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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 명사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위대한 작품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6월
평점 :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깊은 감동을 준 명작을
탄생시킨 예술가의 삶과 사랑을 다룬 책 <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이 책은 KBS 해피FM의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라는 코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책장이 유난히 얇은 느낌이랄까? 사진도 꽤 많았는데, 자꾸 겹쳐보이는 것이 불편했던 것이 옥의 티이다.
폴 고갱, 레프 톨스토이, 빈센트
판 고흐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화가나 음악가들, 또 전쟁사진 작가인 로버트 카파, 20세기 최고의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이나 창작 무용의 창시자인 이사도라 덩컨까지 정말 시대와 영역을 넘나드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그들이 남긴 작품과 그들의 삶을 함께 만나보는 것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즐거움을 더해준다.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를 좋아하고 있어서, 그의 이야기가 참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오만하면서도 냉혹한 투란도트의 모델은 그의 부인 엘비라였다. 사실
그녀가 그렇게 된 이유는 푸치니에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그는 로맨티스트를 가장한 바람둥이였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수많은 여인이 있었고, 심지어 새롭게 만나는
여인들을 ‘내 작은 정원’이라고 불렀다니, 엘비라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녀는
끝내 의처증이 심한 부인이고 그로 인해 감옥까지 가게 되었다니 지금의 시선으로 보자면 참 억울한 일이다.
푸치니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작품 속에 남긴 인물이 있었다. 바로
어린 시절 많이 읽은 아름다운 동화를 쓴 안데르센인데, 그는 자신이 짝사랑한 세 명의 여인을 동화 속
주인공으로 그려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게 해주었으니 그의 사랑은 정말 동화같이 이루어진 거 같다. 물론 그가 살아간 삶은 그렇지 못했기에, 더욱 아름다운 동화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영원한 사랑으로 깊은 인상을 준 종군기자 로버트 카파, 그가
활동하는 시기는 지금처럼 카메라가 발전하지 않았던 때이다. 그래서 그는 직접 전장에서 함께하며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죽어가는 사람을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그가 사람들에게 전해준 전쟁의 민낯은 많은 사람에게 전쟁의 실체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딴 ‘카파이즘’이
기자정신을 상징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런 상황이 그의 단 하나뿐인 사랑이자 동료였던 게르다
타로의 죽음을 가져오기도 했다. 결국 전장에서 죽은 로버트 카파, 그의
지갑속에 웃고 있던 타로의 사진까지 정말 극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