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사람들처럼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의 열 가지 원리
말레네 뤼달 지음, 강현주 옮김 / 마일스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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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 덴마크에서 태어난 말레네 뤼달, 그녀는 다른 나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보고 나서야 덴마크가 얼마나 행복한 나라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40년 이상 이어온 덴마크 사회 모델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그 곳에서 덴마크인들이 누리는 행복을 10가지로 분석한 책 <덴마크 사람들처럼>을 내놓았다. 신뢰, 교육, 자유와 자율성, 기회 균등, 현실적인 기대, 공동체 의식, 가정과 일의 균형, 돈에 초연한 태도, 겸손, 남녀평등의 관점에서 바라본 덴마크의 행복론 속에서 내 마음속에 남은 키워드는 바로 신뢰, 평등이다.

첫 번째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신뢰이다. 덴마크의 세금부담률은 48.1퍼센트로 OECD 국가 평균 세금 부담률 34퍼센트를 상회한다. 하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정부가 교육, 건강, 교통 등의 공공서비스를 위해 세금이 집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국가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세금을 부당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실제로 덴마크는 포브스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정부’ 1위로 뽑힐 정도로가 하니, 그들의 믿음에 부응하고 있는 정부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신뢰는 사회 공동체 내에서도 쌓여 있어서, 그들은 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다. 예전에 봤던 외국인들이 나오는 TV프로에서 한국에서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도 가방 같은 것을 그냥 둔 채로 화장실을 가거나 근처에 편의점을 간다면서 놀라워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도 한국 사회전반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깔려 있기 때문인데, 왜 정치에 대한 신뢰는 이렇게 부족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두 번째는 평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덴마크에는 평등한 삶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있었다. 실업급여나 무상의료를 통해 사람들에게 사회적 보호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해주어 안정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부유한 집안의 젊은이들에게도 자유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부유한 집안이라 부모의 지원을 받을수록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진정한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기 위한 장치였다.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국가 중에 하나로 선정되기까지는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평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물론 평등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덴마크이지만, 한편으로는 뛰어난 학생들의 재능을 살리거나, 우수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개발하는데 부족함을 느끼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는 것을 보면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는 덴마크 사회 모델의 미래가 밝게 느껴지기도 했다.

덴마크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휘게hygge'가 있다. 이 말은 쉽게 다른 단어로 해석하기 힘든데, 굳이 정의를 하자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서야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말이 나왔다. 그러한 개인의 시간이 있고,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있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야 사회 전반에 행복이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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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 - 개성 폭발 기호품들의 특별한 이력서
탕지옌광 지음, 홍민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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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유혹, 기호품의 역사>는 향수, 담배, 커피, 초콜릿, 압생트, 모발용 향유, 향료, 와인, 벌꿀, 기계시계, 요리책, 럼주, 비아그라, 피암약, 캠핑카, 찻잎, 맥주, 대구, 망원경, 매직 큐브까지 다양한 기호품에 대한 칼럼을 모아놓은 책이다. 당연히 저자들도 다수였는데, 그런 부분도 나름의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뭐랄까? 글에도 개인의 기호가 작용하는 기분이랄까?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기호품에 대한 이야기들을 먼저 찾아보게 되었는데, 첫 번째는 바로 향수이다. 가끔 잔향이 조금 더 오래가면 좋을 텐데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그런데 3.3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발견된 이집트의 왕 투탕카멘의 무덤의 묘실을 여는 순간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오묘한 향기였다고 한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투탕카멘 왕의 피라미드가 온전히 보전된 이유는 그가 매우 짧은 재위기간과 약한 권력을 갖고 있어서 그 피라미드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긴 시간 동안을 지속해온 향이라니, 감탄스럽기 그지 없다.

달콤한 향과 함께 찾아온 이 귀한 맛을 후대에 길이 전하겠노라던 인디언들의 축복처럼 나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초콜릿의 역사도 흥미진진했는데, 처음 유럽인들이 맛본 카카오 음료는 쓰고 매웠다니 조언을 무시하지 않고 카카오나무를 유럽으로 가져가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하지 않았는가? 생각보다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다. 차나무를 유럽으로 가져가기 위해 변발까지 했던 로버트 포천, 아라비아의 커피 독점을 깨트린 인도의 순례자 바바 부단도 그랬고 말이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고도 말하는 기호품을 둘러싼 다양한 역학관계도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었다.

또한, 프랑스의 자존심을 무너트린 1976년 와인 대첩은 다양한 나라의 주류 산업 발전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자 행복이라고 하는 와인, 비록 프랑스에서는 언급되는 것조차 싫어한다지만, 와인이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 사건이라니 다양한 와인을 즐기는 나로서는 고맙기도 하다.

기호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던 피임약이지만, 아무래도 나 역시 여성이다 보니 조금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피임약을 공동 개발하게 된 존 록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그는 자신의 개발품으로 인해서 모순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종교와 과학이 화해하길 바랬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여성의 행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많은 여성 그리고 남성에게 실제로 행복을 선사한 것은 사실이다. , 그래서 기호품이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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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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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갖고 싶지 않아도, 마치 자신들을 보라고 시위를 하는 것처럼 온갖 잔혹한 행위를 하는 단체가 있다. 자극적인 영상들은 너무 쉽게 세상으로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그 영상을 보며 분노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세상이 너무나 극악해졌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 주체는 바로 이슬람 국가(IS)이다. 그러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10대 청소년들이 도리어 IS외국인 전투원이 되겠노라고 그들에게 합류하고 있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은 그 곳으로 향한 것일까? 어떻게 IS는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너무 잔인해서 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거 같아 애써 외면했던 IS지만, 자꾸만 나에게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부담스러우면서도 나의 무지가 걱정스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배경 지식이 얕디 얕다. 그래서 IS에 대한 글을 읽어도 쉽게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중동 지역 연구와 이슬람 정치 사상을 연구하고 있는 이케우치 사토시의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를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도 쉽지만은 않았다. 꽤 많은 검색과 메모를 함께 해야 하는 책이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쉽게 풀어서 쓰려는 작가의 노력이 느껴진다. 이 책은 일본 아마존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궁금증을 잘 풀어주고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공포의 대상이면서도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이 오렌지색 옷을 입히는 이유는 쿠바 콴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벌어진 탈레반과 알카에다 포로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상기시키고, 그때의 굴욕을 되새김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자는 이러한 잔혹행위가 벌어진 원죄가 미국에 있다는 것이고 후자는 이슬람문화권에서 수치로 여기는 행위에 대한 복수를 자신들이 하고 있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IS를 정치적 사상적 요인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해낸 이 책의 원제는 イスラ-衝擊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장기적인 계획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IS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중동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미 한국 사회에도 다가온 IS충격,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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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 도원을 꿈꾸다 조선 땅을 만나다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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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이라고 표현되는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옛 화가들은 어떻게 화폭에 담아냈을까? 평소 그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의 산수화나 문인화 같은 것도 꽤 보곤 했는데, 이 책을 미리 읽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라는 주제를 갖고 깊이있게 풀어낸 책이다.

어렸을때 솔거라는 화가의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렸더니 새가 진짜 나무인 줄 알고 날아들었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때문인지 우리의 그림은 상당히 사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조선 산수화의 거장 겸재의 진경산수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상당히 놀랍기도 했다.

조선의 풍경을 말 그대로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겸재의 금강전도는 많은 사람들이 본 적 이 있는 작품 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의 예술적인 매력은 바로 사람에 있었다. 자신이 발로 걷고 귀로 듣고 눈으로 본 것을 화폭으로 옮겨서 실제의 풍경과는 거리가 있곤 했다. 하지만 실제 풍경은 나부터도 손쉽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하지만 겸재가 바라보고 느낀 풍경은 그만이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 공부할 때 우키요에의 대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후지산 삼십육경이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준 영향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100년 앞서 살아간 겸재의 작품을 보면 왠지 학창시절 배운 인상파 화가들의 특성을 많이 읽어볼 수 있다. 특히나 자신이 들은 파도소리를 형상화한 통천문암도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인 이태호 역시 후기 인상주의 화가인 폴 세잔의 풍경화와 비교해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진경산수화 화가중에 떠오른 이름 김홍도, 우리는 그를 풍속화의 대가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남긴 진경산수화를 보며, 도리어 김홍도라는 이름이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다. 강세황이 남긴 화평에 나온 물상의 모양을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정확히 그려냈다라는 표현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마치 그 시대의 자연속으로 나를 초대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 산수화와 거기에 대한 해설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까지 정말 이런 그림 순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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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2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듯 말씀을 해주시네요.^^ 와락 반가웠어요.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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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를 앞두고 어떤 책을 살까 고민을 할 때, ‘생각이 나서를 추천받게 된 것이 황경신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굽이치는 시간의 소용돌이, 누군가는 추억이라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난 정리되지 않은 시간은 추억 같지가 않다. 도리어 나를 잠식하는 늪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 혼란스러움을 그냥 덮어두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멍하니 있다고 때로는 어떤 계기로 그 시간들이 툭 밖으로 드러나면 또 마음이 복잡해지곤 한다.

그런데, 황경신의 에세이는 그런 시간들 속의 나를 언어로 표현해주는 작가이다. 그러면 적어도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날 붙잡고 있는 생각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이번에 읽은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에서도, ‘인연인줄 알고 묶어둔 매듭’, ‘운명이라고 알고 묶어둔 삶이런 표현들이 얼마나 내 마음을 고스란히 읽어주는 기분이 드는지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면서 제목이 왜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일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도리어 위에 적혀 있던, ‘71 True stories & Innocent lies’가 좀 더 적합한 제목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한자를 풀면서 이어지던 이야기, ‘익힐 연’ ‘익힐 습에 등장하던 우화 같은 이야기가 그러했다. 배우지 않으면 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당연한 교훈을 이야기하는 듯 하고 자칫하면 뻔한 이야기이기 쉽지만,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새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뒤에 이어지던 선문답 같은 이야기도 그렇고 때로는 진실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순수한 거짓말 같기도 한 이야기가 꽤 많았다.

하지만 옮길 운’ ‘목숨 명그래서 운명이 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문 하나를 닫으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나도 생각했던 적이 있다. 실제로 대학을 입학하면 정말 다른 인생이 나에게 주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만 인생이라는 것은 정말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연주곡이고, 때로는 너무나 고통스럽게 도돌이표를 반복할 때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그래도 옮겨가야 하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 얼마나 내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이던지, 아마 정말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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