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차이나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미국과 함께 G2로 어깨를 나란히 한 중국이 갖고 있는 슈퍼 파워를 다각도로 살펴본 KBS 신년 특별 기획 8부작 슈퍼차이나’, 방송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몰고 왔던 다큐멘터리였다는데, 이번에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 중국의 자본, 기업, 내수시장, 군사력, 문화, 공산당 리더십 그리고 중국대륙이 갖고 있는 가치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로 중국을 만나볼 수 있었고, 또 전문가들의 명쾌한 분석이 더해져 중국의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런둬리량다라는 마오쩌뚱의 출산장려운동으로 거대한 노동인구를 형성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결국 중국의 경제적 성공을 뒷받침 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처럼 중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로 많은 이득을 봤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5분의 1에 달하는 내수시장을 구성한 그들이 없었다면, 분명 한계에 부딪치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거대한 중국의 인구는 아르헨티나의 대초원을 콩의 재배지로 바꿀 정도로 그 자체만으로도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즐겨먹는데, 그 돼지를 사육하는데 있어 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은 그렇게 축적한 자본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세계 영화 배급망의 20%를 목표로 달리고 있는 완다그룹이 첨병이 되어 문화산업에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신들과의 외교관계가 없는 나카라과의 운하를 건설하고 거기에 대한 운영권리를 차지하기 위해 홍콩의 작은 사회사를 내세워 계약을 따내기도 한다. 또한 저가의 제품시장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 그리고 고가의 제품군을 원하는 유럽시장을 섭렵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득을 갖고 있는 아테네 항을 비롯하여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국유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한편으로는 농촌까지 경제성장의 활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중국 전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깔아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거대한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중국 공산당 역시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 흐름에 발맞추어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거대한 대륙과 거대한 인구, 거기다 우리와 다른 체제를 갖고 있는 중국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농담으로 중국의 인구를 알 수 없는 이유가 조사를 하는 사이에도 끝없이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중국의 현재와 그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짚어주는 이런 책이 있어서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백 명에 한 명 정도 존재한다는 자폐증이라지만 우리는 자폐증에 걸린 사람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힘들다.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언어나 비언어를 배우면서 성장하고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폐인들의 언어와 비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폐인들이 괴성을 지르거나 중얼거리거나 돌발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기 바쁘다.

그런데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운 중증 자폐성 장애인, 히가시다 나오키의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를 읽다 보면 자폐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 그려볼 수 있게 된다. 유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도 그러하지만,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인터뷰에서도 그는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한다. 물론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고, 뇌가 물건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눈이 보여주는 세계를 뇌가 즐겨야 하는 상황들 때문에 고장 난 로봇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세상은 우리가 느끼는 세상보다 더욱 감각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규범을 연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전날의 실수가 그에게는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데, 솔직히 그것은 자폐인의 문제만은 아니지 않은가? 나 역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심한 일들을 끝없이 반복할 때도 있다. 자폐인들에게는 집착행위가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 역시 때로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사로잡혀서 중요한 일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그래서 그가 오늘 고치지 못한 것을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할 때 참 현명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에 길에서 홍콩배우 유덕화를 유난히 닮은 사람을 본적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도 자폐성향이 보였었고, 별 생각 없이 친구들에게 외모가 참 아깝다라는 식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사람은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계속 떠오르고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의 세상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들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그들이 바라지도 않는 동정의 시선을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폐증에 대해서 더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자폐인의 언행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체는 불만족, 인생은 대만족 - 내가 두 아이를 키우며 늘 행복하게 사는 이유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남애리 옮김 / 글로세움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은 후에,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트윗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원전사고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의 긍정적인 사고와 유쾌함은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문득 그의 첫번째 책인 <오체불만족>을 읽었을 때의 기억이 난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중증장애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이번에 읽은 <오체는 불만족, 인생은 대만족>은 대학을 졸업하고 스포츠라이터로 스기나미구 임시교사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온 그의 삶의 이야기를 조금 더 비중 있게 담고 있다.

교사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역할이 바뀌어나가면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을 느낄 때도 있었다. 학생들은 그가 기존의 선생님처럼 모든 것을 다 해주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서로를 도우면서 생활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학급 분위기가 좋아지기도 한다. 또한 그의 부인 역시 사지가 멀쩡해도 일을 돕지 않는 남편이 많다면서, 도리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문득 그가 했던 움푹한 부분돌출된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약점이 아니라 장점에 집중하기에 도리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다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일단 나부터가 정답이나 모범답안에 매우 익숙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그 어디에도 정답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도리어 모두가 다르기에 모두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삶을 통해 끊임없이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그를 보면서 내가 갖고 있는 정답에 대한 이상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가 스포츠라이터로 일을 할 때 만났던 일본 최고의 포수 조지마 겐지는 공을 던지면 내가 책임지고 잡을 테니까 어쨌든 과감하게 던져라고 투수에게 말한다고 한다. 그럴 때 투수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었다고 한다. 장애가 있는 자신을 한없는 애정으로 키우신 부모님과의 기억 그리고 교사로서 아버지로서 세상을 바라본 그는 그 말이 우리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꽤나 편협한 사람이기도 한 나인지라, 이 말이 인상깊게 들렸을 수도 있다. 이제 나도 스트라이크 존을 넓힐 때가 된 거 같다.

책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다만 번역이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쇼도쿠태자라고 명시했다가 그 다음 번역가의 주석에서는 성덕태자라고 받는다던지, 일본 야구 선수의 이름을 죠지마 겐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표기대로 조지마 겐지로 쓰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 22개국에서 108가지 사랑을 만나다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제각각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모으면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25개국에서 365개의 꿈을 모았었던 김수영이 이번에는 22개국에서 108가지의 사랑을 만나 보았다. 일명 러브 파노라마 프로젝트’.

그녀가 사랑의 의미를 찾아 떠나게 된 것은, 사랑 때문에 아픈 시간을 보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꿈에 도전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느냐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였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던 그녀와 아파트 로비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사랑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말 때로는 내 영혼을 황폐하게 만드는 거 같은 그런 사랑을 또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심장은 뇌만큼 똑똑하지 않으니까 라고 한다. 정말 그런 거 같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아픈 사랑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정말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더 즐거운 일이었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그러한 거 같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먼 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사랑 외에도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이다. 나도 한때는 정말이지 사랑이 나의 전부인줄 알았다. 나의 세상은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깨달았던 거 같다. 나를 지우고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던지는 것은 나를 망치는 행동이라는 것을 말이다.

또한 페루에서 만난 행복한 부부, 리진카와 라울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녀가 사랑과 닮았다고 하는 춤 땅고와도 많은 접점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호흡을 맞춰서 함께 움직여야 하는 춤이기에 더욱 그런 거 같은데, 그 모습을 잘 보여준 사람들이 바로 이 부부였던 거 같다. 특히나 서로를 이해하고, 다를 수 밖에 없는 삶의 속도를 인정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그렇다고 할까? 가끔 내 맘 같지 않아서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내 맘 같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는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이 부부의 사랑이 기억에 남았던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국기행 - 깨달음이 있는 여행은 행복하다
정찬주 지음, 유동영.아일선 사진 / 작가정신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역사와 함께 호흡한 불교의 시간을 찾아가 불교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 <불국기행>은 이미 책 제목으로도 명확하게 밝혔듯이, 불자의 순례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법정 스님의 재가제자인 정찬주는 부탄,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오대산의 불교유적을 따라 여행하며, 우리가 접하기 힘든 여러나라의 다양한 불교유적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한국불교와의 접점을 찾아 설명해주면서, 유익한 순례길을 함께할 수 있게 해준다.

TV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네팔의 이국적인 풍경과 종교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아라 했었다. 그런데 네팔에 지진이 나면서, 그 아름다운 자연과 찬란한 문화유산들이 훼손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었다. 그때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이 네팔을 다시 찾아서, 네팔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너져버린 사원의 잔해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참 안타까웠다. 그 때 그 동안 신이 우리를 지켜주었으니, 이제는 우리가 신을 지켜줄 차례다라는 말과 함께, 사원을 복구하기 위해 손을 모은 네팔인들의 모습을 보며 참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아름다운 전설이 깃든 네팔의 불교사원 스와얌부나트가 소개된다. 원래 커다란 호수였던 카트만두 분지에 연꽃이 솟아오르고 대일여래가 찾아왔다는 이야기이다. 그 곳에 서니 사람이 모두 맑고 향기로운 한 송이 연꽃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사실 그 사원은 아까 말했던 TV프로그램에서도 나온다. 카트만두가 다 내려다보이고 원숭이들이 뛰어 놀던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나중에 찾아간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쿠마리가 불교와 힌두교의 화합과 공존을 상징하는 존재라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라 그럴까? 네팔과 남인도에서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네팔과 남인도에서는 아무래도 알렉산더대왕 칭기즈칸과 더불어 세계 3대 대왕으로 평가된다는 아소카왕의 흔적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정복군주였지만, 많은 살상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부처님의 법으로 세상을 다스릴 것을 맹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져 삼국유사에서도 언급되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중국의 오대산을 가서 혜초스님과 도의국사의 순례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중국에 네팔의 예술가가 남긴 유적도 있고 그러니, 불교를 통해 이루어진 교류도 대단히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라는 명확한 주제를 갖고 떠난 여행이기 때문에, 보통의 여행기처럼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우동영님의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정찬주님의 깊이있는 기행문을 읽으면서, 불법의 향기를 그윽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