혀온 곰이 도망가는 것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기도 하고, 그저 큰 덩치만 아니었다면 아니 그 때가 전시상황만 아니었다면 너무나 소박하고 따듯하게 살아갈 거 같은 골리앗 아닌가?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마냥 통쾌하게 생각했던 이야기가, 또 경영사상가의 눈을 통해 볼 때는 흐름에 뒤처진 인물로 보이던 골리앗이 쓸쓸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안타깝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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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사랑을 그리다
유광수 지음 / 한언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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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 곳곳에서 인문고전을 읽기가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지어 시카고 대학이 명문대가 된 것도 인문고전의 힘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문학은 그렇다 치고, 고전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번에 읽은 <고전, 사랑을 그리다>의 서문에 여기에 대한 괜찮은 접근법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야기라면, 우리가 그 것을 읽음으로써 공감할 수 있는 가치, 혹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들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것이다.

인문학도 그렇지만 특히나 고전하면 서양의 그것을 많이 떠올리게 되는데, 연세대에서 우리고전을 공부해오고 강의해온 유광수의 이 책은 우리의 고전을 중심으로 사랑에 대한 다양한 면을 풀어나간다. 나만의 사랑과 서로의 사랑으로 구분하여 다양한 항목별로 정리한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놀라웠던 것은 대부분 그 책의 이름은 들어봤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도 오지선다로 대략의 줄거리나 교훈, 제목 혹은 저자, 시대를 연결하라면 곧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 있다고 할까? 하지만 막상 내용은 그렇게 잘 알지 못하기에 어디까지나 수박 겉 핥기 식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 신라시대 이야기 모음집 <수이전>보다도 비슷한 예로 나온 그리스 신화의 요정 다프네와 아폴론의 이야기를 더 잘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 동화나 교과서로 접한 것에서 멈춰있는 우리 고전에 대한 나의 인식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최치원이 등장하는 <쌍녀분>, 안평대군의 집착이 드러나는 <운영전> 같이 다양한 고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짚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행간의 의미를 찾아보기도 해서, 마치 나 역시 강의를 듣고 있는 그런 기분을 들게 한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박지원의 <열녀함양박씨전>이다. 이 책에서 박지원은 열녀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했는지에 대해 에둘러 말하고 있었다. 상반되는 두 개의 이야기를 연이어 담은 것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추론하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인수대비가 내명부의 기강을 세우고자 한 훈육서 내훈은 왕실을 넘어 아녀자들에게 바른 행실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박지원의 이야기를 읽으며, 왕실의 기강을 보통의 삶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높고 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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