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카 콘서트 2 - 세상을 보여주는 포토 영단어, 어원 이야기 보카 콘서트 시리즈 2
김정균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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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여주는 포토 영단어, 어원이야기인 <보카 콘서트 2>를 읽으며, 아주 잠깐이지만, 나에게 누군가를 가르친 경험이 떠올랐다. 그때 동생이 한참 WWF던가 WWE던가(중간에 이름이 바뀌었던 듯), 그런 프로 레슬링에 열광했을 때인데 선수들의 이름과 별명 거기다 기술의 이름까지 완벽하게 외우고 있는데, 내가 과제로 내준 영어단어는 그에 미치지 못하게 외워서 그 열정으로 공부를 해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참 무리한 요구 아닌가? 영어로 된 기술이 난무하고 있는 프로 레슬링의 화려한 경기들은 내가 봐도 재미있지만, 내가 과제로 내준 영어 단어와 문장들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보카 콘서트2>와 함께라면, 그런 간격을 좁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단 목차부터 다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들을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되고 그 속에서 영어뿐 아니라 상식도 배울 수 있게 된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Amsterdam)과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암스테르담하면 떠오르는 튤립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물론 중간에 너무 우리 언어에 잘 녹아들어 영어로 가끔 오해받곤 하는 댐(dam)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사실 튤립(Tulip)하면 네덜란드가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그 곳이 원산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터키가 원산지이고 이슬람교도들이 쓴 터번(Turban)과 닮아서 이름이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건빵에 구멍이 두개 뚫려 있는 이유를 읽으면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과자의 단어들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영어 단어들은 확실히 재미있게 다가온다.

또한 영어단어에서 파생된 다양한 표현들도 배울 수 있는데, 뒷북을 치거나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Monday morning quarterback사람을 속이는, 변덕스러운, 겉과 속이 다른이라는 뜻의 Janus-faced도 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인 미식축구는 주로 일요일날 열리고 미식축구에서 모든 경기의 시발점은 쿼터백(Quarterback)에 있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에 쿼터백이란 표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 신, 1(January)의 주인이기도 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알면 파생된 표현도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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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소년 탐정단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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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역할을 하게 되는 주인공들은 번번히 사건에 휘말린다. 그래서 사람들이 농담으로 여행을 갔는데, 방명록에 코난과 김전일이 있다면 살아남을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의 시노부 선생님도 번번히 사건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찰에게 소동이 벌어질 것을 알고 끼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시노부 선생님은 그런 상황을 유쾌하게 받아넘긴다. 복잡한 일에 휘말리는 것이 체질이냐는 비아냥에 경찰이 무능해서 복잡한 일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식이랄까? 그런 유쾌한 시노부 선생님과 강렬한 첫만남 속에서 그녀의 하이힐의 굽으로 이마를 맞은 탓인지 시노부를 좋아하게 된 어리버리 형사 신도. 투덜거리기도 잘하고 감을 잡으면 후배는 쿨하게 버리는 선배이지만 능력 있는 형사 우루시자키. 그리고 사건의 전초전이긴 했지만 시노부와 맞선을 보고 마음을 주기 시작한 엘리트 회사원 혼마. 무엇보다도 시노부 선생님과 함께 등장하는 소년탐정단까지 정말 다양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추리소설이다. 물론 심각한 사회적 모순이나 잔인한 연쇄살인 같은 것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도 좋지만, 이렇게 간단한 트릭을 중심으로 한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상 속의 추리소설들도 흥미롭다. 세상에는 천재적인 범죄자가 고안한 트릭이 펼쳐지는 사건도 분명 있겠지만, 아무래도 우발적이고 작은 것으로 그 전모가 드러나는 범죄가 더 많지 않은가?

사실 일본 드라마 나니와 소년 탐정단로 시노부 선생님을 먼저 만나본 적이 있다. ^^ ‘나니와는 오사카의 옛이름이라 <오사카 소년 탐정단>로 제목을 빼도 당연히 무리가 없다. 드라마를 볼 때 밝고 유쾌한 느낌과 함께 뭐랄까? 탄산음료를 마실 때의 청량한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 말미에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해설을 읽으니 그것이 간사이 사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에너지가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간사이 사투리를 잘 살려서 쓴 다나베 세이코의 연애소설을 읽을 때도 그런 특유의 느낌을 받았던 거 같기도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하면 떠오르는 시리즈가 몇 개 있는데, 시노부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시리즈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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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권하는 사회 - 현대인의 만병통치약 카페인의 불편한 진실
머리 카펜터 지음, 김정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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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을 약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카페인이라는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나니, 사람들이 피곤하다고 커피 한잔을 해야겠다는 것과 지갑에서 하얀 카페인 가루 봉지를 꺼내 1/6 티스푼을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후자의 경우의 사람을 봤다면 약물중독을 의심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카페인을 약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 주위에 깔려 있는 카페인 전달 장치가 너무나 다양하고 마치 기호식품인 것처럼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 권하는 사회>는 초콜릿, , 커피, 에너지 음료 등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카페인 전달 장치에 주목하고 직접 취재한 내용과 끝내 취재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던 중국의 합성카페인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카페인이라는 것은 거의 모든 문화마다 그 전달장치의 차이만 있을 뿐 그것을 섭취하는 습관적인 행동유형이 있다고 한다. 초콜릿의 역사나 차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곁에 있었던 약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 양의 문제이다. 언제부터인가 카페인의 자극을 쉽고 빠르게 얻는 것에 기초를 둔 제품이나 그 용량을 소비자의 필요에 상관없이 늘려가고 있는 회사들의 행태가 사람들을 점점 더 카페인 중독으로 빠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카페인의 긍정적인 효과들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의존성이 강해지면, 그 효과들의 일부는 금단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소기의 효과를 얻을 수 없기도 하다.

예전에 에너지 드링크에 의존해 일을 하던 지인을 보고 꽤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분명 눈을 뜨고 있고 나와 대화도 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찰나의 시간에는 잠들어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자라고 말하면 막상 또 잠을 잘 자지 못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카페인 권하는 사회>에서 운동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카페인 도핑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읽을 때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휴식을 위해 다시 수면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보며 그때 지인이 겪고 있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당사자도 그리고 옆에 있었던 나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게 카페인이 갖고 있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지금의 인식이 카페인 권하는 사회를 만들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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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사람인가
발타자르 그라시안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 장 드 라 브뤼예르 지음, 한상복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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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의 사상가 발타자르 그라시안’,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장 드 라 브뤼예르를 통해 좋은 사람보다는 필요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필요한 사람인가> 사실 이 세 명의 사상가의 이름은 낯설기만 했지만, 이들은 17세기 유럽의 격변기에서 생존하면서 얻게 된 통찰력을 통해 자기계발의 시초가 될 수 있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된 것은, 내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바로 라 로슈푸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잠언집은 염세주의자 세계관이 짙다고 하던데, 일부지만 이 책을 통해 만나본 그의 잠언집은 적어도 나에게는 합리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       이해타산은 모든 죄악의 근원으로 비난 받고 있으나, 동시에 모든 선행의 근원으로 찬양 받을 자격도 가지고 있다.

-       허영이라는 길벗이 없다면 미덕은 그렇게 멀리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다.

-       후회한다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뉘우쳐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것이 내게 돌려줄 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       감정에는 옳지 못한 면도 있으며, 그 깊은 곳에서는 이해관계가 작용할 때도 있다. 그러니까 감정이 아무리 온당하게 보이더라도 그것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       누구나 자기 자신을 타이를 수 있는 결점을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법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인지 말이다. 그의 관점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면성을 이해하는 데 참 좋다. 한결 같은 사람이고 싶지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부터가 수많은 얼굴을 갖고 있고, 필요에 따라 이런저런 얼굴을 꺼내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보는 나는 착한 사람일수도 있지만, 누군가 보는 나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타인의 모습도 그럴 때가 많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데 이해타산만큼 적절한 툴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누구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싶어하는 한편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나가려고도 한다. 그 상반된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에는 라 로슈푸코의 조언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의 관계 특히 직장에서의 문제를 예시로 많이 들고 있어서, 직장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세 명의 사상가의 말을 빌어 세상을 읽어준 저자 한상복의 글과 다른 두 명의 사상가의 말이 더해져 라 로슈푸코의 말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를 알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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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5-15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이상 나태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무너진 일상을 빨리 바로 잡아야 겠어요. 😅
 
180도 - 관점을 뒤바꾸는 재기발랄 그림 에세이
김수현 글.그림 / 마음의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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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공감 에세이 <180>는 긍정적이고 밝고 솔직한 에너지가 가득한 그런 책이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 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준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쩌면 세상이 너무 딱딱해져서 그리고 그 세상을 살아가는 나도 단단해진다는 핑계 속에서 딱딱해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정말 많이 흥얼거렸던 쿨하지 못해 미안해라는 노래가 절로 떠오르는 이야기, ‘쿨하게라는 말 잘 사용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일 앞에서 쿨하게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이 크게 다치는 것보다 자신의 손톱 밑에 가시 하나가 그렇게 아프다는 말처럼 말이다. 나 역시 쿨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뒤끝도 은근히 길고, 지나간 일을 곱씹으며 소중한 현재의 시간을 흘려 보낼 때도 많다. 그래도 쿨하지 못해서, 적어도 미안한 일은 아니라고 나도 생각하고 싶다.

내가 불안해하는 것은 미래보다는 과거일 때가 많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뿐인 오늘을 채워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글도 참 좋았다. 이 이야기는 뒤에 나온 선물 받은 코끼리와도 연결이 되는 기분이었다. 예전에 어떤 왕은 잘못을 한 신하에게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신하는 그 코끼리에 들어가는 막대한 관리비로 파산을 하곤 했다는데, 걱정이라는 것들은 정말이지 그런 코끼리와 똑 같은 것이다.

각자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하다. 학창시절에 알던 친구들의 단톡방에 초대받았다가, 아이가 있을 거라는 가정을 한 채, 나에게 걱정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보며 적잖이 당황스러워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삶의 과업을 정해진 시기에 해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말이다. 그래서 각자의 삶을 세우며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나 역시 나만의 속도로 내 삶의 조각을 맞춰나가고 있을 뿐, 다른 사람에게 비교하며 초조해한다던 지 패배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이어트가 알려주는 인생의 진리는 내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나 역시 스마트폰 배경으로 아인슈타인의 말을 자주 걸어놓곤 한다. 바로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인데, 이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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