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 생각이 많아진 너에게 필요한 영혼의 처방전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에픽테토스 원작 / 싱긋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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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노예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스토아 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가 된 에픽테토스의 잠언집 <새벽 3> 그는 철인황제로 불리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정신적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픽테토스는 행동이 곧 웅변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철학을 배운 사람들이 실생활에 적용하여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며 흐뭇해했다고 한다.

나 역시 그를 흐뭇하게 할 거 같다. 내가 제일 유심히 읽게 된 것은 바로 "습관의 힘 (The power of habit)"에 대한 것이다. 그는 습관이든 기능이든 행동이 뒷받침이 되어서 더욱 견고해진다고 봤다. 그래서 습관에 먹이를 주지 않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실 나도 아주 사소한 일에 신경질 잘 내는 버릇이 있어서 주위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곤 한다. 그런 기질을 원치 않고 고치려고 늘 신경 쓰는 나에게는 에픽테토스의 접근법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웅변이다.

"자신의 주된 의무에 집중하라 (Focus on your duty)" 가끔 무엇인가를 알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켰다가 어느새 정말 쓸데없는 기사들을 클릭해보느라 정작 무엇을 검색해야 했는지조차 잊고 있을때가 있다. 물론 시간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듯 훌쩍 지나가 있고 말이다. 그래서 진짜 목적을 선장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그의 지혜로움에 눈길이 같다. 물론 배에서 잠시 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선장이 자신을 부르면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제 시간에 못갈거 같으면 멀리 나가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그는 말한다. 나처럼 쉽게 정신을 다른 곳에 팔고, 산만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 사람에게는 도리어 그런 여지를 차단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정신을 귀중히 여기고, 이성을 소중히 간직하고, 목적을 고수하라 (Treasure your mind, cherish your reason, hold to your purpose)"라는 조언도 기억에 남는다.

이름을 불러라 (Call things ny their right names)"는 수사학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김춘수의 유명한 시 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떻게 이름을 불러주느냐의 문제에 대한 것인데, 절대 자신의 판단으로 걸러내거나 해석하고 이론을 세우지 말라고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렇게 말할 때가 많다. 그 사람의 여러가지 모습 중에 하나일뿐일 수도 있고, 또 그때만 그럴 수도 있는데 그 것을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실수를 할때가 있다. 도리어 그런 것이 나 스스로를 현혹당하게 만드는 함정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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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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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이 만난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선정한 대한민국에 필요한 14가지 질문을 담은 책 <생각해봤어?> 이 책은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이다라는 식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제에 대해 무기력하게 바라보거나 외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모여 있다. 세 명이 모여 생각을 하거나 각 주제에 맞는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함께 하거나 중요한 것은 바로 다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다.

한때 삼성이 벤치마킹 하려고 했다는 발렌베리가, 하지만 그들은 소유를 사회에 내놓고 경영승계권을 확보한 반면 삼성은 소유경영을 세습하려다 보니 전혀 다른 행로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우리 모두 국민 기업 지킴이가 됩시다’.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탈 핵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세계의 흐름속에서 역행하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낸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 다음은 어디?’.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말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함께한 스무 살이 넘어도 공부만 하는 인생을 언제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지는 토론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때로는 착한 학생모드로, 또는 새누리당의 내부자 시선이 필요하다며 활약하는 유시민 때문에 웃기도 했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인문학자 박홍순과 함께 극우와 일베를 다룬 그들은 왜 스스로 나쁜 놈이 되려 하는가이다. 책에 언급된 일베의 폭식투쟁뿐 아니라 얼마 전에 있었던 세월호 희생자 모욕사건을 접하면서 정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던 거 같다. 왜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배경과 진행과정에 대한 이야기보다 끝에 나온 처벌에 대한 이야기에 더욱 시선이 갔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우리나라에 법이 갖고 있는 특정한 문제점 때문에 범죄의 성향이 다른 나라들과 다른 모습을 띠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는 모욕죄의 경우 처벌한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행태를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은 나라에서는 인종차별, 소수자 차별, 장애인 차별에 대한 처벌규정이 있고, 그런 차별을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심도 있게 한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물론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일단 차별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게 법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 17대 국회에서 무산되었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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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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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해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은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2004년에 집필한 책이다. 그리고 10주년을 맞아 지금 시점에 맞는 자료와 분석을 더하여 증보판을 냈는데,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전공도 그러했고 정치에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인데, 가끔은 너무나 답답하다고 여겼던 문제들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으려고 하는 책의 부록으로 폭넓은 생각을 위한 역사 속 말빨 사전 101’이라는 소책자를 받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넘겨보다 브라질의 노동운동가이자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는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한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 라는 말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말이 정말 많이 떠올랐다.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프레임을 바꾸어 놓는 것, 혹자들은 정치인들의 말장난이라고 하지만 이 것이 상당히 잘 먹혀 들어가는 전략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조지 레이코프는 이 책을 통해서 공화당 정치인들이 쟁점의 프레임을 어떻게 짜고 있는지, 그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민주당이 판세를 뒤엎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명쾌하게 제시한다. 중간층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가지의 모형을 혼용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정치적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이 원하는 모형을 활성화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는 언어가 가장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언어는 새로운 프레임을 활성화하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유래된 오웰식 언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자면 불경기대신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화력발전소같이 환경에 유해한 장치를 이야기할 때 건강한, 깨끗한, 안전한이라는 수식어를 더하는 것이다. 심지어 학교평가법안이라는 것에도 이러한 장치가 들어간다. 학교를 평가할 수 있다라는 프레임을 더해서 그 기준에 모자란 학교는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공립학교의 예산에는 사립학교를 지원하는 정책이 들어서는 미끄러운 비탈계획도 존재한다.

최근 공무원 연금이 이슈가 되고 있다. 공무원 연금에 국가예산이 들어가고 있고, 그것이 국가운영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연금을 혜택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연금은 지연된 급여이고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은 고용주가 횡령을 했거나 낭비를 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연금이 부족한지보다는, 거기에 들어가고 있는 나의 세금만을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저런 말을 사용할까?’ 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저런 말을 통해서 저들이 나에게 주입하고 싶어하는 프레임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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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7첩 반상 - 인류 최고 스승 7명이 말하는 삶의 맛
성소은 지음 / 판미동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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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여러 종교의 고전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성소은의 <경전 7첩 반상>을 읽으며 문득 학창시절 수많은 종교를 섭렵했다고 하시던 선생님이 떠오른다. 선생님은 그 종교의 단점들을 지극히 개인적이고 세속적인 시선으로 하나씩 꼽아주셨다. 예를 들자면, 천주교는 성수가 차갑더라는 식이랄까? 그때는 정말 즐겁게 그 이야기를 들었었다. 하지만 상당히 책도 많이 읽으시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셔서 존경하던 선생님이라, 그 종교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 해주셨으면 나도 종교의 경전들을 좀 더 다양하게 접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만큼 손맛은 자랑할 수 없지만 정성을 다해 차린,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재료만큼은 최고인 7첩 반상이 나에게는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약성서 외경의 하나인 도마복음, 유교사상뿐만 아니라 동양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용[中庸] , 최초의 불교경전인  숫타니파타,  중국 도가철학의 근간인 도덕경[道德經] , 우리 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불경인 금강경 [金剛經], 인도 철학과 종교의 고전인 바가바드기타,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의 사상이 담긴 동경대전[東經大全]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중간중간 경전의 일부를 실어놔서 그 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웠다. 바가바드기타의 행위의 요가’, ‘지혜의 요가’, ‘명상의 요가’, ‘신애의 요가’, ‘해탈을 위한 포기의 요가는 힌두교하면 일단 카스트제도부터 떠올리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나에게 경전을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숫타니파타에 대해서 읽으면서는 나는 누구인가오직 모를 뿐이라는 화두가 나에게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문득 한편의 시 속의 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 역시 쉽게 대답할 수 없음을 느끼고 답답해지고, 문득 걸을지도 모르면서 뛸 궁리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늘 아버지께서 강조하시던 중용나는 중용에 대해서 늘 고민하곤 했다. 내가 저울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균형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차라리 진폭을 좁게 하면 중간이 어디쯤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중용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던 것과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빠가 이야기 하시던 중용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중용에 다가가는 길은 능사(能事)가 아니라 능구(能久) 즉 지속하는 힘 라는 말은 나처럼 얕은 꾀를 쓰려던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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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모험 - 빌 게이츠가 극찬한 금세기 최고의 경영서
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동기 감수 / 쌤앤파커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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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경영에 관련된 책을 꽤 찾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보통 경영서하면 갖고 있는 패턴이 있다는 생각도 얼핏 했는데, 이번에 읽은 <경영의 모험>은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을 산산이 깨트리는 책이기도 했다. 금융부분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존 브룩스의 책인데, 그의 칼럼 중 정수만을 모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는 찬사와 함께 빌게이츠가 직접 재출간을 도왔고,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이 바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제대로 탄 책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억만장자의 바이블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이니, 꽤 분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부터도 엄청 설레며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전 세계 경제 및 금융 전문 언론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제럴드 롭 상을 3개나 수상하게 해준 3가지 칼럼을 포함하여 총 12개로 구성되어 있다. 흥미로운 제목부터 골라서 읽었지만 결국 다 읽게 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벌써 40여 년 전의 기업과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도리어 기업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기업, 국가와 함께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살아가는 국민 즉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시간차이가 무색해지는 기분이기도 하고,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은 참 일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나 소득세법의 간략한 역사와 현실을 조망한 누구를 위한 세금인가?’는 연말정산대란과 잇따른 연예인 탈세 사건이 일어난 한국에서도 충분히 시사점이 있어 보였다. “소득세 도입은 사람들을 타락시킬 것입니다라던 펜실베이니아 주의원의 말은 예언처럼 들린다고 할까? 물론 프랑스의 작가이자 외교관인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말로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그 나라의 거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말이다.

사실 제일 처음에 찾아 읽은 것은 빌 게이츠가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올릴만하다고 극찬한 5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이다. 그때 당시의 혁신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제록스의 흥망성쇠를 다루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있게 파고들어갔다. 포드가 만든 비운의 차인 에드셀의 대한 이야기도 그러했는데, 존 브룩스는 마치 내가 그 상황에 서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같이 뛰어다니면서 고민하고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고심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경영의 모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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