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 깊이 있는 동유럽 여행을 위한 지식 가이드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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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유럽을 600년 이상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조의 수도였던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그리고 그 찬란한 유산이 남아있는 체코의 프라하,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까지 동유럽 4개국의 수도를 따라 떠난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 숨쉬는 다양한 건축물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었는데, 전에 프라하에 대한 책은 따로 읽은 적이 있어서, 일단 비엔나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왠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틀어놓고 읽었다. 물론 그 도나우강이 유럽의 동서교역의 요충지 역할을 했고, 그래서 한때는 페스트가 창궐하기 쉽게 만들기도 했었다. 그래서 지금도 비엔나에는 페스트기둥이라는 뜻의 페스트조일레라는 기념비가 있다. 그 기둥에는 신앙의 힘으로 역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었고, 레오폴트 1세가 무릎을 꿇고 기원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외세의 침입을 이겨내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만들고, 나라에 가뭄이 들면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내곤 했었는데, 국가적인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정성은 매한가지인가보다.

나 역시 막연히 아름답고 푸르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도나우강을 만들어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조각상이 있는 시립공원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왈츠의 왕이라는 그의 날렵한 조각상도 인상적이지만 배경이 되는 조각은 그의 왈츠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느낌을 주어서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또한 슬로바키아로 넘어가서도 도나우강변의 브라티슬라바 성과 강을 가로지르고 있는 다리 에스엔페역시 고요한 아름다움과 투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벼운 선율이 잘 살아있는 왈츠와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헝가리 부다페스트로의 여행에서도 도나우 강의 진주라고 불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헝가리 국회 의사당이 있어서 다시 한번 도나우강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읽은 체코의 프라하, 그 곳에서는 체코 아르누보 양식의 결정체라는 시민회관이 있었다. 체코 국민 음악의 아버지 스메타나가 서거한 날이면 그 시민회관의 스메타나 홀에서 국제 음악제를 시작한다니, 동유럽의 문화은 음악과 함께해서 더욱 아름다워지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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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작게 걷기 - 유명한 곳이 아니라도 좋아, 먼 곳이 아니라도 좋아
이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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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걸으면서 기록한 봄, 여름, 가을, 겨울. 현재 살아가고 있는 동네일 때도 있고,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할매집일 때도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서울대공원처럼 가까운 곳에서부터 조금은 멀리 떠나 만나본 곳일 때도 있다. 그리고 어떤 곳에서라도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꽃 한 송이, 나무 하나, 바위 하나, 까마귀 한 마리에 일일이 걸려 넘어지며 감탄했다라는 구절이 정말 이 책을 잘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거기다 정겨우면서도 정교한 그림과 그 곳에서의 시간들이 잘 느껴지는 유쾌한 카툰 그리고 또박또박 쓴 손글씨가 어우러져 마치 누군가의 그림일기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찾아간 친구와 찾아간 통영여행. 첫날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낭만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일지 몰라도,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대다 핸드폰은 방전되었고 차 한대 지나가지 않는 낯선 도로에서 꽤나 당황스러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들을 그리고 또 그녀들과 비슷하게 헤매던 여행객을 구해준 서울버스와 다른 통영버스를 타고 통영만세부르는 모습이 더욱 재미있기도 했다. 그렇게 무모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이 돼서야 1945년부터 있었다는 이문당서점에서 뒤늦게 통영, 느리게 걷기라는 책을 사기도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있었던 서점이 폐업했다길래 아쉬워했는데, 검색해보니 다시 옮겨서 재개장을 했다니 다행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돗자리가 필수라는 경주 여행 이야기는 갈 때마다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나의 경주여행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바쁘게만 다니다 보니 놓친 것들이 생각보다 많은 거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동네에 있는 강인한 나무 원미목도 기억에 남는다. 화분을 뚫고 시멘트를 깨부수면서 자라난 나무의 강인한 의지와 그 나무를 지켜주기 위해 부목을 괴어준 사람이 함께 이루어낸 풍경이 아닐까 한다. 문득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본 골목의 풍경은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진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그리운 것들과 이별하는 작은 여행이라는 주제로 포산 중산리에 있는 할매집에서의 시간을 스케치한 것을 보니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진다. 외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그 집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서 새롭게 리모델링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괜히 서운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늦기 전에 나도 작게 걸으며 그 곳의 풍경을 더 많이 기억해둘걸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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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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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클래식 FM ‘출발FM과 함께라는 프로에서 2011년부터 이어온 코너문득 묻다를 책으로 만나보았다. ‘문득이라는 부사가 주는 느낌 같은 질문들이 이어진다. 엄마가 참 좋아하셔서 오랜 시간 동안 봐온 빵, ‘크루와상’. 물론 그 뜻이 초승달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왜 초승달 모양일 같게 되었는지는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예부터 오스만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 초승달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공격을 이겨낸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초승달 모양으로 빵을 만들게 하고,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빵집 주인에게 독점권을 주었을 정도란다. 그러다 왕가의 공주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로 오면서 이 빵이 프랑스에 전해지게 되었다니 역사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빵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문득떠올리게 되는 질문과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참 흥미로웠다.

일본말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 많이 했던쎄쎄쎄’. 물론 손뼉치기라고 하라던데, 그러면 그 느낌이 너무 안 산다. 어찌되었든 그때 많이 불렀던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의 계수나무는 어떤 나무일까라는 호기심에 찾아본 이야기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는 중국이 원산지인 금목서, 은목서를 이야기하는데, 그 향기가 깊어서 천리향, 만리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처럼 향기가 좋은 나무에 계'자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덕분에 달이 왠지 향기롭게 느껴지는 거 같아서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 것이 더욱 즐거워지기도 했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꽤 있었는데, 셜록 홈즈에 등장하는너도 밤나무’, 사실 나는너도가 영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것이나도’, ‘너도이럴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나도 밤나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심지어 여기에는 아주 귀여운 설화까지 있어서 재미있게 읽기도 했다.

한없이 연약해 보이는 바람에도 한들한들하는 꽃 코스모스, 하지만 코스모스는 우주를 뜻하기도 한다. 그렇게 명명한 사람은 그리스의 철학자이지만 수학시간에 먼저 만나게 되는 피타고라스이다. 여기에도 아름다운 신화와 그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에 대한 것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추천음악과 함께 읽으면 그 느낌이 또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나 승리의 여신에 대한 이야기가 음악과 잘 어우러졌었는데, 아쉬운 것은 그냥 추천음악 덩그러니 있는 것보다는 그 음악이 나오는 유튜브 QR코드를 삽입했으면 좀 더 편하게 즐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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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 이야기 -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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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힘을 보여주었던 상품 중에서 대표적인 다섯가지를 뽑아서 분석한 책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 이야기>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석유가 바로 그것들인데, 지금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품들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품들을 개발하고 재화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교역을 담당한 사람들이 대부분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홍익희는 <유대인 경제사> <유대인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분인데, 자신의 연구와 강의의 경험이 이 책에서도 많이 반영된 거 같다.

실크로드와 함께 대표적인 교역길로 꼽혔던 모피길로부터 시작되는 모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유대인들이 특히나 강세를 보였던 향신료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제일 재미있게 읽은 것은 아무래도 보석에 대한 것이다. 스페인 왕국이 통일되고 얼마 안돼서 유대인의 재산몰수를 노린 유대인 추방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상업도시인 바르셀로나의 상권은 이미 유대인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황영조의 마라톤 금메달로 익숙한 지명인 몬주익 언덕의 의미가 유대인의 산이였다니, 그들의 영향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이 살던 터전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유대인들이 주목한 것은 쉽게 휴대할 수 있었던 보석이었고, 유대인들의 움직임에 따라 보석시장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느낌마저 주었다. 심지어 다이아몬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비어스 역시 로스차일드의 자금으로 시작된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다이아몬드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세력들의 이야기도 꽤나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향신료에 더 읽을 거리로 등장했던 커피의 역사에서도 유대인의 힘이 느껴진다. 커피 유통의 중심에도 유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의 상업적인 수완이 놀랍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역사를 움직일 수 있는 상품들을 미리 알아차리고 그 유통을 지배하는 그들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유명한 스페인 음식인 애저요리역시 알고보면 유대인들이 금기시한 돼지고기를 공개석상에서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던데, 그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계를 지배해온 유대인,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의 경제사를 집약했다는 유대인 이야기가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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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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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일수록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권유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한국에 인문학 열풍을 몰고 온 인물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또 고전에서 찾은 지혜같은 찬사들은 인문학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하지만 막상 인문학을 접하려면 막막한 느낌이 있다고 할까? 손꼽히는 고전들을 보면 그 내용의 심오함도 어렵게 다가오고, 새삼 그 방대한 양에 벌써부터 기가 질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인문학 입문서 같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읽은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역시 그런 느낌을 준다. 저자인 최효찬은 자신의 독서 경험을 집약한 초서 파일 세계적 인용문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였는데, 그 내공이 상당히 깊고 광범위하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독서 경험에서 나오는 초서의 기록을 가지고 동서양과 현대와 과거 때로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까지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집약적으로 정리해서 전해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은 더 깊게 알고 싶다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해서 인문학 공부의 시작점을 찾아주기도 한다.

피터 드러커의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강화하라라는 말을 여러 번 만날 수도 있었는데, 사람을 장의존적, 혹은 장독립적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구별하는 방법에서도 또 작가이자 정치가로 명성을 갖고 있는 빅토르 위고와 프랑수아 르네 드 샤토브리앙의 사생활에서도 이 이야기가 언급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약점에 더욱 집착하는 편이라 이 이야기가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시간을 구걸해서라도 자신의 일을 끝내고 싶어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은 괜히 내가 보낸 오늘 하루를 돌아보게 했다. 문득 소포클레스의 "오늘 내가 헛되게 보낸 하루는,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라는 말을 떠오르기도 했다.

얼마 전에 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역시 와타나베 준이치의 둔감력을 소개하면서, 스트레스가 극한까지 쌓여있는 듯한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둔감력을 중국의 후흑학과도 연결시켜준다. 사실 나는 후흑학에 대한 책도 읽었는데, 그런 접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학문의 융합을 지향하는 통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통섭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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