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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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시인이 전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떠오르는 대중가요나 그림 혹은 소설을 이야기하고, 이렇게 시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 ‘메마른 심장의 상징이라는 공대상과 함께 시를 읽어나간 한양대학교 정재찬 교수의 이 강의를 들으면서 나도 함께 감동하며 문득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다 지영선의 노랫말이기도 하고 그 뮤직비디오 이야기로 시작된, ‘어쩌란 말이냐, 흩어진 이 마음을부분에서 생명파 시인으로 알려진 청마 유치환이라는 문구를 보자 문득 내가 시를 공부한 방법이 머릿속에서 암기파일이 열린 듯 타다다닥 펼쳐졌다. 서정주, 김동리와 함께 생명파, 활동했던 동인지, 대표작 깃발’, ‘생명의 서’, ‘소리 없는 아우성라는 구절에 담겨 있는 모순과 은유 그리고 시각을 청각적으로 표현의 특징까지 말이다. 정말 나는 시를 그렇게 암기과목처럼 공부했었고, 그래서 이 책의 제목과 참 잘 어울리는 시를 잊은사람이다.

일본 소설 <우동 한 그릇>으로 시작하여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라는 시로 연결되는 과정도 참 흥미로웠다. 아들이 더위에 지치지 않게 고기를 먹이고 싶었지만 고깃국물밖에 줄 수 없었던 어머니, 그나마도 고깃국물을 더 많이 주려던 그 마음이 엄마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에 기대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자신에게 스스로 희망이 되는 사람이 되라던 정호승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라는 시로 마무리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갈수록 시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별이 빛나던 밤에라는 테마에서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과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 이슬 내릴 때까지라는 후렴구만 알고 있는 윤형주의 두 개의 작은 별로 이어지는 순수와 순결의 화신 같은 별 이야기로 흘러가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거기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그리고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이야기하던 윤동주의 별 헤는 밤속의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하다. 이렇게 유려하게 장르를 넘나들며 그 감성을 따라가는 것은 메마른 심장의 상징이 되기 쉬운 이과생이였던 나 스스로 해내기는 참 힘든 일이라 더욱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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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 - 500만 리더들과 30년간 이어온 위대한 소통의 기록
존 맥스웰 지음, 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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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에서 인용된 말인데,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원제는 ‘Good Leaders Ask Great Questions’인데, 원제를 조금 더 살려서 제목을 지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은 밋밋한 느낌이기도 하다.

그런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리더십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존 맥스웰은 내 인생을 바꾼 질문들리더들이 내게 묻는 질문들을 통해 자신이 평생 탐구해온 리더십을 구체화시켜 나간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바로 질문이 있다. 심지어 아는 척 하지 않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것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의 말까지 언급된다.

예전에 버락 오바마가 G20폐막 기자회견장에서 개최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었지만, 아무도 질문을 하지 못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솔직히 나도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고 싶지만 망설이다 결국 기회를 놓치고 메일로 보냈다 답변과 함께 왜 그때 질문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되돌려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보처럼 보이더라도 질문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괜히 뜨끔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 맥스웰은 자신의 삶과 그가 함께한 500만 리더, 4천명의 리더십 코치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간 원동력은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받은 질문 중에 정수를 꼽아 답을 해주는 과정이 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리더십의 정의, 조건, 역할, 부재, 전환, 탄생이라는 큰 분류로 목차가 되있지만, 매 장마다 어떠한 질문과 답이 수록되어 있는지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서 읽으면 조금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나는 리더의 위치에 있지 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난 이상 그 누구도 리더의 자리에 서게 된다. 바로 자신의 삶에 리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 4장 셀프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유심히 읽었다. 하지만 다른 장에서도 많은 부분을 메모하면서 읽을 정도로 좋은 내용이 참 많았고 나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작은 테스트들이 많아서 효과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선별할 수 있었다. 또한 매 장이 끝날 때마다, 수록되어 있는 좋은 글귀들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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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공자 - 인, 세상을 구원할 따뜻한 사랑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3
신정근.이기동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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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위대한 스승 19인의 인생 교과서’ 3편은 공자이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현자들에게 29개의 질문과 거기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이 시리즈를 만난 것도 두 번째이다. 무함마드 편을 읽을 때는 낯선 이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만했다면, 공자 편은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들이 깨어지는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동양 철학에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이고, 또 한국인이라면 그의 사상적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왠지 공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된다. 특히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고 할까? 왠지 형식주의자, 관습주의자가 아닐까 싶은 공자이지만, 지극히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사상을 펼쳤던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교과서에는 공동저자가 있을 경우 같은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매력일 것이다. 무함마드 편에는 저자가 1인이라 몰랐는데, 공자 편에서는 신정근 이기동의 답을 함께 읽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삶, 행복 그리고 죽음에 대한 위대한 스승들의 깨달음을 함께 읽어보는 즐거움도 매우 크다. 무함마드는 행복이라는 것은 감사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자는 행복이라는 것은 배움을 통해 스스로 가꾸어 가는 것으로 설명한다. “배우고 때맞게 익히니 역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공자의 말처럼 호학(好學)정신은 행복뿐 아니라 삶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나 태어나면서 아는 것이 최상이고 자발적으로 배워서 아는 이, 어려움을 겪으며 아는 이로 순서를 정하기도 했던 공자가 어느새 그 어떤 경우라도 안다는 측면에서 모두 같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배우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자신의 앎에 멈추지 않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그의 철학이 지극히 합리적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나에게는 3번째로 예수 편을 읽으러 갈 것이다. 공자가 이야기하는 행복의 다섯 요소 중에 부자로 사는 것이 있었다. 부자를 경원시했던 예수의 이야기가 언급되기는 했지만, 그 다섯 가지가 조화로울 때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 공자와 대척점에 서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도 문득 예수는 어떻게 이야기 했을지 궁금해지는 것을 보면, 내가 이 시리즈에 건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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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중요한 충고 - 왜WHY와 무엇WHAT에 대해 기막히게 크리에이티브한 결정적 충고 120가지
조지 로이스 지음, 박소원.박유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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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에스콰이어의 표지를 디자인하며 미국사회의 이슈와 미국인의 욕망을 담아냈던 아트 디렉터 조지 로이스. 1960년대를 해학과 풍자로 반영한 92개의 에스콰이어 표지는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정도니 미국 문화 아이코노그래피의 핵심이라는 찬사가 과하지 않다.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던 MTV광고 역시 그의 작품이었는데, 명실상부한 미국 광고계의 전설로 손꼽히는 그의 책 <겁나게 중요한 충고>는 역시 조지 로이스 답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는 1960년대에 이미 제품도 로고도 비주얼도 없이 그저 검은 지면에 부부가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미니멀 광고를 통해 간결함의 끝을 보여준 인물이다. 심지어 편지를 더 짧게 쓰지 못해 미안하네.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렇네.”라는 링컨의 말을 인용하며, “생각은 길게, 글은 짧게를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한 인물이라, 책 내용도 매우 간결하다. 그런데 읽다 보면 절로 생각이 길어진다. 이 책은 역으로 글은 짧게, 생각은 길게랄까?

120가지의 why’무엇what’에 대해 기막히게 크리에이티브한 결정적 충고들 중 마음에 더 많이 와 닿은 것은 17, 42, 54, 86, 104번 이다. 특히나 첫 번째 충고는 사람을 네 종류로 분류하면서 1,2번에 해당하는 사람만 읽으라는 것이었는데, ‘제길 아깝구려라는 첨언이 있고 매우를 살짝 가리고 싶었지만 매우 똑똑하고, 게으름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읽다 보니 행동하라는 메시지에 자꾸만 눈길이 머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게으름은 확실한 듯.

아무리 위대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자신의 작업을 사람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결국 팔지 못한다면 그 작품은 의미를 잃게 되리라는 그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또한 미국 인종 차별의 상징인 권투선수 루빈 허리케인카터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행진에 참여한 그의 사진을 보고 상사가 침묵하라고 강권한다. 하지만 그는 No’라고 대답하고 결국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옳은 일을 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조언하는 모습도 그답다. 지나치게 비약적인 말일 수도 있겠지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이렇게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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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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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의 후속 편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은 일상추리 속에 유머러스 함을 잃지 않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매력이 넘쳐흐른다. 잘 짜인 계획과 허를 찌르는 트릭 그리고 치열한 심리게임이 난무하는 추리소설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우발적인 범죄 후에 시체를 유기하면서 지긋지긋하던 가을 장마에 기대를 걸고 하치오지서의 형사들이 우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범인과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 추리를 해나가지만 때로는 범인의 말장난에 허술함을 드러내 보이는 소스케 형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마다 천재적인 살인마가 날뛰고 셜록 홈즈 같은 탐정이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소스케 형사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거 같기도 한 매력적인 마법사 마리, 세 가닥으로 땋은 머리 끝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퍼져나오면서 마법을 걸곤 하지만, 마법의 조건 반사가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거 같기도 한 그녀는 소스케가 사는 집의 가정부이다. 상당부분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아서 자꾸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빌딩에서 떨어지면 살려줄 수 있지만 3층에서는 1명뿐이 살려줄 수 없다고 알려주는 마리를 보면 3편은 나올 거 같기도 하다. 2편에서는 마리는 성인식을 치렀다면서 자신의 나이가 1017세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스케는 자신의 상사이자 39세의 미모의 독신인 쓰바키 경위의 나이를 마리 식으로 하면 1039세라고 말하면서 그녀의 말을 믿지 않기도 한다. 순간, 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풀어가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범인임을 들킬 것을 알면서도 귀를 찌르는 소음을 참아내지 못하고 자백을 하는 작가가 등장하는 마법사와 아내에게 바치는 범죄’. 괜찮은 성공작을 끝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추리소설 작가 가쓰야는 처음의 성공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혼을 하고 약간 더 큰 집을 짓는다. 하지만 그 것이 다 부담으로 다가오고, 살인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생각해낸 트릭은 전기요금이라는 허점으로 전모를 드러내게 된다. 물론 지극히 이질적인 형사와 마법사의 조합도 흥미진진하지만, 이런 부분으로도 추리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어쩌면 1편의 제목처럼 완전범죄는 꿈꾸는 것에서만 끝나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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