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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기행 - 깨달음이 있는 여행은 행복하다
정찬주 지음, 유동영.아일선 사진 / 작가정신 / 2015년 5월
평점 :
인류의 역사와 함께 호흡한 불교의 시간을 찾아가 불교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
<불국기행>은 이미 책 제목으로도 명확하게 밝혔듯이, 불자의 순례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법정 스님의 재가제자인 정찬주는
부탄,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오대산의 불교유적을 따라 여행하며, 우리가 접하기 힘든 여러나라의
다양한 불교유적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한국불교와의 접점을 찾아 설명해주면서, 유익한 순례길을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TV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네팔의 이국적인 풍경과 종교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아라 했었다. 그런데 네팔에 지진이 나면서, 그 아름다운
자연과 찬란한 문화유산들이 훼손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었다. 그때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이
네팔을 다시 찾아서, 네팔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너져버린
사원의 잔해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참 안타까웠다. 그 때 그 동안 신이 우리를 지켜주었으니, 이제는 우리가 신을 지켜줄 차례다라는 말과 함께, 사원을 복구하기
위해 손을 모은 네팔인들의 모습을 보며 참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아름다운 전설이 깃든 네팔의 불교사원 스와얌부나트가 소개된다. 원래
커다란 호수였던 카트만두 분지에 연꽃이 솟아오르고 대일여래가 찾아왔다는 이야기이다. 그 곳에 서니 사람이
모두 ‘맑고 향기로운 한 송이 연꽃’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사실 그 사원은 아까 말했던 TV프로그램에서도
나온다. 카트만두가 다 내려다보이고 원숭이들이 뛰어 놀던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나중에 찾아간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쿠마리가 불교와 힌두교의 화합과 공존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라 그럴까? 네팔과 남인도에서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네팔과 남인도에서는 아무래도 알렉산더대왕 칭기즈칸과 더불어 세계 3대
대왕으로 평가된다는 아소카왕의 흔적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정복군주였지만, 많은 살상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부처님의 법으로 세상을 다스릴 것을 맹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져 ‘삼국유사’에서도 언급되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중국의 오대산을
가서 혜초스님과 도의국사의 순례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중국에 네팔의 예술가가 남긴 유적도 있고 그러니, 불교를 통해 이루어진 교류도 대단히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라는 명확한 주제를 갖고 떠난 여행이기 때문에, 보통의
여행기처럼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우동영님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정찬주님의 깊이있는 기행문을 읽으면서, 불법의 향기를 그윽하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