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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윤성원 지음 / 시그마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저자의 고백처럼 나 역시 다이아몬드 예찬론자이다. 아마 나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사랑은 엄마의 보석함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영롱하게 빛나던 유색 보석들 중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을 발하던 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였다. 그래서 <보석, 세상을 유혹하다>에서 다루는 보석에 대한 모든 것을 읽으며
즐거웠고 아름다운 보석 사진을 보며 참으로 행복했다.
“숙녀에겐 큰 다이아몬드가 필요해요”라는
말을 남긴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의 보석에 대한 사랑은 정말 그녀의 주얼리 컬렉션만큼 화려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가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사용한 ‘모두 잠시 맡아
보호할 뿐’이라는 표현이다. 기억나는 것만 따져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끝내 손에 넣지 못했던 55캐럿에 달하는 진주 ‘라
페레그리나’ 그리고 ‘테일러-버턴’이라는 이름이 붙은 69.32캐럿의
다이아몬드까지.. 물론 서태후처럼 무덤에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고 괜히 그랬다가는 험한 일을 당할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생전에는 그런 말을 하지는 못할 거 같다.
또한 테일러 못지 않게 화려한 컬렉션을 자랑한 심프슨 부인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드레스로 위로 노출된 등에 늘어져 있던 목걸이를 보며 배우 니콜 키드먼이 등장했던 샤넬 향수 광고를 떠올렸었다.
그 목걸이의 아이디어를 심프슨 부인이 제공했다니 보석에 대한 감각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더해준 화이트 골드의 시대를 연 에드워디안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고대 이집트와 잉카문명 때 이후로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진 화이트 골드가 기술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것이었는데, 밀도와 강도가 높아서 정교한 세공이 가능한 것이 화이트 골드의 장점이다. 그래서
‘레이스가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로 해석된 시기’라고 하는데, 나에게 시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시대를 선택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리고 진주의 시대를 가장 빛나게 한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비취열병에 빠졌었던 서태후, 또한 진주가 그렇게 귀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까지 역사와 영화, 주얼리 디자이너, 사랑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주얼리에 대한 조금은 전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부록도 많은 도움이 되엇는데, 보석에 대한 미셸 오바마의 철학도 매우 흥미로웠다.