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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중요한 충고 - 왜WHY와 무엇WHAT에 대해 기막히게 크리에이티브한 결정적 충고 120가지
조지 로이스 지음, 박소원.박유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잡지 ‘에스콰이어’의 표지를
디자인하며 미국사회의 이슈와 미국인의 욕망을 담아냈던 아트 디렉터 조지 로이스. 1960년대를 해학과
풍자로 반영한 92개의 에스콰이어 표지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정도니 “미국 문화 아이코노그래피의 핵심”이라는 찬사가 과하지 않다.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던 MTV광고 역시 그의 작품이었는데, 명실상부한 미국 광고계의 전설로 손꼽히는 그의 책 <겁나게
중요한 충고>는 역시 조지 로이스 답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는 1960년대에 이미 제품도 로고도 비주얼도 없이 그저 검은 지면에
부부가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미니멀 광고를 통해 간결함의 끝을 보여준 인물이다. 심지어 “편지를 더 짧게 쓰지 못해 미안하네.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렇네.”라는 링컨의 말을 인용하며, “생각은 길게, 글은 짧게”를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한 인물이라, 책 내용도 매우 간결하다. 그런데 읽다 보면 절로 생각이 길어진다. 이 책은 역으로 ‘글은 짧게, 생각은
길게’랄까?
120가지의 ‘왜why’와 ‘무엇what’에
대해 기막히게 크리에이티브한 결정적 충고들 중 마음에 더 많이 와 닿은 것은 17번, 42번, 54번, 86번, 104번 이다. 특히나 첫 번째 충고는 사람을 네 종류로 분류하면서 1,2번에 해당하는 사람만 읽으라는 것이었는데, ‘제길 아깝구려’라는 첨언이 있고 ‘매우’를
살짝 가리고 싶었지만 “매우 똑똑하고, 게으름”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읽다 보니 행동하라는
메시지에 자꾸만 눈길이 머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게으름’은 확실한 듯.
아무리 위대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자신의 작업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결국
팔지 못한다면 그 작품은 의미를 잃게 되리라는 그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또한 미국 인종 차별의
상징인 권투선수 루빈 ‘허리케인’ 카터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행진에 참여한 그의 사진을 보고 상사가 침묵하라고 강권한다. 하지만 그는 ‘노No’라고 대답하고 결국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옳은 일을 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조언하는 모습도 그답다. 지나치게 비약적인 말일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이렇게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